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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웨이웨이로 본 예술의 사회적 역할

by 인생은 아름다워


예술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일에 나는 절대적 반기를 드는 사람이지만, 예술이 시대상을 표현하는 중에 (피할 수 없는) 정치적 이슈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예술을 도구화하는 것이 아닌,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의 방편으로 현시대의 문제에 목소리 내는 일은 지당하다는 뜻이다.


특히 그 이슈가 '인권', '자유', '생명'에 관한 일이라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자의 문제이지, 그 본질을 건드리는 자는 전혀 잘못이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 미묘함의 차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내 의도와 뜻과 상관없이 해석될 일이 많기 때문인데, 그렇기에 그 균형을 맞추는 예술가들을 우리는 대가라 평가하는 것일 테다.


아이웨이웨이(aiweiwei)는 언제나 민감한 중국의 치부를 건드리고 세상 밖으로 꺼내는 작가이다. 중국이라는 강력한 폐쇄성에서 온몸으로 중국의 현실을 보여준다. 작품에는 작가의 의도를 배제하고, 그저 중국의 현실을 펼쳐두기만 했는데도 항상 이슈가 되는 아이러니를 볼 수 있다. 숨겨야 하는 자들에게 직시한다는 일만큼 불편하고 난감한 일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시작한다. 또 이 타이밍에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의 국가는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의 문제를 제기하며 올림픽 참가에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작가는 이번에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중국에 있는 다국적 기업의 개입을 줄이는 대신 올림픽 보이콧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냐 반문한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시작하는 아이웨이웨이 작가의 전시를 보면서 우리가 직시해야 할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방 안의 코끼리는 모두가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쉽사리 꺼내지 못하는 진짜 문제를 의미한다."



*조선일보 기사 중 발췌 _ [단독] "中 인권 위해 올림픽 보이콧? 진짜 문제는 못 건드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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