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고 쓰는 것
아침에 일어나면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부엌으로 가 차를 끓인다. 그 차를 마시면서 정해진 시간 동안 책을 읽는다. 책을 덮을 즈음 차는 식어 미지근해진다. 그럼 미지근한 차를 마시면서 오늘 하루 할 일을 적는다. 다 적고, 다시 부엌으로 가 물을 끓이고 한 번 더 재탕해 끓인다. 아침에는 주로 홍차를 마신다.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를 마실 때도 있고 크림 홍차일 때도 있다. 가끔 복숭아 홍차를 마신다. 머리가 멍해서 소량이라도 카페인이 필요하다. 적어둔 해야 할 일을 하나 하나 해치우다 보면 점심이 지나고 오후가 된다. 내가 마시는 차는 홍차에서 캐모마일로 바뀐다. 언제부터인가 쉽게 잠들지 못하는데 캐모마일 티가 불면증에 좋다길래. 캐모마일 티백 하나를 두어 번 우려 마시고나면 하루가 얼추 정리된다. 내 하루는 차로 시작해서 차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