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1일 일요일
범사에 감사하라.
-데살로니가전서 5장 18절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 천주교 신자인 나는 평소 이 성경 말씀에 대해 깊이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 요즘 들어 일상 속에서 이 말씀 구절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다.
항상 매사에 불평, 불만만 많고, 남 탓을 하며, 남과 나 자신을 비교만 했던 나는 내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것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어림짐작했다. 병증이 도지면 병증 탓, 상황이 열악하면 상황 탓,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여기면 주변 사람들 탓을 하곤 했다. 정말 철부지 어린아이도 나보다는 나을 것이었다.
그런 내가 조금씩 주변 사람들과 상황에 감사하게 된 계기는 바로, 사람이었다. 꼬북이와 나를 도와주시는 형님, 그리고 가족들이었다. 그들이 내 곁에서 나를 바로잡아주고, 나를 지지해 줬으며, 나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삐뚤어질 대로 삐뚤어졌던 나의 마음은, 이런 사람들로 인해 조금씩 치유받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잘할 때에는 잘했다고만 하지 않고,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조언해 주었고, 내가 못할 때에는 내가 못한 부분을 질책하지만 않고, 내가 잘했을 부분에 대해서도 일러 주었다. 그래서 불평, 불만만 하던 내가 드디어 사람 구실을 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매사에 사건, 사고를 치던 내가 조금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고 싶도록 만들어 주었다.
이제 나는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 그들이 내 곁에 있어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들며, 그들이 내 곁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긴다.
조금씩, 조금씩 범사에 감사해 가면서 나 자신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삶을 포기하지 않아 고맙다고, 조금씩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어 잘하고 있다고, 네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그게 설사 힘들고 어려운 일일지라도 감사하면서 살아가려고 한다. 성경에서 얘기한 것처럼 감사하는 마음이 체득될 때까지 꾸준히 그렇게 살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