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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서리 Oct 25. 2024

토란국

추석이 가까우니 

차례 음식과 함께

토란국 생각난다.

하나로 마트에 가니

많은 사람들이

추석음식 준비하느라고

분주하다.

활기가  넘친다.


남편과 같이 나온

노년의 부부,

딸과 함께 나온

즐거운 모녀 모습,

서로 의논하며

시장을 보는 모습이

바쁘면서도

식구들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뿌듯하다.

아무리 음식을 안 해 먹는다 해도

추석 명절은 그냥

넘길 수 없는 모양이다.

나는 와글거리는

하나로 마트가 참 좋다.

나는 토란국을 끓이려고 토란이 있는

쪽으로 갔다.

껍질 있는 토란은

껍질 깔 때 손이 가렵고

미끈거려서

깐 토란을 사기로 했다.

깐 토란도 여러 가지로

어느 것을 살지 몰라

두리번거리는데

앞 가게 나물집 아줌마가

내 옆으로 오더니

"토란은 전라도 곡성 것이 제일 좋아요.

알도 좋고 맛도 있고 곡성 것이 제일이에요."

귀팀해주고 간다.

나는 얼른 곡성 토란을 골랐다.

뽀얗고 한번 떠먹기 좋은 사이즈였다.

다시 나물집 아줌마에게 갔다.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토란을 살지."

"우리 나물 사러 가끔 오셨는데

토란을 골르시길래 내가 귀팀했어요."


눈치도 빠르시지.

그 집에서 고사리와

도라지도 샀다.

이렇게 나이 먹어도

배울 게 많구나.

양지도 넉넉히 샀다.


토란은 잘 씻은 후,

쌀뜨물에 삶아 놓는다.

핏물 뺀 양지로 국물을 내고 

무가  맛있으면 1/3토막

같이 넣어 끓인다.

무가 맛이 없으면

다른 냄비에 익혀서

쓰면 된다.

무는 나박나박 썰고

고기는 결대로 찢거나

결 반대로

납작하게 썰어

국간장

파, 마늘, 참기름에

고기와 무를 같이 무친다.

국이 끓으면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하고

삶은 토란을 먼저 넣고 끓인 후

한소끔 양념한 고기와 무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곰국 같이 깊은 맛이 난다.

내가 젊었을 때는

토란의 맛을 몰랐다.

시어머니께서는

추석 때면 마당에서

석유풍로를 놓으시고

큰 들통에 양지를

넉넉히 넣고

토란과 무를 넣고

구수하고 시원한

토란국을 끓이셨다.

세집이 나누어 먹었다.

같은 골목에 어머니집, 고모집, 우리 집

세집이 같이 모여 살았다.

김장도 같이하고

솥뚜껑에 빈대떡도

지졌는데 그때 빈대떡 이 정말 맛있었다

콩송편도 솔잎을 깔고

직접 찌셨다.

송편은 많이 치대야

쫄깃하다고 열심히 치대셨다.


손녀딸 남희 희정에게

송편을 예쁘게 빚어야

예쁜 딸을 낳는다고

열심히 가르치셨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도

콩송편을 좋아하고

할머니를 잊지 못한다.


음식이란

만들어준 사람을 기억하고 

향수에 젖게 하며

음식의 맛까지

기억하게 해 준다.

자식들에게

정성껏 맛있는 음식 해 먹이자.

그것이 그들에게

자양분이 된다.

금쪽같은 내 아이들

무럭무럭

잘 자라거라.


추석이 되어

성묘를 갔다 오니

옛날 생각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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