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는 보통 길어도 1년 안에 결과물을 받아 볼 수 있지만 자식농사는 최소 20년이 걸리는 장기전이다.
이런 장기전에 방향을 정해 놓지 않는다면 우리의 농사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육아 일상에서도 지향하는 방향이 있으면 아이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할 것인지 어떤 반응을 해주며 어떤 자극을 줄 것인지가 비교적 쉽게 정해진다.
마음속에 행복의 샘이 있는 아이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가장 하고 싶은 것은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아이의 마음속에 행복의 샘을 심어 주는 일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사실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힘들어도 버텨내야 하는 것,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 아이의 인생에도 다양한 시련과 좌절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영유아 시기에 행복한 추억들은 아이의 평생의 삶을 지탱해 준다. 어려움 중에도 소소한 행복을 느낄 줄 알고 절망스러운 순간에도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속에 마르지 않는 행복의 샘을 가진 아이로 키우고 싶다.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매너 있는 아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중에 다시 만나고 싶고 오래 관계를 지속하고 싶은 사람은 매너가 있는 사람들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 존중, 예의를 갖춘 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
하지만 남에게만 매너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진 않는다. 아닌 것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말하고 과도하게 선을 넘는 경우는 과감하게 아니라고 말할 줄 아는 자신에게도 지켜져야 할 매너가 있음을 아는 아이기 되길 바란다.
영어에 능통한 아이
남편과 나는 호주에서 연애를 시작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우리 부부는 영어라는 언어를 좋아했다. 하지만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에 외국 유학은 어려웠고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머물며 일도 하고 영어공부도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호주에서 영어라는 언어를 배워왔고 한국에서도 배워온 영어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의 만남의 배경이 이렇다 보니 앞으로 태어날 아이에게도 꼭 영어라는 언어만은 일찍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아이와의 관계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엄하게 훈육도 해야 하고 예절과 일상생활, 학습까지 가르쳐야 할 것이 많다. 하지만 가르치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아이의 감정이나 관계는 뒷전이 되기도 한다. 아이와의 관계가 무너지면 훈육도 교육도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와의 관계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성공적인 훈육과 교육에 기초가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자립
육아, 양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부모를 떠나 자립하는 것이다. 아직 자립을 이야기하기 어린아이지만 '이 아이는 엄연한 독립체이며 언젠가는 나의 품을 떠나 스스로 삶을 이끌어갈 성인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힘들어도 함께하는 순간들이 소중하고 '세상을 살아갈 때 필요한 지혜들을 잘 가르쳐야겠다.'라는 다짐들이 생겨난다.
아이의 자립에 준비돼야 할 것은 아이뿐만이 아니다. 부모 또한 준비되어야 한다. 지금 나의 인생에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이 아이를 자립시키고 어떻게 건강한 노후를 살아갈지, 아이에게 짐이 되지 않는 부모의 삶은 어떤 것인지 차차 준비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