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lap <team lap: life>展
10년 전만 해도 국내 미술관의 대형 브랜드 전시는 서양미술사를 대표하는 피카소, 반고흐, 모네와 같은 작가였다.
기술의 발달이 예술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처음 사진이 예술의 영역으로 들어올 때의 저항은 상당했는데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로 미술의 정통성을 말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사진은 그저 사물의 실제를 박제하는 것일 뿐, 예술이라 감히 말할 수 없었다. 작가의 손맛도 없고 구도와 의미를 작가의 의도가 아닌 그저 사실을 포착한 것을 예술이라 논하기는 어려웠다.
사진 기술의 발달이 예술계에 미친 영향은 추상미술에 회의감을 느낀 사람들이 새로운 사조에 대한 갈망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이다. 사진으로 인해 설 자리에 불안을 느낀 작가들은 사진보다 더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게 된 하이퍼 리얼리즘이 발달하게 했다는 사실도 기술의 발달이 가져다준 흥미로운 아이러니다.
미디어아트도 사진과 같이 기술의 발달이 가져다 온 예술의 확장성에서 예술의 정통성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웠다. 하지만 현재 미디어아트가 미술계의 주류를 이루게 한 것에는 백남준 선생님 역할이 크다. 작가가 말하는 시대상에서 미디어아트는 단순한 기술의 발전이 아닌 회화의 장르적 한계를 뛰어넘게 하여 작가에게 창작 영역의 자유를 가져다준 일이다.
감상자 입장에서도 회화보다 훨씬 쉽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흥행성이 보장된 미디어아트 전시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장르가 되었다.
백남준부터 시작된 미디어아트는 현재도 진화 중이다. 예술가뿐만 아니라, 엔지니어, 수학자, 건축가, 인문학자 등 집단지성, 집단 창조로 이루어진 ‘아트 컬렉티브’로써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미디어아트의 기술적 발전만 기대하고 간 팀랩teamLab의 전시는, 굉장히 철학적이고 인류사회에 던져준 메세지가 명확했다.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의 상호 교감과 연계성을 잔인하지만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예술의 몰입감을 한층 높여주었고 미적 감각을 자극하는 예술성의 극치를 보여준 전시였다.
사진이 어느 순간 미술의 주요 장르로 자리 잡은 것처럼, 미디어아트도 이제는 예술의 본류가 된 시대가 되었다.
미술관의 역할이 수집과 정리에서 연구와 교육으로 이제는 즐거움과 체험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오늘날 미술관에서 전시를 보며 시대상을 발견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