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의 언어치료 체험기

UT Austin Speech & Hearing Center

by Sol Kim


태민이는 2015년부터 한국에서 언어치료를 시작했고, 2017년에 미국으로 온 이후에도 계속해서 언어치료를 받고 있다. 처음에 미국에 왔을 때 아이의 모국어가 한국어인데 영어로 언어치료를 하는 게 효과가 있을지, 혹시 한국인 선생님을 찾아서 치료받아야 하는 게 아닌지 많은 고민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자폐로 언어 발달이 느린데 익숙하지 않은 영어로 치료를 받는 게 맞을까?


아이의 성향과 상향에 따라 정답은 다를 수 있겠지만, 태민이의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외국어로 언어치료를 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언어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의사소통 기술의 향상이며, 외국에서 연 단위로 거주해야 한다면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해당국의 언어를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언어치료는 모국어로 했을 때 가장 큰 효과가 있지만, 미국에서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치료사를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설령 구한다 하더라도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그렇기에 집에서는 모국어인 한국어를 쓰더라도 학교와 언어치료는 영어로 하는 방식을 택했고, 다행히도 태민이는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잘 치료받으며 차근차근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언어치료 시설과 치료사를 경험했지만 그중에서 제일 좋았던 경험을 꼽자면 UT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의 Speech and Hearing Center에서 받았던 언어치료일 것이다. UT의 특수교육학과는 2020년 U.S News가 집계한 Special Education Program 랭킹에서 전체 8위에 올라 있다 (미국 내에 수십수백 개는 있을 특수교육학과 중 Top 10안에 들었으니 최고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 곳에서 받았던 개별 및 그룹 언어치료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UT ranking.png




1. 개별 언어치료


특수교육분야로 유명한 대학교라서 그런지 치료실부터 굉장히 좋았다. 치료실 바로 옆에 부모를 위한 모니터링룸이 따로 있는데, 이 곳에서 선생님과 아이가 어떤 식으로 수업을 하는지 볼 수 있었다. 또한 수업 내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도 훌륭했는데, 매 세션마다 아이의 발화 내용을 다 기록하고 수업내용을 비디오로 촬영하여 분석하는 식이다. 이 내용들은 학기 말에 부모에게 제공하고 다음 학기 목표 수립을 위해 활용하기도 했다.


UT의 특수교육 교수가 아이에게 배정되는데, 그의 역할은 아이의 치료 방향과 목표를 치료사들에게 조언하고 수업을 모니터링하는 것이었다. 실제 치료는 대학원생들이 담당했는데, 한 명이 계속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기별로 바뀌는 식이라 살짝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th3.png



이 곳 언어치료의 특징적인 부분은 “play-based”라는 점이었는데, 놀이 방식이다 보니 아이가 즐거워하고 수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발화도 많아지게 되었다. 한 세션은 보통 45분간 진행되는데, 세션마다 5~7개 활동을 하면서 중간중간에 휴식 및 센서리 충족을 위한 놀이들을 배치한다. 농장 꾸미기를 하고 과일/채소에 색칠하기를 했으면 비누방울을 불고 터트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시 다음 활동들을 하는 식이다.


다양한 방식과 소재의 활동을 수행하다 보니 태민이는 다양한 언어 자극을 받을 수 있었고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회성도 함께 발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태민이가 이전에 어려워하던 “turn-taking”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질문에 대한 대답도 서투르게나마 조금씩 하게 되었다.


th4.png



본 영상 통해 실제로 어떻게 언어치료를 진행했는지 확인하실 수 있다.


1.png








2. 그룹 언어치료


태민이는 처음에는 개별 언어치료만 받다가 교수님의 제안으로 그룹 언어치료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그룹 언어치료는 ‘그룹'을 형성하는 것부터가 난관인데, ‘나이', ‘성별', ‘언어 수준 및 놀이 수준', ‘성향’, ‘스케줄' 등등 고려해야 하는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태민이의 경우 이상적인 조건의 그룹에 소속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룹 언어치료를 통해 얻은 이득도 분명히 있었다.


group the.png



그룹치료의 방식은 다양하다. 아이와 치료사가 한 팀이 되어서 팀 대 팀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선생님 1-학생 1, 선생님 2-학생 2), 선생님 1명 당 아이들 3-4명 정도의 소수 그룹으로 진행할 수도 있으며, 리더 교사 1명, 보조교사 2명, 아이들 8-10명 내외의 큰 그룹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UT에서는 선생님과 아이가 한 팀이 되어 팀 대 팀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많은 분들께서 사회성 치료를 하면 바로 아이들과 대화하고 같이 놀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인내심이 부족하고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기대와는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비용은 다소 비싸더라도 아이 1명에 치료사 1명으로 함께 팀을 이루어서 그룹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group2.png



태민이의 파트너는 발화가 되지 않는 ‘non-verbal’에 가까웠다. 태민이와 함께 치료를 받으면서 조금씩 발화가 시작되고 행동들이 개선되기 시작하였으며, 태민이 또한 사회성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친구가 잘 못하더라도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다른 친구와 소통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점이 좋았던 것 같다.


group3.png


두 아이 모두 의사소통 및 사회성 수준이 낮기 때문에 행동 모방, 요청하기, Turn taking을 중점으로 그룹치료를 진행하였다. 아래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룹치료는 주로 상호작용에 중점을 둔 활동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전의 개별 언어치료가 선생님과 아이 간의 상호작용이라면, 그룹 언어치료의 경우 아이들끼리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group4.png



이 영상을 통해 그룹치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하실 수 있다.


2.png


미국에서 한인들이 가장 살기 좋다는 Virginia의 Fairfax에 있으면서도 아직도 Austin을 그리워하는 마음에는 UT Speech and Hearing center가 차지하는 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때라도 기회가 닿아 최고의 테라피를 받을 수 있었음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전체 영상: University of Texas 언어치료 후기(미국 자폐 치료 체험기 2탄)

그룹 언어치료 후기 (University of Texas)


keyword
이전 17화좋은 테라피스트 어디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