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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유은영 Feb 08. 2022

장흥 별미, “오매! 맛나부러”

장흥의 봄 2탄

장흥 여행은 사실 먹거리 즐거움이 크다. 여행 좀 해봤다는 사람들은 장흥에 먹으러 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우삼합, 매생이탕, 된장물회, 키조개요리, 바지락회무침, 굴구이. 갯장어샤부샤부, 갑오징어회와 먹물찜, 황칠백숙 등 어느 하나 놓치기 아까운 장흥 대표 먹거리가 무려 아홉 가지나 된다. 모든 맛의 비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대를 이어 오는 맛집도 재료가 좋아야 하는 법이다. 장흥은 바다의 싱싱한 해산물은 물론 전국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한우 사육지이며, 기름진 남도 땅에서 나는 농산물은 소문이 나있다.


장흥에 가야하는 이유! 장흥삼합

장흥 9미 중 1미는 한우삼합이다. 일명 장흥삼합으로 불리는 한우삼합은 한우, 키조개 관자, 표고버섯을 함께 구워 먹는 장흥만의 별미다. 재료가 좋으면 다 맛있는 법이다. 전국 3대 한우 사육지인 장흥의 한우는 맛있기로 정평이 나있다. 거기다 득량만에서 나는 키조개 관자는 전국 1등이다. 마지막으로 향긋하고 쫄깃하기로 장흥산 표고버섯이 만났다. 불판 위에 올려 지글지글 불향을 입힌 다음 함께 먹는다. 쫄깃한 표고버섯과 야들야들한 관자 그리고 입에서 살살 녹는 한우가 한입에 어우러져서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장흥 읍내에는 한집 건너 삽합집이라 할 만큼 삼합집이 많다. 그중 탐진강변에 자리한 ‘만나숯불갈비’는 장흥 사람들도 인정하는 맛집이다. 이집만의 특별한 맛은 불판에 있다. 숯불 위에 올라간 불판 가운데는 한우를 굽고, 육수가 부어진 가장자리에는 표고버섯과 관자를 익힌다. 불향 머금은 한우에 촉촉하게 익은 관자와 표고버섯을 젓가락으로 잘 잡고 소금에 찍어 한입에 넣으면 행복이 따로 없다.  

- 주소 :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물레방앗간길 4 만나숯불갈비

- 문의 : 061-864-1818

- 메뉴 : 삼합 상차림비 1인 4,000원, 표고버섯+키조개 1접시 15,000원, 한우 시세대로


별미 중에 별미, 갑오징어회와 먹물찜

일반 오징어에 비해 두 배로 야들야들한 갑오징어는 미식가들 사이에 인기 만점이다.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봄철이면 더욱 맛있다. 장흥 사람들이 먹는 갑오징어는 까맣다. 새하얀 오징어만 본 사람들에게는 낯선 비주얼이지만 장흥에서는 흔한 음식이다. 새까만 먹물 뒤집어 쓴 먹물갑오징어 찜을 처음 봤을 땐 손이 멈칫거리기 일쑤다. 하지만 한번 먹기 시작하면 젓가락을 멈출 수 없다. 씹는 맛이 탱글탱글하면서도 목넘김은 부드럽다. 고소한 먹물 특유의 풍미는 고급 프랑스 요리를 먹는 기분이다. 먹물에 볶아 나오는 먹물밥 역시 별미다.

현지인의 귀뜸으로 여다지회마을을 가게 된 건 행운이었다. 장흥 남쪽 여다지해변에 자리한 여다지회마을은 갑오징어회와 먹물찜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싱싱한 활어회는 물론 또 다른 장흥9미인 된장물회와 갯장어 샤브샤브도 잘한다. 여다지회마을 앞으로 여다지해변이 펼쳐진다. 저녁 무렵이라면 장재도를 경유해서 가보자. 장재교는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물이 빠지면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소등섬도 가깝다.

- 주소 : 전라남도 장흥군 안양면 한승원산책길 158 여다지회마을

- 문의 : 061-862-1041

- 메뉴 : 활어회 코스 시세, 계절메뉴 : 봄 갑오징어 시세, 여름 갯장어 시세


새콤달콤 젓가락 멈출 수 없는, 바지락회무침

살짝 데친 바지락과 미나리, 당근, 오이, 김 등을 양념에 무쳐 낸다. 싱싱한 바지락에 새콤달콤매콤한 양념 맛이 어우러져 일품이다. 바지락회무침을 밥에 올려 쓱쓱 비벼 먹으면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혀를 자극하고, 뒤이어 톡 쏘는 듯 상큼하고 매콤한 맛이 입 안을 사로잡는다. 마지막으로 바다향이 온 몸으로 퍼진다.

장흥 수문해변에 자리한 바다하우스는 바지락회무침으로 소문 자자한 집이다. 60년 전통의 맛집으로 생생정보, 생방송투데이 등 티비에도 여러번 등장했다. 이 집만의 특급 레시피는 3대째 내려오는 막걸리식초로 맛을 낸다는 것! 어느 집도 흉내 내기 어려운 특유의 맛이 느껴지는 이유다.

- 주소 : 전라남도 장흥군 안양면 수문용곡로 139

- 문의 : 061-862-1021

- 메뉴 : 바지락회무침 정식 1인 15,000원


1박 한다면 장흥 아침은 소머리국밥

한우 산지 장흥은 소머리국밥도 깊이가 다르다. 구수하고 부드럽게 아침 속을 달래준다. 정남진토요시장에 있는 한라네 소머리국밥은 토박이들에게 ‘한라국밥’으로 불리며 사랑받는 집이다. 메뉴는 딱 네 개. 소머리국밥, 선지국밥, 돼지국밥, 돼지내장국밥이 전부다. 둥근 양은 쟁반에 소머리국밥과 공기밥 그리고 깍두기, 풋고추 등 반찬 네댓가지가 나온다. 소박하지만 마음은 넉넉해지는 밥상이다. 따듯한 국물 한술 먹으면 ‘시원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내공이 느껴지는 국물 맛에 숟가락을 점점 느려진다. 국물이 없어지는 게 아까운 기분이랄까. 왠지 아껴 먹게 되는 맛이다.

- 주소 :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토요시장3길 15

- 문의 : 061-862-7870

- 메뉴 : 소머리국밥 8,000원, 선지국밥 6,000원


마음까지 뜨듯하게 채워주는 매생이떡국

매생이는 전라남도 특산품이다. 완도와 고흥, 장흥이 주산지인데, 그중에 장흥 내전마을 매생이를 최고로 친다. 올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바다향이 특히 진한 것이 장흥 매생이다. 장흥 토박이들은 매생이를 주로 탕으로 먹는다. 끓는 물에 깨끗하게 씻은 매생이와 굴, 다진 마늘을 넣고, 소금이나 국간장으로 간한다음, 참기름 한방울, 참깨를 솔솔 뿌려 먹는다. 후후 불어 한 술 입에 넣는 순간 바다내음이 가득 퍼진다. 아참, 매생이탕이나 떡국을 먹을 땐 조심해야 한다. 전라도에서는 미운 사위한테 매생이국을 준다는 말이 있다. 김이 나지 않아서 뜨거운 줄도 모르고 먹었다가는 입천장 데이기가 일쑤이기 때문이다.

여행객들에게는 매생이탕보다 매생이떡국이 먹기 좋다. 정남진장흥토요시장에 가면 매생이탕과 매생이떡국을 내는 식당이 여럿이다. 끄니걱정은 장흥삼합부터 매생이떡국까지 잘하는 장흥 대표 맛집이다. 매생이부침개도 별미다.

- 주소 :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토요시장2길 3-12 끼니걱정

- 문의 : 061-862-5678

- 메뉴 : 매생이떡국 9,000원, 한우돌판비빔밥 1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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