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우기면 불행만 닥쳐올 뿐, 할 수 없는 일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p.14
♧ 나무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나이를 먹지만 세월을 거부하지 않는다. 나무는 거부하는 법이 없다. p.14
♧ 나무의 삶이 결코 너무 혼자만의 삶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실 인간과 나무, 나무와 인간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다. p.14
♧ 나무의 삶은 나이테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지만, 모든 나무가 나이테를 온전하게 만든 것은 아니다. p.16
♧ 늙어감에 대한 두려움은 나이를 '수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이를 수직으로 생각하면 나이가 한 해마다 한 살씩 축적된다. 나무 역시 한 해가 지날 때마다 한 살씩 나이를 먹지만 결코 나이를 수직으로 축적하지 않는다. p.20
♧ 나무의 나이는 수평이다. 나무의 이런 삶이 바로 사람보다 오래 산비결이 아닐까 싶다. p.20
♧ 나무는 수평으로 나이를 먹으면서 몸을 둥글게 만든다. 그래서 나무의 나이테는 진정한 연륜이다. 나무는 겉에서 보면 앞뒤의 구분이 없다.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인지를 구분하지 않았다는 것은 모나지 않고 둥글게 살았다는 뜻이다. p.20
♧ 나무의 나이테는 한 존재가 '결'대로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결'은 곧 무늬다. 누구나 결대로 살고 싶어하지만, 살다 보면 결대로 살지 못하고 '옹이'를 만나게 된다. p.23
♧ 나이는 모든 생명체의 역사다. p.23
나무를 깊이 관찰한 것이 언제였던가!
나무의 나이테가 수평으로 자란다는 너무나도 익숙한 사실에서 오묘한 진리를 알아간다.
줄기는 위를 향하지만 뿌리는 땅으로 인내한다. 나이테는 결국 하늘의 태양과 땅의 수분이 닿은 에너지다.
한 해의 기울기는 무시할 수 없는 연륜을 만든다. 나도 나이가 들수록 나무처럼 자연 안을 굽어 살피며 유연하고 강인한 사람이고 싶다. 나무의 나이는 나이테를 통해 알 수 있다. 위로 크는 것 같지만 사실은 둥근 원을 그리며 옆으로 키워가는 중이다. 나무의 인내를 위로만 살핀 일들이 무색해진다. 제대로 돌아보는 것으로 알아채 간 사실은 둥글게 이어진 원 안에 놓인 수만큼 나무는 자란다는 사실이다. 뿌리로부터 나무 끝 나뭇잎의 작은 잎맥에까지 자연 그대로를 보듬어 힘차게 살아가는 중이었다. 더운 여름을 비껴 가 지금에 이른 겨울의 마음을 품어가기까지 내내 지켜 온 인정이 있다. 나이테의 수만큼 쌓인 연륜이 진정한 어른으로 평온해져 켜켜이 쌓일 때까지 진정으로 맞이하는 독서가 참으로 고마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