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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아 Dec 22. 2024

VAN GOGH
싱싱한 밀 이삭처럼

자연을 따라간 고흐의 삶을 읊다

VAN GOGH 싱싱한 밀 이삭처럼

고흐, 살다 그리다 쓰다


빈센트 반고흐 지음 황종민 옮김



노란색 아담한 책 구절을 따라 반 고흐의 생각을, 일상을 들여다보게 된다.


지금에 이르러 깊은 여운으로 울림을 주는 고흐의 그림 세상은 여느 사람의 눈엔 보잘것없이 지나쳤던 일상에서의 고뇌였다. 고뇌 안에서 붙잡고 싶던 것은 어쩌면 깊이 사유한 자연의 메시지를 따라간 희망일지도 모른다. 문장마다 담긴 성찰은 고흐의 눈에 비친 세상을 따라 그토록 염원한 온통의 열망과 희망의 빛이 아니었을까?


인생을 마주하며 돌고 돌게 되는 역경과 고난은 일상에서 반복되지만 잠시라도 눈을 돌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보게 되면 저절로 휴식이 되고 이것으로 헤쳐갈 힘과 용기를 다지게 되기도 한다. 고흐를 따라 돌고 도는 세상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치열함이다. 슬픔과 역경은 내내 부딪히지만, 자신만의 세상에서 열정이라는 것을 쥐고 갈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은 붓 터치 하나에 들어 있다. 자연의 색을 모두 흉내 낼 수 없지만, 자연을 따라간 그림의 열정만큼은 그만의 것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진리가 무엇인지 고흐를 통해 대신 경험한다. 누구에게는 별 볼일이 없는 자의 고요한 외침이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요란함이 먼저인 사람들에게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가치는 자신만의 몰입과 사랑이다. 힘겨운 순간에도 놓치지 않은 그 무엇이 삶을 숨 쉬게 한다. 구절구절마다 따라 읽어가는 내내 흔들리는 눈동자는 지금 우리가 지녀야 할 인생의 가치를 발견인 것 같아 투명하게 반짝거린다. 불안해서 흔들리는 것이 아닌 마음 깊숙이 공유된 소통이기에 그 마음을 읽어내고 찾아내는 움직임이다.


살아가면서 지나친 의심은 오히려 나를 위협한다. 시대를 살며 부딪히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일단 덤비어 맞이하고 나 자신의 열정을 담아내야 함을 느낀다. 해내는 과정과 그 안에서의 실패가 성장을 이룬다. 행동하고 나아가기에 있어 실패란 것은 결코 걸림돌이 아니다. 누군가는 고흐의 인생은 실패라고 말하지만, 그의 인생을 돌아보면 결코 실패가 아닌 치열함이다. 치열함은 억지로 바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내는 최선의 방식이다.


만약 고흐의 열정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눈으로 그의 세상과 자연을 잘 보아갈 수 있을까. 한 사람의 의지는 열정으로 불타고 그 안에는 평온함이 고이 놓여있다. 때론 아프기도 한 인생 안에 온유한 인생을 향한 마음이 그려진다. 그림을 향한 진정성을 향해가도록, 소란스러움에 엮이지 않은 고흐의 온유함을 나는 사랑이라고 생각해 본다.


과정의 중요성을 알아간 대목에서 공감의 대화가 이루어진다. 결과는 알 수 있기에 불안하지만, 희망이 존재한다. 결과는 단번에 나의 미래를 점친다지만 그것을 향해가는 발걸음 안에 놓인 땀방울의 가치에 비할 바가 아니다.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과정을 통해 몰입의 순간을 맛보며, 과정 안에서 비로소 쏟아낸 열정을 느끼게 된다. 나는 어떤 열정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던가! 나의 몰입은 그로 하여금 어떤 나를 만들어가고 있을지 생각해 본다. 모든 경험이 나를 통한 공부가 된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아니고는 나의 마음에 달렸다.


아! 이 책 안에 얼마나 멋진 문장들이 많은가! 내가 이것을 읽어간 때에 진솔한 가치와 삶의 본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본질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따라 이해하여 가는 순리대로의 삶이 바로 본질인 것을. 반 고흐가 바라본 자연의 통찰을 통해 배워 나간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기에 본질은 깊숙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내가 어떻게 보느냐, 생각하느냐에 따라 같은 풍경은 너무나 달라진다. 의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은 지금 우리에게도 너무나 필요한 것이다. 나 자신의 선택을 믿어 실패는 결코 성공하지 못함이 아닌 새로운 방향의 열쇠가 됨을 이해한다. 그것은 그림처럼, 책을 읽는 것처럼 투명하고 아름답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또 다른 용기를 지니고 싶다.


p.26 모든 일이 경이롭다고,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경이롭다고 계속 믿는 것이 좋다. 사실이 그렇기 때문이다.


p. 27 올바르게 살려고 한다면, 우리는 잘 지내게 될 것이다. 막막한 슬픔과 뼈저린 실망을 겪는 것을 피하지 못하고, 중대한 실수와 잘못된 행동을 저지르기 십상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게 되더라도 영혼이 열의에 불타는 편이, 옹졸하게 행동하고 지나치게 조심하는 편보다 분명히 나은 것이 사실이다.


p. 30 묵묵히 할 일을 다 하고 결과는 운명에 맡겨야 한다. 한 가지 가망이 사라지면 또 다른 가망이 생기므로, 어떤 가망과 미래는 반드시 있을 것이 틀림없다. 미래의 지형을 알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p. 52 책을 읽는 것은 그림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 의심하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자신감을 품고,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p. 84 우리는 완벽하지 않고 부족한 점이 많으며, 남들도 그러하고, 따라서 생각과는 정반대로 고난이 끊임없이 닥칠 것을 점점 더 깨달을 것이다. 그래도 이 이 때문에 낙담하거나 무심해지지 않으면 이를 통해 성숙할 것이며 성숙해지려면 인내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p. 108 내 재료에서가 아니라 나에게서 아름다움이 생겨나기를 바란다.


p.112 자연을 오랫동안 열심히 관찰한 뒤에야 비로소 확신이 생긴다. 위대한 거장이 더없이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은 삶과 현실 자체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신념이다. 삶과 현실을 깊이 파고들어 탐색해야만 영원히 사실로 존재하는 확실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p.113 자연과 작업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나는 불행할 것이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을수록, 자연을 신뢰하고 자연에 집중하는 법을 더 많이 배운다.


p. 167 나는 최선을 다하고 온 힘을 기울인다. 아름다운 것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것을 그리려면 노력뿐만 아니라 실망과 끈기도 필요하다.


p.193 자연 전체가 그러하듯 사랑도 시들고 싹트기를 되풀이할 뿐, 영원히 죽지는 않는다. 밀물과 썰물이 바뀌더라도 바다는 언제나 바다다.


p. 253 사랑은 참으로 긍정적이고 강한 것이며 또한 매우 진정한 것이어서, 우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불가능한 만큼이나 사랑에 빠진 사람이 사랑의 감정을 거두어들이는 일은 불가능하다. 나는 삶에 큰 의욕이 생겼고 사랑에 빠져서 기쁘다. 내 삶과 내 사랑은 하나다.


#열림원 #반 고흐 #필사 #독서



자연이 내게 한 말


반 고흐의 생각


세심하고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



올바르게 살아가려면



다짐



비어 가는 나무처럼 



조바심 내지 않을 지금의 시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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