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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S Oct 07. 2021

나는 엄마가 우주 최곤데?

엄마는 다른 애들 보면 부러워?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절대 비교하면 안된다.
잘 알지만 안 지켜지는 그 것



"누구네집 부인은 음식을 아주 잘한다더라", "누구네집 딸은 돈을 잘 벌어서 용돈을 많이 가져다 준다더라" 이런 말을 듣고 쏘쿨한 사람은 드물다 못해 아예 없을꺼다.


절대절대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저울질 하는건 본능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차마 입밖으로는 내지 않지만 저 집 남편은 참 저래서 괜찮네... 남편뿐이랴?

나 자신도 누군가와 항상 비교를 하며 부러워한다.

비교하고 깍아내리진 않는다!

나는 그냥 순수하게 부럽다!


'저 엄마는 참 어린 나이인데도 재테크를 잘하는구나'

'저 사람은 어쩜 저렇게 손끝이 야무져서 이것저것 잘 만들까'

'저 팀장은 팀원복이 많을까..!!'


이쯤 되면 병이다.




외동아들을 키우는 워킹맘인지라 다른 아이와의 비교가 어렵다.

이는 꽤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다.


장점은 비교 대상 없다보니 인스타그램이나 육아서적에 나오는 대단한 엄친딸이나 엄친아 정도이다.

뭐 어느 정도 과장이 있다는 것도 알고 너~무 다른 차원의 사람들 같아 오히려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게 된다.


단점은 내 아이의 부족한점과 장점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 


라플랑무쉐(아들)가 잘해도 못해도 그냥 보통 수준이라고 생각이 들다보니 다른 아이에 비해 체격이 어떤 건지, 생활습관은 어떤건지, 이쯤이면 손발톱을 혼자 잘라야하는건지... 이런 소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을 모르고 넘어가는 것이 많다.

심지어 외동아들이다보니 더욱!


가끔씩 비교의 대향연이 열린다


가끔 드라마에서 동창회 다녀온 뒤 어딘지 모르게 계속 예민한 중년여성을 기억하는가?

그런 일은 현재도 벌어지고 있다.


바로 학.급.반.모.임.


유난히 돈독했던 1학년 우리반은 정기적으로 두달에 한번씩 생일파티를 하며 반모임을 진행했다.

대환장파티다.


책에서 보는 훌륭한 아이들에게는 질투가 나지 않지만 현실의 아이들을 만나고 나면 다르다.


물론 생각보다 잘 하고 있다는 걸 알게되면 아닌척하지만 으쓱으쓱하지만 분노가 종종 올라오는건 어쩔 수 없다.

나는 몰랐던 아이의 실수를 다른 엄마의 입을 통해 듣게 되면 당장 끌고 나가고 싶어진다.

새롭게 알게된 학원에 상담전화를 당장 해보아야 할 것 같다.

게다가 그때는 내가 좀 욕심이 있던 때!


키즈카페에서 반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때면 대화가 없어지고 어딘지 모르게 쎄해지는 그 분위기는 아는 사람만 안다


우리 아이 생일파티 사진

나는 우리 아이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건 분명한데...

왜 자꾸 독서왕인 아이가 눈에 들어오고 수영을 좋아하는 아이가 눈에 들어오는지.

직장 다니는 엄마가 못 챙겨서 매일 스스로 가방을 정리하고 다니는 아이가 보이는지 참 아이러니 하다.


그러던 어느날 새로운 관점의 생각이 들었다.


혹시 우리 라플랑도 다른 엄마가 눈에 들어오는거 아닐까?


운전을 잘해서 매일 아이들을 재밌는 곳에 데려가 주는 엄마,

그 또래 아이가 좋아하는 걸 잘 알아서 물건도, 먹는 것도 잘 알려주는 엄마,

아주 굉장히 예쁜 엄마,

동화책을 기가막히게 잘 읽어주는 엄마,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원하는걸 잘 캐치해주는 엄마

특히 화 안 내는 엄마!....


우리 아이도 이런 엄마이길 바라고 조금은 그 집 아들이 부러운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먹먹해졌다.


나 : 라플랑아 혹시 다른 엄마들 부럽지 않아?

라플랑 : 무슨 말이야?

나 : 왜 00 엄마는 엄청 예쁘자나, 또 00 엄마는 요리를 엄청 잘한대. 혹시 우리 라플랑은 그런 엄마들 보면 부럽지 않을까해서

라플랑 : 아니 엄마는 다른애들 보면 부러워? 나는 엄마가 최곤데. 엄마 다른애들이랑 나 맘속으로 비교했어?


뜨끔하다.

얘가 나보다 더 어른인건가 싶기도 하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비교라는 프레임이 생기는건가라는 생각이든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봤던 기사가 생각난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을 부족한 부모라고 생각하고,
대부분의 자식은 부모님에게 만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


이 애틋함에 어딘지 맘이 뭉클하다.


나를 딸의 관점으로 생각해본다.

그래 맞다.

나는 우리 엄마를 부족하거나 아쉽거나 바꾸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다는걸 깨닫는다.


이 에피소드이후,

나는 라플랑은 다른 아들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노오오오오오력한다.

But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건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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