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생산자로 살아갈 수 있기를
라플랑무쉐의 꿈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이다.
꼰대인 엄마가 보기에 크리에이터는 직업이 될 수 없는 것 같다.
의사이면서 유튜버, 작가이면서 유튜버, 사업하면서 유튜버 얼마나 많은데 ㅎㅎ
본업이 있으면서 병행할 수 있는 업이라고 생각하는 꼰대 중에 꼰대이다.
여하튼 이런 라플랑이 유튜브 개설 1주년을 맞았다.
세월 참 빠르네 벌써 1년이야
음... 내가 하는 말인 줄 알았다.
여하튼 10살에 장난처럼 시작한 유튜브는 벌써 1년을 맞았고 구독자 40명이다.
원래는 아빠 이름의 구글 계정을 주고 그걸로 유튜브를 시청했는데 초딩이 이렇게 많이 댓글을 쓰는지 몰랐다.
아빠 이름으로 유치한 댓글이 쓰여 있는 걸 보고 새로 만들어준 게 작은 시작이었다.
그래도 1주년 이벤트를 하겠다며 혼자 고민하고 있는 걸 보면 나름 진지하게 영상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콘텐츠 마케터 엄마의 아들이 유튜브를 하니 관련해서 할 피드백이 많다.
엄마 마이크 가져다 써도 되고, 썸네일과 제목 강조, 쇼츠도 적절히 활용, 무엇보다 주제 선정...
그런데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
딱 한마디는 했다.
자막 쓸 때 맞춤법은 좀 신경 쓰면 어때? 너무 없어보여
그냥 물어보는 것에 대답해주고 있다.
영상 편집 툴을 알려 달라길래 '블로'라는 프로그램을 알려만 줬더니 혼자 이래저래 만지며 혼자 꽤 편집을 한다. (맞춤법은 여전히 문제 ㅋㅋ)
썸네일도 물어보길래 '멸치 앱'을 알려줬는데 아직 그건 안 하고 있다.
라플랑은 이렇게 게임, 건담조립을 주제로 유튜브를 하고 있다.
그 아이 입장에서는 꽤 남는 장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게임을 붙잡고 있어도 편집하면 엄마의 눈치로가 조금은 부드럽기 때문일 거다.
본래 마케터, 기획자들은 잔재주가 많다.
대애충 직접 만들어서 보여줘야 하는 것들이 많기도 하고 급할 때 진짜로 직접 제작하는 경우도 많다.
잔재주 본능이 발동한다.
"엄마가 프사(프로필 사진) 하나 만들어줄까?"
"무슨 색이 좋아?"
캔바 툴에서 뚝딱뚝딱 요구사항대로 만들어준다.
감출 수 없는 라플랑의 엄마를 향한 존경심이 느껴진다.
하하하
곧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카톡도 보내고 카톡 프로필 사진도 바로 바꾼다.
그리고 빼먹지 않는다. "우리 엄마가 만들어줬어"
어느 클라이언트보다 뿌듯하고 3분 만에 대애애애충 만들어준 걸 보며 기뻐해서 더 기쁘다.
"다음엔 채널 아트도 만들어줄게!"
아이의 유튜브를 통제하지 않는 이유는 못하게 한다면 '그냥 소비자'로만 남을 것 같아서이다.
점점 더 콘텐츠를 가진 자,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대접을 받는 시대가 온다고 생각한다.
점점 더 독특하고 의미를 가진 것들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첫 시작이 유튜브라 믿기에 그냥 두고 있다.
못하게 하면 그냥 넋 놓고 누군가가 만들 거에 댓글이나 달고 있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물론 주제면에서는 참 아쉽다.
초 4 눈으로 보는 솔직한 문제집 리뷰, 디지털드로잉의 과정을 녹화해서 올린다던지 좀 더 브랜딩이 되고 팔릴 것 같은 콘텐츠가 아니라는 건 참 아쉽다.
그렇지만 이런 걸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그냥 두고 있는 건 "스스로 하라는 것" "필요하면 물어보겠지" "거지같이 시도하는 것"에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관여를 한다면 그가 그토록 바라는 구독자 100명은 며칠내에 달성하겠지만 (랜선 이모들) 이런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스스로 느끼고 반성이든, 뿌듯함이든 느끼면 좋겠다.
메카이스 TV의 1주년을 맞아 요즘 관련된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있다.
엄마 "유튜브하면 뭐가 좋은거야?"
라플랑 "자기만족이 있어, 뿌듯해"
엄마 "유튜브 하면서 뭐가 제일 좋아?"
라플랑 "댓글 달릴 때 정말 좋아"
11살에게 오늘도 배운다.
구독자 적다고 실망하지 않고 그냥 꾸준히 올리는 우리 라플랑 멋지다.
조금하고 아웃풋이 안 나온다고 슬그머니 그만두는 어른들보다 너가 훨씬 멋져!
1년을 맞이한 메카이스 TV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