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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미술 만나기

국립현대미술관 <Back to the Future>

by 인생은 아름다워


Contemporary Art, 즉 동시대 미술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예술이라는 거울로 비춘다.


현대미술이 아닌 동시대 미술은 그래서 언제나 이 시대의 가장 솔직하고 가장 보편적인 현실을 대변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스스로 조차 의식하지 못하거나, 애써 외면한 그 어느 지점을 끄집어내어 예술가의 시각과 예술가의 창의성으로 같은 현상을 다른 각도로 보게 한다.


어느 때는 도통 알 수 없는 복잡하고 난해함으로, 또 어느 순간에는 지나치게 직설적인 표현방법으로, 재미와 위트를 섞기도 하고 탄성을 자아내는 기술력을 더하기도 하는 등 살아 움직이는 예술이란 바로 이런 것이지 하는 쾌감을 안겨준다.



한국미술이 서구 미술계에 하나의 키워드로 각인하게 된 것은 '단색화' 덕분이다. 해외에서는 단색화 작가들에 대한 조명과 관심이 한창일 때 정작 국내에서는 단색화 열풍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공존했다.


단색화로만 쏠리는 시장의 반응이 한국미술을 편협하게 한다는 이유였다. 일리 있는 염려였지만 한국미술계 스스로가 한국작가와 한국미술에 대한 자신감이 이리도 없는 것일까 안타까웠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유례없는 미술시장의 호황은 시장의 파이를 키웠지만 한편으로는 유행에 따라 갈지자(之)를 그리며 이리저리 오가는 작가와 시장 그리고 대중을 생산했다.


이 시간을 통해 누군가는 상상도 못 할 부를 이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알곡과 가라지를 걸러냈다. 시장의 상황과 상관없이 묵묵히 자기 작업을 이어가던 작가님들은 해외 미술관에서 계속해서 전시제안이 오는 것뿐만 아니라 서구권 큐레이터의 평론을 통해 계속해서 재해석되고 조명되고 있다.


국내에서 작품을 상품처럼 찍어내는 작가는 절대 다다를 수 없는 세계이다. 예술을 통해 이 시대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작가의 초기작부터 현재의 작품에 이르는 방대한 연구 그리고 전 세계 미술계를 움직이는 주요 컬렉터와 주요 미술관의 컬렉션에 포함되는 일, 작가의 의도를 따라 작품 앞에서 한없이 매료된 관람객의 진실된 반응도 결코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다. 진짜 "예술"이기에 가능한 차원의 결과물이다.



미술관의 소장전은 사실 쉬어가는 전시로 보일 때가 많다. 밋밋한 작품 나열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이번 국현에서 보여준 <백투터퓨처> 전시는 달랐다.


색다른 기획은 없지만 살아 숨 쉬는 작품들이 전시를 생동감 있게 했다. 지나 온 근접한 과거의 우리 모습을 작품을 통해 보니 새삼 예술가의 시각이 참 "골 때린다" 느꼈다. 같은 시대를 살았는데 이렇게 다른 방법으로 그 시대를 말하다니.


그리고 이렇게 요상한 예술가의 시각을 알아봐 준 큐레이터가 존재하다니. '이걸 돈 주고 샀다고?', '이걸 모아놨다고?'가 절로 나오지만 그래서 흥미로운 Back to the Future였다.


흥미로운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동시대의 모습을 반추해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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