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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글사글 Jun 12. 2020

미디어에 잠식당한 우리들

우리 사회의 문제 만들기

    요즘 유튜브를 보고 있자면 참 가지각색의 사람이 많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유튜브를 보게 된 후부터는 그 어떤 가지각색의 사람을 보아도 ‘이상하다거나’, 그들이 ‘별종’이라는 생각을 잘 하지 않게 된 것 같다. 오히려 ‘와, 이정도는 되어야 유튜버라고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 독특한 미디어는 사람들의 마음 속 빗장을 아무도 모르게 열고 자기도 모르는 새에 조금 포용적인 방향으로 스며든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적인 미디어들을 오히려 그 반대인 생각들을 심어준다.

알다시피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인 대중들에게 LGBTQ, 즉 성소수자들의 이미지가 썩 좋지 못한 건 사실이다. 이런 이유를 만들어 낸 것에는 문제는 우리 사회의 미디어가 만들어낸 인식 때문이다. 


    성 소수자가 자신의 성적 지향성을 밝히거나 드러내는 것은 용서나 관용을 구할만한 일이 전혀아니다. 과거 방송인 홍석천씨는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기자회견을 통해서 밝힌 후 다시 방송활동을 재개하게 될 때까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활동 재개 후에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홍석천씨가 비정상성을 고백하고 이성애자의 이해와 포용을 호소하는 모습을 강조해 보이며 동성애자를 마치 관용을 베풀어야 할 대상으로 보이게 했다. 또한 홍석천씨는 여러 방송에서 늘 동성애란 무엇이며, 어떻게 인지했는지 등의 질문에 답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늘 고정된 ‘성 소수자’ 스테레오 타입을 심어주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는 성 소수자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보도 행태도 매우 자극적이다. 보도의 논지가 범죄의 동기가 무엇이고, 어떠한 내용에서 였는지보다 단지 ‘성’적으로 소수자라는 점을 부각해서 보도한다. 마치 성 소수자였기 때문에 범죄를 일으킨 것처럼 보이도록.  


    이렇듯 한국의 미디어에서 고정된 부정적인 이미지인 성 소수자가 유튜브에선 조금 다른 양상이 보여지고 있다. 

과거처럼 그들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숨기기 보다는, 오히려 본인들이 어떤 성향을 가졌고, 어떤 점이 힘들었으며,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의 이야기를 해나간다. 

이런 점은 또 다른 ‘성’에 대한 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성 소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고 또한 이들이 유튜브를 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커밍아웃을 한다는 것이며, 이런 양상이 커밍아웃에 관련된 문화도 점점 더 넓어지게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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