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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준 Jul 01. 2024

chap70. 태어나면서부터 작가인 사람은 없다.

파이널챕터

 p 231-233 <김은경,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왕족은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작가 정도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될 수 있습니다. 


 나는 그저 확신도 없이 글을 쓰는 사람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스티븐 킹도 그랬고, 무라카미 하루키도 그랬습니다. 세상의 어떤 작가들도 태어나면서부터 작가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모두 열심히 글을 쓰고, 자신의 글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한 사람들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작가인 사람은 없다' 이 말은 작가가 될 것인지 아닌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p232) 글을 쓰기 전까지는 작가는 선택받은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출판사의 선택을 받아야 하고, 독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선택받은 사람만이 작가라 불릴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수많은 작가 지망생들은 아직도 어딘가의 선택을 받아야 자신의 글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오곤 하니까요. 


책을 따라오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어떤 글인지 차근히 돌아보았습니다.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안갯속을 헤매는 것처럼 형체가 보일 듯 보일 듯, 손에 잡힐 듯 잡힐 듯 신기루만 떠돌아다녔습니다. 지금도 앞으로 내가 써야 할 글들이 어떤 글인지 제대로 한 꼭지를 잡아내질 못했습니다. 


나는 글을 무엇으로 여기는가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되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비교하고, 돌아보게 했습니다.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알기 위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어떤 글인가

나는 매번 1단 기어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항상 많은 힘으로 천천히 나아갑니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 2단으로 3단으로 기어를 변속해야 합니다. 제 때에 변속하지 못하는 자동차는 시동이 꺼지기 쉽습니다. 보통 배움을 끝내고, 생존을 위해 일을 하면서 그 기어가 변하곤 합니다. 익숙해지며 가속도가 붙듯 삶의 속도가 달라지곤 합니다. 나는 제때에 기어 변속하는 법을 잊었나 봅니다. 항상 많은 힘이 들어가는 저속 기어만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한 다 생각하는데 멀리 가지 못합니다. 


인간의 삶은 때로는 열심히 보다, 잘할 필요가 있습니다. 잘한다는 것이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열심히 해야 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때때로 열심히 하고 있는다는 것에 현재 삶을 위로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삶에 안주하거나, 만족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열심히 하는 것은 목표가 있기 때문이며, 그 목표는 잘할 때 더 가까이 도달합니다. 그래서 우리 삶엔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 잘하는 것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모든 성공하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나는 자꾸만 열심히 하는 것에 만족하려 합니다. 최선을 다한 삶이라면, 결과가 따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슬프게도 틀린 답입니다. 열심히 하고, 잘하고, 이어서 따라오는 보상과 결과가 없다면, 우리는 금방 지치며 좌절하게 됩니다. 경험과, 보상은 다릅니다. 경험은 보상으로 이어졌을 때 더 값어치가 있게 됩니다. 똑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라도, 현재 삶에 적절한 보상으로 오지 않는다면, 그저 좋은 기억일 뿐입니다. 


열심히 살았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살 것입니다. 허나 이제는 더 이상 열심히 살았다는 사실 하나로 내 삶을 칭찬하지 않을 것입니다. 열심히 살았지만,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은 중요한 고비를 넘어서지 못하거나, 도전하지 않은 삶입니다. 결과는 실패가 될 수도, 성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많은 경우가 실패나 성공의 경험을 얻지 못했습니다. 


나는 여전히 확신도 없이 글을 쓰지만, 이제는 쓰는 것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쓴다는 것이 작가로서의 기본 요건이 될 수도 있지만, 나는 욕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욕심이 없는 척 행동했습니다. 양보하고, 가지지 않는 삶에 익숙한 듯 행동했습니다. 이제는 욕심 가득한 삶을 살고자 합니다. 내가 가진 것들로 세상에 도전하는 삶을 살아보려 합니다. 


작가정도는 누구나 될 수 있다면, 나도 그럴 수 있습니다. 

나는 세상 밉상인 욕심쟁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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