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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재 May 22. 2019

소통의 건축

Nazi부터 최신 건축까지 '소통'의 매개체로서 건축을 다시 살펴본다.

우리나라의 오랜 군부 정권을 대변하듯이 우리나라 공공건축은 여전히 권위적인 건물이 많다. 어떤 건물은 위협적이기도 하다. 공공건물의 본질적인 목표는 말 그대로 '공공성'에 있다. 모든 건물은 대중들과 소통을 전제로 건설되어야 한다. 국민이 건물을 이용함에 있어서 위협감을 느낀다면 그 건축은 '소통'의 관점에서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역사 속에서 나타난 '위협적인 건축'들을 살펴보고 현대 건축의 지향점을 고찰해보았다.


 1. Nazi and Architects

 세계사를 근거로 보았을 때 가장 권위가 필요한 시기는 바로 전쟁기이다. 정치가(혹은 군인)은 권위를 도구로 국민들의 전쟁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는 본인의 권위를 형성하는데  꽤나 공을 들였다. 사실 능력의 면으로만 평가한다면 별 볼 일 없었던 히틀러가 독재자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공들인 권위 때문이었다. 그가 사용한 방법 중에 하나는 바로 건축이었다. 놀랍게도 히틀러는 예술에 조예가 있었던 사람이었다. 특히 나치 독일 건축 프로젝트에는 본인이 직접 참여하기도 하였다. 

Fig 1. Berthold Konrad Hermann Albert Speer[1]

 히틀러는 알베르트 슈페어(Albert speer)라는 젊은 건축가를 필두로 자신의 건축관을 피력하였다. 슈페어는 나치당에 가입하고 충성을 맹세한 히틀러의 최측근이었다. 히틀러의 사상이 훌륭하게 주입된 슈페어는 당연하게도 히틀러의 눈에 들었고 빠른 속도로 승진을 계속하게 된다. 그가 주로 맡게 된 건축은 공공 건축이었다. 대표작으로는 뉘른베르크의 '제플린 필드(Zeppelinfeld)'가 있다. 이는 나치의 공식 행사 혹은 행진을 위한 장소로 사용되었다. 나치 독일의 건축물을 보면 고전 양식(classical style)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만 제플린 필드는 그것보다는 '권위'의 강조에 더 중점을 두었다. 제플린 필드의 facade를 보면 '공백'과 '높이'라는 두 가지의 키워드를 잡을 수 있다. 먼저 턱없이 넓은 면적에 따른 '공백'이 위압감을 조성한다. 나치 독일의 행진을 위해 넓게 설계된 것인데 국민들에게는 위축감을 주었을 것이다. 또한 건물의 높이 역시 동시대 건축물 대비 높게 지어졌다. 여기서는 나치 독일 혹은 히틀러의 위상을 묘사하려는 다분히 정치적인 목적이 보인다.

Fig 2. Zeppelinfeld in Nürnberg[2]


2. Modern architectures 

 나치의 사례를 통해 건축이 '권위'를 강조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현대 건축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을까? 물론 북한과 같은 경우에는 확연하게 정치적인 목적으로 건축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는 비단 정치적 후진국(독재국가)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고 개발 국가들에서도 불필요하게 권위적인 건축물이 탄생한다. 물론 건축가들이 권위를 목적으로 설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건축이 대중에게 위압감을 전달한다면 권위적인 건축물로 해석된다.

Fig 3. 서울시 신청사(New Seoul city hall)[3]

 최근 큰 화두였던 서울시 신청사도 이러한 관점으로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파도 혹은 물결을 형상화한 모습이 시민들에게 위협적으로 전달이 된다는 것이다. 유걸 선생(아이아크)의 건축 해설 전문을 보면 분명히 개방성과 소통을 고려하여 지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아이러니하다. 해체주의의 지나친 작가주의를 비판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건축으로서의 본질을 잃고 작가적 표현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신청사를 비판하게 된다면 공공건축으로의 본질을 잃고 묘사에 너무 집중하지 않았나라고 말하고 싶다.



3. 공공건축이 나아갈 길

 공공 건축은 앞으로 더 시민친화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작가가 소통을 묘사하여 건축을 설계한다고 해도 대중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기본적으로 개방적 건물 구조와 쉬운 접근성이 마련되어야 하고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설계도 중요하다. 또한 지나친 공사비를 경계하여 과시적인 건축을 지양해야 한다. 모든 시민들이 편안한 기분으로 드나들 수 있는 건물이 될 때 그 건물이 비로소 '소통'하는 건물이 된다.



Reference

[1] https://ko.wikipedia.org/wiki/%EC%95%8C%EB%B2%A0%EB%A5%B4%ED%8A%B8_%EC%8A%88%ED%8E%98%EC%96%B4

[2] https://en.wikipedia.org/wiki/Nazi_party_rally_grounds

[3] http://www.iarc.net/%EC%84%9C%EC%9A%B8%EC%8B%9C%EC%B2%A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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