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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su Siris Woo Jun 07. 2020

커피 트레이더라는 직업에 대하여 part 4

커피 트레이더가 갖추어야 할 자격 : 기술/경험/경력 등

이번 글은 타자를 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재미는 포기한 커피 트레이더가 되려 하는 생각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유용한 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애초에 누군가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마무리까지 가보려고 한다.


사실 part3에서도 조금 정리했던 부분인데 트레이더가 되기 위한 자격 요건에 대해 크게 세가지로 분류해보려고 한다.


1. 경력 / 경험

2. 기술

3. 올바른 방향성


경력 / 경험


아무래도 어떠한 조직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특정 경험과 경력이 요구될 것이다. 커피 트레이더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커피 관련 산업에서 종사했던 경험이 아무래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이전 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기본적으로 신입직원을 잘 채용하지 않는 대신, 커피 산업에 종사한 경험이 없어도 트레이더 업무를 하는데에 도움이 되는 유관 학과 전공 혹은 경력이 있는 경우 우대받을 수 있다.


주요한 자격 요건으로는 아래와 같다.(일반적으로 경력은 2년 이상의 경력을 말한다)

- 해외 자재 구매 or 영업 경력

- 선물 & 옵션 트레이딩에 대한 이해 및 경력

- 무역업 경력

- 커피, 커피 산업에 대한 이해 및 경험


물론 위에 적은 협소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사례들도 많다. 공대를 졸업하고 주니어 트레이더로 신입 직원부터 시작한 사람도 본 적이 있고, 예술계통에서 넘어온 사람도 있고, 내 현재 매니저만 하더라도 인문학 전공을 했으나 숫자에 강해 누구보다 능력이 뛰어난 트레이더로 일하고 있다. 그래도 주요 자격 요건들을 적어놓은 것은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은 미리 준비하거나 조금 더 좋은 조건으로 출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은 것이다.


고용주 입장에서 이전 직장에서의 경험과 성취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필자의 경우에도 면접관들(현재 필자의 보스들)이 가장 높게 평가한 부분이 이전 회사에서의 높은 성취도 때문이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듣게 되었다. 가능한 한 면이라도 지원하는 포지션에 맞는 역량이 눈에 띄게 좋으면 매우 유리한 고지를 취할 수 있다.



기술 / 자격증


트레이더로 일하기 위해 필수적인 자격증이나 기술은 없다. 그러나 물론 어떠한 일이든 좋은 조건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보조해줄 수 있는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가장 유용한 기술은 아래와 같다.


- 컵핑 기술(Green Coffee Cupping Expertise) : SCA에서 인정하는 컵핑 프로토콜에 기반한 기술 & 경험 등이 있으면 영업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 고객과 수출자들과 의사소통하는 데에도 매우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트레이더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일본계 대형 상사에서 근무하는 트레이더들이 그렇다. 컵핑과 더불어 Sensory Skill(관능평가기술)이 있으면 또 컵핑을 중요시 여기는 포지션에 유리할 수 있는 점도 짧게만 언급하고 넘어가고 싶다.


- Q-Grader Certificate(CQI 인증) : Coffee Quality Institute에서 개발된 아라비카 생두 감별 자격증인 Q-Grader Certificate을 취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커피 생두/원두에 대한 이해를 갖춘 사람으로 업계에서 인정해주는 편이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자격증 장사가 이루어지는 나라에서는 인정받기 어렵지만, 해외에서 취득한 Q-Grader 자격증은 아직도 어느 정도 존중을 해주고 있어서 트레이딩 회사 취업에도 유용하다. 로부스타 생두 감별 자격증인 R-Grader는 국내에서 취득하기는 어렵고, 로부스타 산지에서 근무할 생각이 아닌 이상 큰 메리트가 있지는 않으니 설명을 스킵하기로 한다.


사실 어떠한 기술도 아래 적으려고 하는 자격 요건의 1/100만큼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방향성


개인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것은 결국 본인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힘으로, 즐거운 때나 괴로운 때를 모두 잘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커피 트레이더는 커피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고, 결국 사람을 대하는 일이다. 시장에서 배추를 파는 일이나, 증권회사에서 모니터 앞에서 살며 전화를 붙들고 사는 일이나, 바쁘고 치밀한 보험 영업을 하는 일과 큰 차이가 없다. 기본적으로 고대부터 상인들은 누군가를 만나 그 누군가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일을 해왔다. 이것이 조금 복잡하고 전문적으로 변화한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사람을 대하는 것이 편해야 한다.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어려우면 많은 전화 / 메시지 / 이메일 등으로 소통하는 것이 어려워져 트레이딩을 저해할 것이다.


또한 사람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고객뿐만 아니라 모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 트레이딩은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다. 높은 이해도는 정확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본의의 열심으로 사람들에게 유익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즐거워야 한다. 나에게 파는 산지 수출자들에게도 득이 되고, 나에게 커피를 사는 고객들에게도 득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즐겁고 이 안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한 건의 트레이딩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과의 지속적인 의사소통과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이것을 방향성으로 삼고 일하는 사람은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성공적인 커피 트레이딩은 제로섬 게임을 지양한다


 말을 믿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커피 업계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독과점이나 제로섬이 아닌 자신들만의 유니크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을 지향한다. 제조사들은 제조사대로, 유통업자들은 유통업자들대로 모두 자신들의 무기를 갈고닦으며 시장의 평가를 기다린다, 대부분의 산업이 그렇듯.


잘못된 형태의 트레이딩이 있다면, 오직 수평적이지 않은 관계설정에서 비롯된다고 확신한다. 필자의 경험상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회사들과 그 구성원들은 그들의 부족한 역량과 지식으로 인하여 잘못된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러한 조직문화를 고수하는 이들은 단기적으로는 이득을 취하고, 성공적으로 보일지라도 결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커피 트레이더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실현이라고 생각하며, 이와 더불어 남들을 웃게 해 줄 수 있는 인간미를 갖출 수만 있으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시작이 될 글을 맺으며,


총 4파트에 이르는 "커피 트레이더라는 직업에 대하여"라는 글을 이제 마무리하려고 한다.

하루 평균 12-15시간의 풀타임 트레이더로 일을 하며 갖기에는 사치스러운 취미인 글쓰기를 통해 나 스스로도 우리가 하는 일들을 돌아보고, 또 젊은 청춘들에게 새로운 직업을 소개해볼 수 있었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자한다.


커피를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커피를 매개체로 개인적으로 성장하고 사회에도 기여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이 부족한 글을 공유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난당한 커피 컨테이너를 통해 배운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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