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가못 앤 모스

25년 메모리즈 여름 첫 번째 향기

by 퍼퓸힐러 이주용


Perfume color

#30ee17


Perfume Main Accord

Top

베르가못, 레몬

Heart

바이올렛, 히비스커스

Bass

모스, 시더우드


향긋함으로의 안내자... 지금의 시선에서 만든 시프레 향기로 여름의 첫 시작을 그 한 걸음을 시작하려 한다.


향기를 하나씩 배워나가다 보면 그 시작을 만날 수 있죠, 그리고 그 시작의 대부분은 호기심... 새로움에 대한 향수병으로 늘 지금보다 다른 것을 찾고 싶은 조향사 중 선택받은 몇몇만이 그 새로움에 도착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 또한 선배의 발자취를 따라 그 시작에 서면 알게 된다.

왜 그러한 향기로 향기를 완성하였는지...

시프레 타입은 특히나 유럽 각국의 여성들에게도 엄청난 사랑을 받는 향기다, 산뜻한 베르가못 특유의 분위기가 매력적인 오크 모스 그리고 머스키 한 분위기와 화려한 로즈와 재스민 좋아할 수밖에 없는 향기다.


이러한 사실을 하나씩 알게 되면서 나도 더 깊이 시프레를 이해하고 나만의 향기로 만들어 갔다, 그리고 지금 과거와는 다른 시프레 향기로 여름의 첫 장을 시작하였고, 이것을 시작으로 넓은 향기의 바다를 안내하는 '내비게이터'가 되고픈 마음으로 열두 가지 향기를 하나씩 써가려 한다...


사회적 동물이라 이야기하는 사람... 향기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왜?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조향사가 되기 위한 교육받은 저 또한 사회적인 존재로 있기에 이야기하였습니다. 교육은 단순히 알기 위함으로 하는 행위는 아니라 생각해요, 그 형태는 문화적으로 매우 다양하며, 더 발전할수록 깊어지는 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그 무언가는 이주용이라는 조향사를 세상 단 하나뿐인 특별함으로 만들어 주는 의미가 되어 그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향기를 이야기로 전해주도록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저의 여름 향기는 조금씩 잠드는 봄의 흔적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여름의 모습을 저의 기억으로 만든 열두 가지의 모습이랍니다. 이 하나하나는 넓은 바다 섬처럼 직접 느껴야만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것들로 저의 스승님에게 전수받은 그 모든 것을 다시금 나의 것으로 모두 체화하여 새로이 하였다는 것을 기억하시면서 안내받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여름이 조금 더 가까이 온 칠월의 모습은 시프레(Chypre)입니다.. 시프레는 본래 조금 더 싱그러운 향기와 숲에서만 더 잘 느껴지는 탄 듯한 향기 약간은 무거운 물 같은 향기 그리고 묘하게 끌리는 잔향들까지 이를 깔끔하게 정리하자면 더 화려한 향기라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탑 노트의 베르가못과 베이스 노트의 모스에 집중하여 만든 향기로 본래 오크 모스와 패츌리 랍다넘으로 더 풍부하고 인상적인 향기로 베이스를 채우고 미들에는 재스민과 로즈로 특유의 싱그러우면서도 화려한 이미지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지만, 그것을 새로이 해석하고 나만의 감성이 풍부하게 담긴 또 다른 시프레라 공감해 주시면 좋겠네요.


저의 여름은 더 실험적이고 여름에 어울리며 조금은 가벼운 모습으로 그려보았으니... 혹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저에게 꼭 이야기해 주셔요, 오래전부터 전해진 방식을 무시하거나 외면하려는 것이 아닌, 스스로 고민

하고 더 다양한 향기로 자유로이 다가서고 싶은 순전히 조향사만이 지닌 탐구하는 마음에서 만든 향기...

플로럴과는 다른 색다름이 많은 향기...


저의 시프레를 느껴주시면 여름이라는 계절에 참 좋은 향기를 발견한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시프레의 이러한 싱그러움과 산뜻함과 묘한 중성적인 분위기를 저만의 방식으로 그려본 베르가못 앤 모스의 이야기를 이제 시작합니다.


Perfume Story

향기는 그것을 바라보는 이마다 다르게 느끼기에, 향기를 만드는 이는 단 하나만을 고집하여 향기를 만드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 생각해요, 스스로에게도 그 여유를 충분히 두고 향기를 완성하여, 다른 이들에게 천천히 시간을 두고 바라보고 느끼며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이죠.


그래서 전 이번에 탑 노트에 베르가못과 레몬으로 초록색 산뜻함을 그리려 노력하고 또 고민하였어요, 상큼하게 또는 산뜻하게 그러면서도 가볍게 느껴지면 좋겠다는 그 마음만큼만 요, 그래야 여름이 각자의 모습으로 그만큼씩 가까이 보일 테니까요.. 저의 시프레는 그 어느 때보다 여름에 잘 어울리는 향기로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니.


물론 머무는 시간이 짧기에 지속력 또한 짧게 느낄 수 있죠, 이런 향기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산뜻함만이 가지고 있는 질리지 않는 감각적인 분위기에 시선을 두고 즐기시는 방법도 좋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더운 여름들이 앞으로 아주 많이 남아있어요..

일상이라 하지만 굳이 즐기고 싶은 마음은 잘 들지 않는 게 당연할 것일까요?

아니면 저만 그런 것일까요?


그래서 전 미들에서 더 싱그러움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아이리스와 비슷한 느낌이 있는 바이올렛과 히비스커스랍니다. 이 두 향기를 비슷하지만 매우 다른 형질의 향료랍니다, 하나는 약간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고 또 다른 하나는 레몬이 더 생각나는 향기니까요.


전, 이 형질로 시트러스의 가벼움이 끝나가는 그 끝자락에 싱그러우면서도 중성적인 분위기를 생각보다는 더 길게 가도록 설계하고 만들어 완성하였어요, 앞서 들었던 미안한 마음으로 또 하나의 향긋한 방법을 제시한 것이니 이 또한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히비스커스는 우리에 세 붉은 모습으로 또는 보랏빛으로 기억에 남은 상큼한 허브티죠! 무궁화 속에 속한 이 꽃의 향기는 생각보다 가벼워서 향료로써 자주 쓰이기보다는 맛난 차로 더 친숙하지만, 다양한 향기를 찾고 있었던 저에게 발견된 후로는 이 향료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을 정도로 편하게 일상적으로 누구나 질리는 느낌 없이 하나의 향기를 잘 쓸 수 있는 하나의 재료로 쓰고 있으니, 기억에 담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여름의 첫 향기로 선택한 것도 기억하시고요.. 여름에 특히나 잘 어울리는 것은 굳이.... 아시죠?


미들의 두 번째 향료 바이올렛은 싱그러움과 아이리스가 닮고 있는 모습이 가장 큰 특징이랍니다.

아이리스 파우더의 향기를 바이올렛 같다! 하는 점이 제가 향기를 공부할 때도 참 인상적이었는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그럼 바이올렛을 아이리스처럼 사용하면 무겁지는 않지만 묘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선택하였습니다. 물론 이 선택은 생각보다 오래전에 한 선택이며, 이 향기를 만들 때 다시금 그 선택을 한 것이니 처음은 아니랍니다.


향기를 어떻게 만들던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만 놓치지 않는다면 그건 매우 좋은 향기라 이야기할 수 있어요, 그중 하나가 안정성 그리고 제가 지금 이야기하고 싶은 균형인데, 향기 속 다양한 균형에서도 지속력의 균형을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바이올렛은 베르가못과 레몬 히비스커스가 약하게 가지고 있는 지속력을 자연스레 이어주는 역할로도 선택하였답니다. 무언가 끊어진 느낌이 들지 않도록 천천히 서서히 잠식하듯 중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서 모스와 시더우드의 인상이 조금씩 선명해질 시간이 오는 순간까지 최대한 그러한 모습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말이죠.


전 중성적인 향기라는 말이 더 좋게 들리는 느낌을 자주 받아요, 원래 향기에는 여성을 위한 향기도 남성을 위한 향기도 없어요, 모두를 위한 향기가 있을 뿐... 그래서 누구에게 추천한다는 중성적인 향기라는 말이 전 더 향기에 가까운 느낌이 드네요.


이제 베이스 노트까지 왔네요, 시프레의 핵심이 되는 모스와 깔끔함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으로 전한 시더우드는 비교적 현대적인 인상으로 이야기를 많이 한답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기도 하고요, 아쉽게도 전 조향사가 된 후 오크 모스를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답니다, 안전성이 그 이유죠!


오크 모스는 잘 못 사용하면 피부를 상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서 공부 목적으로 사용한 것 이외 전 단 한 번도 향기를 만들기 위해서 선택한 적이 없답니다, 물론 개인적인 아쉬움이 늘 있지만, 이 또한 인정하기에 더욱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스로 향기를 만들고 있어요, 이 모스는 우리에게는 매우 익숙한 분위기를 준답니다.


아빠의 스킨로션 향 좋아하는 애인의 스킨로션 향 가까지 하기 어려운 아재의 독한 스킨로션 향 왜 다 스킨로션 향?일까요?


남성을 위한 스킨로션 특유의 향기를 만들려고 고민하다 선택된 것이 모스이기 때문입니다.


스킨로션을 바르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전해지는 묘한 달큼한 향기와 텁텁한 향기 그리고 탄 듯한 향기가 이 모스의 향기인데 이러한 향기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남성에게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한 것이 아닐까.... 글을 쓰면서도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모스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잠시 하여서 다시 정신 차리고 원래 진행으로 와서 모스는 시프레 향기를 만들 때 꼭 사용해야 하죠, 플로럴 향기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다른 점으로 새로운 향기의 영역을 발견하게 된 그 시작이라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모스는 활동적인 느낌보단 차분하고, 그윽한 그 특유의 향기가 매우 선명하면서도 긴 지속력을 가지고 있어요, 향수를 평가하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향기가 '머무는 시간'인데 향료의 확산이 빠르면 그만큼 머무는 시간이 매우 짧은데 모스는 그 향기를 가진 사람이 한자리에 머무는 시간에 따라 잔잔히 자리하는 향기라 그 사람의 모습을 더 기억에 오래도록 남기게 해 주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기억에 오래 남으면 그 사람에게는 묘한 신뢰감을 가지게 되는 것 생기고 또,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기도 하오니 조금씩 모스와 친해지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이러한 모스를 풍부하게 사용하여서 특유의 분위기를 만든 후 머스키 한 느낌 대신 깔끔한 향기로 과하지 않은 무게감을 주고 싶어서 선택한 시더우드를 딱 원하는 분위기가 나올 수 있는 비율까지만 사용하여서 이 향기를 완성하였답니다.


시더우드는 향기가 또렷한 모습으로 다가오기보단 흐릿한 분위기로 오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다른 향료와의 어울림에 따라 늘 다르게 완성되는 향료이지만 이번에 그린 향기는 깔끔한 이미지로 더워지는 날씨에 미리 준비하는 한 가지의 향기로 정하고 만들었기에, 연필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나무 향기를 보단 은은한 잔향이 잘 느껴지도록 그 비율을 고민하여서 넣었답니다.


이 향기는 누구나 손길이 갈 수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만들었는데, 그 결과는 시간이 알려주겠죠, 향기만으로 저의 이야기를 공감한다면 전 또 작은 성공을 이룬 것이 되겠지요.

수요일 연재
이전 14화아직 남아있는 겨울과 조금씩 선명해지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