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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차원 Mar 21. 2024

내일도 지루하게 서운하겠지만

오늘 또 그 사람을 조금 슬프게, 어쩌면 많이 서운하게 한 것 같습니다.


변명을 조금 하자면, 그 사람과 마주치면 나는 백지가 되어버립니다. 백치가 된다고 해도 맞겠습니다. 입이 안 떨어지고,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문장을 말하지 못하고 단어로 말하게 됩니다. 심박수가 올라가지만, 손발은 되려 차가워지고요.

왜 자신에게만 내가 말을 붙이지 않는지. 인사는 왜 그렇게 성의 없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행동하고 맙니다.


뜬금 없지만 나는 ENFJ-A이고요, 누군가의 앞에서 입이 안 떨어지는 경험은 지난 날들 없던 일이라 생소한데, 이건  좀 답답합니다.

나는 이런 막힌 느낌이 별로에요. 그냥 돌진해버리려고 여러번 마음 먹었는데, 몸이 그대로 굳어버립니다.

ENFJ 특징이 좋아하면 돌진이라면서요? 그럼 나는 무언가 단단히 잘못 됐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듯 당신에게도 할 수 있다면, 이미 온갖 말로 당신에게 다가갔겠지만, 그게 안되니 기권합니다.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요.


하지만 나는 내일도, 그 사람과 잠깐 마주칠지 모르는 가능성의 순간까지 지루한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을게 뻔합니다.



이성을 잃고 돌진할 것 같고, 몇 번 그럴수 있었는데, 꼭 마지막에 이성을 찾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과 같은 회사에서 고개들고 다닐수 있는 것이겠죠?그 사람을 불편하게 할 수는 없으니 이직을 해야겠어요. 고백하고 도망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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