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 LEEBAE _ 비스듬히
이배 선생님을 설명할 때 나는 사심을 가득 담아 이렇게 소개한다.
"이 세상에서 딱 한 작품만 살 수 있다고 한다면, 저는 주저 없이 이배 선생님 작품을 살 거예요."
그만큼 나는 이배 선생님의 작품을 처음 알았을 때부터 깊은 사랑에 빠졌다. 독보적인 '이배 스타일'의 구축은 깊은 정체성의 고민에서부터 시작된 탄탄한 바탕이 있다. 그 긴 세월의 고민과 시간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단단함이 작품을 뚫고 관람객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된다.
나는 이배 선생님의 작품을 정말 사랑하지만 전시 소개자료나 평론을 읽어보지 않는다. 그냥 작품을 천천히 보기만 하면 다른 부수적 도움이 없어도 작가의 의도와 주제 진심과 열정이 전시장 가득 느껴지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조형언어' 자체가 평론이며 증명이자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
작품의 마침에도 전해지는 에너지, 작품을 뚫고 나오는 생명력의 이어짐, 여백 공간의 날숨까지도 느껴지며, 정체성에 대한 뚝심, 아집 없는 유연한 세계에 대한 자유함, 예술에 담긴 정신과 혼을 온전히 작품에 녹여낸 아름다움의 절정. 그야말로 예술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다.
최근 이배 선생님의 작품이 옥션과 페어에 너무 많이 등장해 걱정이 되었는데, 선생님도 갤러리도 그 문제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 해결방안을 강구하는 중이라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선생님이 어려웠던 시절 감사한 마음으로 선물했던 그림들이 이렇게 시장에 많이 등장할 줄 몰랐다며... 안타까운 대목이다.
세계적인 대가가 되어서도 함께 시작한 갤러리에 대한 신뢰를 이어가고, 세계 미술시장에서 작가의 평가를 이뤄내기 위한 갤러리의 열심을 보면서 내가 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공부하기를 멈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안목과 인내 신뢰와 실력에 대해 다시 점검하는 시간이 되었다.
긴 시간 갤러리 직원을 붙들고 선생님과 작업에 대해 여쭸는데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고마웠다. 멈춰있지 않으시는 선생님의 다음 작품을 손꼽아 기다리며 한 동안 지낼 것 같다. 작품을 살 수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하니 도록을 구매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가서 이배 선생님의 개인전을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내가 부산에 있으면 매주 보러 갈 텐데. 옥션이나 페어에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선생님의 개인전을 꼭 보시기를. 선생님의 마음과 생각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전시는 7월 3일까지, 부산 조현화랑 두 공간에서 (달맞이길/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맞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