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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스팔트 고구마 Feb 04. 2022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 전(2)

구체적인 자전거 여행 루트 선정, 여행 기간과 예산 

 이전 글에서 자전거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이동거리, 이동시간, 대중교통과의 조합, 본인의 여행 시간 확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전편에 이어 여행 루트를 짜는데 필요한 사항을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5. 증명된 루트 vs 자유 여행

 걷기 좋기로 유명한 제주도의 올레길처럼 자전거 여행에도 많은 여행자가 지나가며 인증한 코스가 있습니다. 이미 증명된 국내의 여러 자전거 길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그 코스 대신 본인이 원하는 자유로운 루트를 만들어 다니는 방법도 있습니다. 의도치 않게 이미 만들어진 코스를 다니다 자신도 모르게 그 코스를 벗어나 새로운 길로 들어설 때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여행 인프라는 외국에 비해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합니다. 제주도 법환 바당


5.1. 국내 여행

 초보 여행자들이라면 이미 증명된 루트를 먼저 시도해 보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이 방법은 도움이 됩니다. 전국 일주, 4대강 국토종주, 동해안 일주, 제주도 일주 같은 코스가 이미 다양한 라이더를 통해 검증이 되었고 유명합니다.


 라이더들은 각기 다른 조건(특히 시간)하에 여행하기에 처한 상황에 따라 여행 중에도 짜인 코스를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맞게 바꾸거나 정해진 코스의 구간을 자르거나 입맛에 맞게 이어 붙여 여행합니다. 이 방법은 많은 정보가 존재하는 기존 루트를 활용해 자신만의 세부 계획을 짜는데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여행의 시작점이 항상 본인의 집일 필요는 없습니다. 대중교통을 활용하여 여행 지점 가까이 가서 출발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여행에는 여행 종결 지점과 연계하여 본인이 돌아올 루트를 계산해야 합니다.


* 제안 : 

 처음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기존 알려진 루트에 도전해 보는 것은 자신감 형성에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차후 본인이 개척할 자유 여행을 떠나기 전 경험을 쌓는 데 도움이 됩니다.



5.2. 해외여행

 외국으로 자전거 여행을 한다면 한 번쯤 인생 목표로 꼽는 코스인 유로 벨로(Eurovelo) 루트나 아메리카 횡단 또는 아메리카 대륙 종단은 우리나라 여행자도 상당히 도전하고 싶어 하는 코스입니다.


 대표적인 두 지역은 대륙도 크고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나라인 만큼 비슷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와는 다른 결과가 벌어지곤 합니다. 비슷한 상황이지만 저마다 다른 사연이 존재하는 이유는 여행자마다 대처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제안 : 

 어렵지는 않지만 충분히 가능한 외국 자전거 여행입니다. 인터넷에 본인이 떠날 곳에 대한 후기를 참조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 본다면 여행의 준비에 좀 더 완벽을 가미할 수 있습니다. 한편 초보일수록 여행 지역에 대한 관련 법규와 세부 안전 사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염려된다면 국내에서의 경험에 자신감이 생긴 후 도전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6. 악천후, 힘든 지형, 지루한 풍경의 상황에서는?

 악천후는 계획해 놓은 원래의 일정에 방해 요소입니다. 강풍, 눈, 비, 혹한, 혹서 같은 악조건 날씨에는 주행 속도가 느려지거나 못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한편 여행자 자신에겐 별 의미 없고 특색 없는 지루한 길, 비포장의 진창길, 똑같은 풍경만이 며칠간 이어지거나 힘든 오르막만 계속된다면 즐거워야 할 여행이 지루함과 권태감만 남아 짜증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여행의 모든 세부 조건을 알아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여행 중 루트를 변경하거나 대중교통의 결합으로 일부 지역을 건너뛰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막의 뜨거움을  온몸으로 즐기는 라이더 분도 있겠죠? 수단 와디할파



7. 길과 여행지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국내외 할 것 없이 여행자의 모습을 주의 깊게 본다면 자주 볼 수 있는 대비된 모습이 있습니다. 한쪽은 여행 기간 동안 본인이 경험하고 싶은 것을 꼭 해보고자 여행지에서 할 우선순위를 바삐 실행하는 쪽이고, 다른 한편에는 일상의 분주함을 벗어나 길에서 마주하는 모든 우연한 순간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즐기는 여행자도 존재합니다.


 여행의 방법에 정답은 없습니다. 하나의 선명한 콘셉트 있는 여행이든 여러 가지가 혼합된 방식이든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을 정해 놓고 떠나는 것은 여행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고 싶은 것에는 분명히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선택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8. 예산과 기간

 일반적으로 자전거 여행의 예산은 기간에 따라 계획합니다. 그 기간을 두고 숙박, 식사, 교통, 관광지 방문 및 기타 활동 등에 사용될 예산의 범위를 결정합니다. 그 반대로 본인의 예산 내에서 여행 기간을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예산이 넉넉하다면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시간입니다. 자전거 여행에서 예산은 고정비와 변동비에 대한 본인의 기준부터 어느 정도 잡고 시작하는 것이 쉽습니다. 자전거 여행에선 제가 흔히 반고정비라고 부르는 부분이 있습니다. 고정비이기도 하지만 그걸 본인 능력 여하에 따라 계획보다 훨씬 적게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숙박에서는 캠핑과 업체 숙박의 가격 차이가 있고 식사 또한 사 먹는 것과 해 먹는 것의 차이가 있습니다. 유동적인 이 개념을 생각하고 여행하시면 좋습니다. 가격의 단위가 큰 숙박(호텔 vs 캠핑)이나 식사(값비싼 식당 요리 vs 단품요리 vs 편의점 컵라면)는 서비스 질을 어느 수준에 놓느냐에 따라 예산의 변동폭이 크기 때문입니다. 자전거 여행자라고 호텔에 못 머물 이유는 없으며 고급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고 해서 캠핑을 즐기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오로지 본인의 취향에 달렸을 뿐입니다.


* 제안 :

 예산에 대한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쉬운 방법으로 <일별 예산(숙식) x 기간 + 기타 지출(교통 및 개인적 소비 등) + 예비비 (전체 예산의 10% 내외)> 의 접근으로 시작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만약 고정비로 잡아 놓은 비용이 있는데 쓰지 않았다면 예비비로 남겨 후에 좀 더 나은 선택지에 활용해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여행 루트를 짜는데 대표적인 조건들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편부터 나올 여행 장비에 대한 부분을 확인 후, 다시 위 8가지 조건을 적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왜냐하면 본인에게 맞는 여행 장비가 완성된 후 상상해 보는 여행 계획은 훨씬 구체적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다른 여행자들의 후기를 살펴 그들의 여행에 상상으로 참여해보시는 것은 자신의 계획을 짤 때 다른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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