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대영 Sep 06. 2020

코로나, 식품 트렌드는 어떤가?  

2020 상반기 식품 트렌드 정리

 


음식이 그렇다. 특히나 우리나라 외식시장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조금만 시기를 놓쳐도 선점효과를 누리기 힘들다. 장인정신으로 무장하면 모르겠다만 그렇지 않고 실력만으로 뛰어들기엔 이곳은 너무 예민한 곳이다. 
그렇다. 음식만으로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다. 심지어 음식을 좀 못해도 시장을 잘 파악해 성공하는 사례가 쏟아진다. 슬슬 머리가 아파진다. 우리는 연구팀이 아니다. 시장을 파악하고 예상해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하는 사람들도 못된다. 하지만 현재 시장이 어떤지 알려줄 수 있다.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어도 지금 어떤지 정보전달은 가능하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1년 뒤가 아니라 당장 오늘의 정보다. 그래서 ‘어차피, 음식 이야기’는 1년에 2번 뜨거웠던 식품 관련 이슈를 정리하기로 했다. 



편식, 편리미엄으로 인한 급성장     


편리미엄은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합친 단어입니다. 즉 편리함을 주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비용을 더 지불하겠다는 소비형태를 나타낸 단어인데요. 예를 들면 구매대행, 새벽 배송과 같이 우리 생활을 더욱 편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서비스입니다. 또 식품으로 이야기하면 가정간편식(HMR)이나 밀 키트가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편리미엄 소비형태는 우리도 모르게 점진적으로 성장한 시장인데요. 서울대학교 문정훈 교수가 진행한 식품산업 소비자 동향 분석에는 2015년과 2018년 주부들의 장바구니를 살펴본 보고서가 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2015년에 비해 2018년 가공식품의 비율이 54% 증가했다고 합니다. 사실 식품에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주부층의 장바구니를 살펴본 결과여서 더욱 의미 있는 통계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상반기 간편식 시장을 보니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집에서 밥을 해결해야 하는 수요가 증가했고 코로나로 인하여 면역이나 건강, 영양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평범한 간편식보단 건강도 챙길 수 있는 프리미엄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더불어 미뤄진 개학과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인원 역시 간편식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간편식 시장이 활발한 덕분에 굉장히 많은 업계가 시장으로 진입했습니다. 유명한 셰프부터, 레스토랑, 호텔, 식품 대기업,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 지금 식품업계는 간편식 시장에 몰두한 실정입니다. 식품산업 소비자 동향 분석에 따르면 앞으로 간편식 시장에 3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확장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프리미엄, 원재료, 메뉴 이 세 가지 확장을 가장 눈여겨봐야 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프리미엄 확장이란 더 이상 간편함에 대해서만 가치를 두는 것이 아닌 유명한 맛집, 고급 레스토랑 음식을 간편식화 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원재료의 확장은 기존 육류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던 간편식을 비교적 관리가 까다로운 수산물과 같은 다양한 원재료들이 간편식으로 확장된다고 합니다. 또 메뉴적인 부분에서도 기존에 국, 탕, 찌개와 같은 국물류로 한정되어있던 메뉴들을 해외 음식이나 명절 음식 같은 메뉴들로 확장이 적극적으로 될 것이라고 합니다.      




뜻밖의 수혜, 발포주와 무 알코올 주류    

  

최근 2~3년간 주류시장에서는 고도수술(도수가 높은 술)의 시장의 성장을 예상했는데요. 이유는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하는 문화에서 술을 즐기는 문화가 점차 자리 잡고 있고 점진적으로 고도수 시장이 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건강에 많은 부담이 가지 않는 발포주나 무알코올 주류 소비가 급증했다고 합니다. 발포주의 이점은 가격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맥주는 주세가 72% 정도인 반면에 발포주는 기타 주류로 속해 30% 세금만 내게 됩니다. 때문에 더 저렴한 발포주 매출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과 영양, 면역력이 주요 키워드로    

  

코로나로 인한 식품업계의 변화를 말하면 단연 건강과 면역인데요. 코로나 이후 많은 사람들이 영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채소와 과일 유제품과 같은 식품들의 소비가 증가했습니다. 또 밀 키트 시장도 성장한 모습입니다. 밀키트는 간편함과 든든한 한 끼를 찾는 소비자들이 영양가 있는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소비형태가 증가함에 따라 여러 테마를 갖춘 다양한 밀키트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 코로나 2차 확산에 대한 위험성과 우려 때문에 코로나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요.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 때문에라도 건강과 영양, 특히 면역력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달, 선택이 아닌 필수     

 

2020년 상반기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코로나입니다. 앞서 외출에 어려움이 생겨 간편식이 성장했다고 말씀드렸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외식산업에서는 배달음식의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올해 1월과 3월 카드결제 내역을 보면 1월 대비 3월의 결제금액이 무려 44% 증가한 것을 볼 수 있고요 또 다른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4월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이 작년 4월에 비해 83,7% 증가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래 배달을 하지 않았던 레스토랑들이 배달업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또 비대면 서비스를 위해 배달 전용 매장을 확장하기도 합니다. 그중 우리나라 대표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중 하나인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현재 10곳의 배달 전문지점을 향후 5년 안에 20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라면 & 과자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가장 잘 팔린 제품을 들라고 하면 라면을 빼놓고 이야기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사람들이 라면과 과자를 소비하는 형태가 많아지게 되었고 농심은 작년 1분기에 비해 올해 매출 16.8%(6877억)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 불닭볶음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의 매출은 무료 29%(1563억) 증가해 삼약 식품 57년 역사상 분기별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농심의 짜파구리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해외 수출까지 성공적으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제품을 예시로 트렌드를 살펴볼 예정입니다.  


   


팔과 맞바꾼 최고의 한잔   

  

처음으로 소개해드릴 제품은 코로나로 인한 집콕족 이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연 올해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 바로 ‘달고나 커피’입니다. 달고나 커피는 2020년 1월경 ‘KBS 예능 편 스토랑’에서 선보인 제품인데요. 방송 후 인플루언서와 유투버들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달고나 커피는 흔히 팔과 맞바꾼 최고의 한잔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이유는 이 커피를 만들 때 약 400번 정도 젓는 과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400번을 저어 야하기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지만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은 많아지고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들을 자극시킨 제품입니다. 덕분에 달고나 커피에 들어가는 커피믹스의 제품 매출이 10~20% 증가했고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전동 거품기의 판매량도 늘어났다고 합니다. 후에는 집뿐 아니라 여러 카페에서도 달고나 커피를 정식 메뉴로 선보이며 현재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메뉴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집콕족을 열광시킨 제품은 또 있습니다. 


달걀흰자를 수백 번 저어 만든 ‘수플레 오믈렛’ 

크로와상 생지를 와플 메이커에 구워 만든 ‘크로플’ 

과일 꼬치에 설탕물을 입혀 만든 ‘탕후루’ 


이러한 제품들이 코로나로 인한 ‘집콕족’ 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메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극적인 소비자 '팬슈머' 


두 번째 키워드는 ‘팬슈머’ 인데요. 팬슈머란 팬과 컨슈머(소비자)를 합친 합성어로 단순히 제품이 좋아서 구매하는 것을 넘어 투자와, 제작, 판매 과정까지 개입하는 소비자를 뜻합니다. 이러한 소비형태의 대표적인 제품이 ‘파맛첵스’ 인데요. 파맛첵스의 탄생 배경은 무려 1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첵스 나라 대통령 선거 이벤트를 통해 제품을 출시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는데요. 당시 후보가 체키(초코맛)와 차카(파맛)였습니다. 당시 켈로그 관계자들은 당연히 초코인 체키가 투표에 압승할 줄 알고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장난꾸러기 어른들이 투표에 참여하게 되면서 파맛인 차카가 투표에 앞서 나가는 상황이 나오게 됐습니다. 캘로그 측에선 오프라인 투표도 진행하고 온라인 버그도 잡아냄으로써 우여곡절 끝에 초코맛인 체키를 당선으로 이야기를 내려갔지만 당시 부정선거, 민주주의 패배를 외치며 후에도 켈로그 측에 꾸준히 첵스 파맛을 출시해달라는 문의를 계속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그런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16년 만에 첵스 파맛이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첵스 파맛은 나오자마자 화제가 되며 품절, 완판이라는 성과를 내게 됩니다. 

이외에도 빙그레에선 단지 시리즈 한정판으로 ‘캔디바 맛 우유’를 출시했고 앵그리 너구리와 짜파구리 역시 모두 제품에 적극적인 팬슈머들의 의견을 반영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2020년 상반기 식품 트렌드를 소개했다. 정리하면 코로나로 활발한 외부 활동이 불가능해졌고 그에 따라 간편식(HMR), 배달음식, 라면&과자 와 같이 편리한 제품들이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다. 편리함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이 상황에 코로나로 인한 건강과 영양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단은 밀키트와 간편식의 테마의 확장으로 발전됐다. 또한 배달음식의 수요도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보아 음식에 비교적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던 소비층에서도 간편식과 배달음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그것이 새로운 집밥의 형태로 까지 발전할 수 있음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따라 외식업계는 상대적으로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와 같은 국가 지침에 따라 외식업계는 침체기를 겪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 여러 외식업체들이 간편식, 배달전문점 사업의 확장을 시작하고 있으며 오프라인에 머물렀던 외식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영세업자들의 경우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들에 비해 홍보 및 투자 비용이 부족해 여전히 오프라인 판매 외에 대안이 없는 경우도 있어 현재 외식업계는 난황을 겪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생산자, 소비자, 정부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어서 빨리 이 상황이 지나가야 한다. 별 수 없어 보인다. 2021년 트렌드 키워드에는 코로나가 없기를 소망해본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3951/clips/34


Photo by Anna Shvets from Pexels


이전 07화 내추럴 와인이 뭐예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