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메모리즈 봄 열 한 번째 향기
남자의 향기처럼 보이는 여름의 향기를 만들다...후제아 또는 푸제르 사람마다 읽는 것이 조금씩 다르지만 'Fougere'를 뜻하는 건 맞다.
그리고 이 향기의 현대적인 감각 중 하나가 뉴프레쉬 전에 없던 새로운 싱그러움인데, 그 향기는 꼭 주방세제와 같은 향기다. 원래 목적이 그러함이니, 이 향기를 어떻게 만들면 사람들에게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설지 고민하면서 만들어진 조화로움이 시트러스와 조화로움이였다...
여름이면 조금씩 선명하게 떠오르는 향기들이 몇 있는데, 아쿠아, 그린, 헤스페리데스라 이야기하는 향기들이다. 물을 닮은 깨끗한 향기 가볍게 산책하면 좋을 것 같은 숲의 싱그러운 향기 그리고 노을 너머 붉은 태양을 닮은 자몽의 향기...
나의 여름을 그리는 봄의 두 번째 향기는 이들 중 자몽이다.
떫은 특유의 맛과 그 향기에 프리지어로 봄의 모습을 더한 여름의 선명한 향기 정말이지 적당하게 좋을 향기가 만들어질 것 같다. 그리고 이 향기는 이번 25시즌 첫 남자의 향기다.
향기를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난 왜인지 남자의 향기를 거의 만들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남자의 향기를 만들 때면 더 신경을 쓴다. 나 또한 이 향기를 쓰고 싶을 정도로 잘 만들고 싶으니까.
25년 내가 만든 향기들 중 남자를 위한 향기는 몇가지나 될지... 조금씩 궁금해진다.
Perfume Story
자몽을 잘 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먹을 때가 되면 난 일단 향기에 집중한다. 내 기준에서 더 향긋한 자몽을 천천히 고르다 보면, 더 맛난 녀석을 찾게되니까...
향료에서도 다르지 않다! 과육의 색상에 따라 화이트, 레드, 핑크 여기에 교배해서 만들어진 새로운 스위티, 포멜로까지 난 색다른 자몽을 찾아서 하나씩 실험하고 그 향기의 특성을 선명하게 보게 될 때 비로소 향기를 만들 때 선택하여 하나의 향기를 완성하는데, 이번에 선택한 향료가 핑크와 레드 자몽이다.
레드 자몽의 향기는 기본적인 자몽보다 향기가 더 풍성한 인상을 지니고 있다. 떫은 향기보다 특유의 향기가 선명하고 더 무겁게 느껴지는데 이러한 선명함이 여름과 딱 어울려서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 핑크 자몽만이 가지고 있는 날카로운 향기를 더해서 성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향기의 첫 시작을 만들었다.
그리고 시원하고 가벼운 분위기를 위해서 라임을 사이드로 활용하였는데, 처음 향기를 만나면 코끝에 약간 시원한 바람이 닿는 듯한 느낌을 주어서 매우 만족한다.
이제 이 향기에 본 모습을 그리기 위한 하트 노트에 라벤더를 중심으로 진저와 프리지어를 넣어서 부드러운 남성적인 분위기에 짙은 인상을 마른 듯한 느낌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자연스러운 꽃의 향기를 프리지어로 정리한 것인데, 이 향기의 전반적인 느낌은 약간 건조한 분위기면 좋을 것 같아서 라벤더에 제라늄을 넣었다.
진저는 옅은 흙 향기를 지니고 있는데, 건조한 모래같은 인상을 가볍게 지니고있다, 여기에 그 특유의 향취는 제라윰과도 흡사하게 보여서 제라늄 대신하여, 남성적인 모습을 연출 할 때 사용하고 있다.
변조제 향료로 분류하기에 사용하는 비율은 지극히 소량이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크니, 혹시 향기에 관심이 있다면 꼭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깔끔한 잔향을 즐기기 위해서 모스를 필두로 시더우드와 화이트 머스크를 선택하여 넣었는데 베이스의 전체 비율은 30%를 약간 넘기도록 설정하여서 플로럴 타입과 시프레 타입이 좋은 하모니를 만든 듯한 플라워리 시프레 타입으로 정리 하였다.
여름이 더 가까운 시기에 만든 이 향기는 51가지 향기 중 첫 번째 남자의 향기다 하지만 그 주인이 나는 아니다, 이 향기는 외향적인 성격을 지닌 남자로 자신의 마음에 늘 솔직한 그런 사람을 생각하면 만든 것이니...
이런 저런 생각을 늘 하는 나의 향기는 아니다...
나의 향기는 여름에 있지 않다 그것은 더 차가운 곳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