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은 날엔 나랑 만나요. 집 앞에 맛집을 봐뒀거든요. 지나갈 때마다 한번 들어가 보고 싶은데, 끝까지 아껴두고 있어요. 지역마다도 한 두군데씩 알아두고 있는 참이니깐, 어디든 언제든 말만 해줘요. 내가 스트레스 풀어줄게요.
그 때는 한 시간 넘도록 길게 식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젓가락은 어떻게 쥐는지, 어떤 식재료를 좋아하는지, 지난 주에는 뭐했는지, 나 없던 작년 이맘때쯤에는 어땠는지. 그리고 올 벚꽃은 누구와 보러갈건지 같은. 많은 걸 물어보고 싶거든요.
당신 한마디에 나는 서너 마디로 대답하고, 몸짓 하나에도 할 수 있는 모든 다정함으로 당신을 편하게 해주겠지만, 그럼에도 그 순간은 내게 가슴 뛰는 후회를 남길 것 같아요.
그저 나는 자주 그 순간을 기대하며 상상속에 빠져보지만, 떨리는 가슴을 내려앉히지 못해 금새 숨이 조금 가빠집니다.
그리고 혹시 괜찮다면 조금 걸어도 될까요? 가볼만 한 좋은 곳을 많이 알고 있거든요. 그 좋은 곳들의 클라이막스는 가지않고 모두 남겨뒀어요. 나중에 당신이랑 가려고요. 아마 당신이 나와 나서주지 않으면, 나는 그 모든 곳들의 마지막 속내는 끝까지 모른채일거에요.
그러니 당신과, 내게도 좋을 그 순간을 만들러 내가 다가가도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