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도 지나고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었다.
밤에도 30도 가까우니
숨이 막힌다.
하지만 아무리 더워도
다 지나가고
솔솔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리라
그때까지 참고 기다려보자.
우리 집 근처에
AK쇼핑몰이 있어서
남편과 나는
점심은 AK플라자에서 먹고
2층 커피숍에서 시원한
음료수 마시면서
아래층을 내려다보면
넓은 광장에
많은 사람들이 다닌다.
가운데 시계탑이 있는데
그 앞에서
중년동창들도 만나고
곱게 늙으신 노인들도
친구들을 기다리며
만나면 반가워한다.
남자 노인분들도
만나서 식당으로
즐겁게 가신다.
다정한 모녀도 보이고
듬직한 아들과 가는
부자 모습도 보인다.
사람들 속에서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행복을 느낀다.
지하실에는 식료품점이 있는데
과일과 채소가 싱싱하고
생선과 고기도 신선하며
값도 적당하다.
우리는 이곳에서
식품을 사고
집에 가서 저녁을 해 먹는다.
오늘은 생옥수수를
산같이 쌓아 놓고
껍질을 까주면서
"맛있는 찰옥수수니까
가서 쪄 잡수세요." 한다.
아유, 더워서 어떻게 쪄..
"여름에 한철이니까
많이 사다 쪄서
냉동시켰다가
다시 찌면
금세 찐 거 같아요."
8개에 6.990 이란다.
잠시 생각했다.
나는 여름에 간식으로
찰 옥수수를 제일
좋아한다.
쫄깃쫄깃하고
단짠 단짠하고
구수하며
이 여름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것
이런 찰 옥수수를
좋아한다.
남편과 여행을 갈 때면
갈 때 옥수수 한 자루
올 때 옥수수 한 자루
쉼 없이 먹는다.
남편은 차에 옥수수 알맹이가 떨어진다고
잔소리하지만
나는 옥수수 먹는
재미에 여름 여행을 즐긴다.
수입 옥수수는
맛이 떨어진다.
며칠 전에 희정이가
"엄마, 시골에 옥수수를
한 박스 주문할 건데
엄마 것도 할까요?"
전화가 왔다.
"아유 더워.
난 그냥 찐 것 사서 먹을래."
다음날 희정이가
찐 옥수수 몇 자루를
가져왔다.
아주 맛있게 잘 쪄서
맛있게 먹었다.
AK에서 잠시 생각하다가
더워도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옥수수를
찌기로 했다.
아주머니에게
알 굵은 것으로
두 봉지 16개 달라고 했다.
아주머니는 옥수수 껍질을 반쯤
벗기고 반은 남긴 채로
봉지에 담았다.
껍질과 같이 삶아야
달고 맛있다고.
집에 오자마자
옥수수 8자루를 물로
씻어 큰 냄비에 담고
물을 7부 정도 붓고
뉴슈가 3T
소금 1T
을넣고 40분 정도 끓이는데
20분 뒤에 위에 있던
옥수수를 밑에 것과
바꾸어 놓고
마저 끓인 뒤
3분 정도 뜸을 들인다.
힘이 들지만
식구들과 맛있게 나누어
먹을 수 있다.
남으면 냉동시켰다가
냄비에 채반을 놓고
잠시 찌면 된다.
쫄깃쫄깃하고
단짠 단짠한
찰옥수수를 먹으며
파리 올림픽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