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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강헌 Apr 17. 2024

엄마! 미안~!

“엄마 미안!~

내게는 참 신기하게 느낌으로 다가온다.

채 세 돌도 안 된 어린아이가 양 손가락을 모으며 그것도 진심 어린 표정으로 "엄마 미안!~"  

미안함을 표시하는 모습이 몹시도 귀엽기도 하면서...


내 속에 항상 내재된

인간에 대한 호기심의 샘들이 솟아나게 한다.

어떻게 저렇게 어린것이 미안함의 의미를 알고

상대에게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람은 참으로 독특함을 가진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인간 말고 다른 존재가 타 존재에 대하여

미안함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엄마 미안”라고 말한 아이는

나의 둘째 딸이 낳은 외손녀로 벌써 3살이 되었다.

태어나면서부터 큰 수술을 하면서


모두를 애태우게 했던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 3번째 해를 맞이하여 살아가고 있다.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손녀는 이제 제법 몸도 입도 야물어졌다.

작은 몸집, 작은 얼굴과 입술로 종알종알 쉬지도 않고

엄마하고 하루종일 붙어서 논다.      


딸을 키우는 딸을 보고 생각하면

내 속에서 웃음이 절로 나오곤 한다.


딸이 꼭 자기를 쏙 닮은 것을 낳아서

잘도 데리고 놀고 키우는 것 보면

신통하고 다행스럽고 고맙기까지 하다.


재미있는 것은 손녀는 아빠를 더 좋아한다.

“엄마! 엄마가 회사가!

아빠는 회사가지 말고 나하고 놀아!”

이런 말까지도 한다고 한다.



아빠가 1년 동안 육아휴가를

먼저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딸들은 보통 아빠를 좋아한다.  

우리 딸들도 어릴 적에 아빠인 나를 좋아했다.     


우리는 손녀와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만나진다.

만나면 집사람이 손녀가 너무 예뻐 손녀에게

다가가지만 기대만큼 다가오지는 않는다.


성격상 사람에 살갑게 대하지 못하는 나도

손녀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슬며시 웃게 된다


요즘은 재롱을 어린 손주가 피우기 보다

할머니 할아버지기 피워야 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엄마 미안~!”

이라고 말하는 손녀의 모습에서

나는 인간사회의 희망의 씨앗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그 이전에 인간의 존엄성의 단서를

발견하는 희열이 있다.


인간이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을

벗어나는 사회를 만들 수 있고

자기 욕구만을 채우는 동물적 본성을

극복할 가능성을 보기 때문이다.


영어에서 교육(education)은

"인간 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내주다."

는 뜻을 담고 있다


인성교육도 없는 것을 무엇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속에 이미 내제해 있는

도덕성을 발현시켜 주는 것이다.


인류역사는 이에 대한

정신적 자양분을 계승해 오고 있다.  

임마누엘 칸트는 인간에게 내재된 도덕법칙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근거를 찾았다.


칸트에게 있어 인간의 도덕법칙은

타율적 법칙이 아니라

인간 속에 스스로 자율적 준칙을

가지고 있다는데 커다란 방점이 있다.    


<국부론>과 <도덕 감정론> 저자 아담 스미스는

이기적인 인간사회에 자유시장 경제가 가능성을  

인간 속에 있는 도덕성에 에서 찾고 있다.


그는 인간의 도덕성을  

"우리 마음속에 우리 행동을 지켜보고 있는

공명정대한 관찰자"라고 하고 있다.



맹자도 같은 의미로

인간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도덕성을 말하고 있다

“사람이 배우지 아니하고도 능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곧 양능(良能)이다.

사람이 생각해보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알 수 있는 것,

그것이 곧 양지(良知)이다.


맹자(孟子)의  사단(四端)과 사덕(四德: 仁義禮智)은

인간 속에 내재된 도덕성을 말하고 있다.

.    

칸트는 도덕법칙의

더 깊은 근원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자유이다.

칸트는 자유를 도덕의 기반으로 보고 있다.


그는 "자유는 도덕의 존재기반"라고 하였다.

또한 "자유는 도덕의 인식 기반"이라고 하며

자유와 도덕은 칸트에게 분리될 수 없는 관계로 보고 있다.


그는 자유와 도덕에서 인간존엄의 근거를 발견하고

자신의 인생에 최고의 경이와 경탄이라고 말을 하였다.  

자유와 도덕의 상관관계는

칸트 사상의 백미이며 정수와도 같다.



이 자유는 어디서 왔는가?

칸트는 그의 방대한 저서들을 통해 찾고자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법칙이라는 물리적 자연법칙의

지배 밖에 있는 유일한 것을 밝혀 내는 이다.

그것이 바로 자유이다.  

 

"도덕법칙의 근원인 자유는

인간 속에 내재된 신성이다."

칸트가 직접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의 책을 읽으면서

물리적 자연법칙에 지배받지 않는 자유의 근원에 대하여...

중세신앙시대와 과학계몽시대를 함께 살아간 한 지성인의

깊은 고뇌도 함께 읽어본다.  


나는 이처럼 인간 속에 내재된 도덕성에서

인간의 존엄성 속에서 신성도 같이 발견하는 사람이다.

나는 도덕성을 가진 인간을 신의 손길과 창조의 결을 느끼며

"인간에 대한 경탄 없는 신의 대한 경외가 가능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도 함께 가지고 있다.


사랑하는 나의 손녀 유니야!

아직도 나의 SNS에 너의 사진을

넣지 않고 다니는 할아버지는 무덤덤한 사람일까?


내 마음속에 작고 예쁜 유니가 자리하고 있단다.

우리 딸 너희 엄마 얼굴 보다 너의 작은 몸짓과 예쁜 얼굴이

먼저 눈에 아른 거릴 때에는 혼자 미소를 짓기도 하고...   


유니야!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잘 커줘서 정말 고맙다.

앞으로도 몸도 건강히 잘 자라고

마음도 예쁘게 잘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미안” 뿐 아니라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말들을 진심으로 할 수 있는

인간이 가져야 할 것을 가지고 있는

진정 사람다운 사람,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 주길

할아버지는 바라고 기도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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