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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h Aug 27. 2020

오이 엄마

엄마의 일상

                                                                                                                                                                                                                                                                                                                                                                                                                                                                                                                   


저예요.

오이 얼굴 엄마.


제 별명이 오이예요.

얼굴이 길다고 남편이 오이 오이라고 노래를 부르니 연지도 그렇게 부르고 있어요.


오이 엄마


‘밥, 마이 무라’                                              



둘째 날은 멀쩡하네요.


그녀가 그림일기를 그리겠다고 해서 같이 집 앞 문방구에 다녀온 지 이틀째입니다. 어제는 오이 엄마였는데 다음날은 조금 예뻐 보이네요


흐흐흐



오른쪽에 ‘으악’하고 있는 것은 2020년을 강타한 ‘코로나’입니다.



오늘 아침에,

어제는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 궁금하더라고요.

그녀가 그림을 보여주면서 ‘화내지 마 알았지?’ 하면서 건네줬습니다.



접니다.

팩을 한 엄마.


하루에 3번씩 샤워를 하는데도 너무 더워요. 너무 자주 씻어서 그런지 얼굴이 사정없이 따끔거리길래 일전에 강릉에서 현태 엄마가 준 팩을 팩을 붙이고 있었거든요. 평소에는 자주 없던 일이라 연지에게 신기했나 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3일 동안 제 바지가 똑.같.네.요.

너무너무 웃겨서 집이 떠나가라 한바탕 웃었습니다.

오늘은 바지를 좀 갈아입어야겠네요.




지난여름방학 중에 그녀가 계획표를 세웁니다.

와우! 이렇게 빡빡한 스케줄을 그녀가 소화할 수 있을까요? 어리둥절


‘엄마 엄마, 나랑 같이 내 계획표 세우자!’

‘허그덩, 연지야 스케줄이 너무 빠듯한 거 아니야?...’

‘엄마, 내가 학원을 몇 시에 간다고 했지?’


블라블라


다음날 느지막이 일어난 연지.

‘엄마, 아무래도 안 되겠어. 계획표를 다시 짜야겠어.’



그래그래.

좋아 좋아.


작심삼일을 삼일에 한 번씩 한다 하면 한 달이 되고 두 달이 된다고 하니.


오늘도

내일도

신나게 계획표 짜도록 하렴!





‘엄마 엄마, 내가 부탁이 있는데 나랑 같이 어디 좀 가줄 수 있어?’


‘응? 뭔데?’


‘아니 우리 학원 일층에 장애인 화장실이 있는데 거기에 청소 도구들이 너무 많더라고. 장애인 화장실은 원래 그런 용도로 사용하면 안 되는 곳이잖아.’


‘그렇지.’


‘그래서 내가 청소도구를 치워달라고 좀 말하고 싶은데 엄마가 같이 가줄 수 있을까?’


‘어떻게 얘기하려고?’


‘내가 그림이랑 글을 좀 썼어.’


‘응? 뭔데 좀 보여줘 봐....... 이걸 네가 쓴 거야?’


‘응.’


‘엄마가 뭘 도와주면 돼?’


‘그냥 같이 가주기만 하면 돼.’


‘그래, 알겠어.’



그녀가 학원을 가는 날,

접착테이프와 그림을 야무지게 챙겨서 그녀와 함께 화장실로 입장을 했다.


그녀 말대로 화장실은 온통 청소도구들로 가득 들어차 있어서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언제 봤는지 알 수 없으나,

그녀의 눈에 옳지 못한 행동이라 여겨졌던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의 제안에 순간 당황했었다.


‘이걸 붙이자고? 화장실에 가져가서? 그래도 되나? 굳이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비집고 다녔다.


그러다가

내가 망설이면 안 되는 일이지. 주저하고, 머뭇거리고, 그런 일쯤은 눈 감아버리라고 말해버리면...

그러면 그녀도 엄마처럼, 나처럼


부당한 일을 보고도 머뭇거리고, 망설이고, 주저하고, 내 일이 아니니 모른 척 눈 감고 지나갈 수도 있는 노릇이니


엄마인 내가 먼저 용기를 내야겠구나 싶어 떨렸지만 대범한 척 연지와 같이 가서 화장실 벽에 붙이고 왔다.



2년 전이였나,

어벤저스 모임에서 고정욱 작가의 <가방 들어주는 아이>로 독서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책을 읽고 나서 고정욱 작가의 <난 너와 친구 하고 싶어>라는 책을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읽으려고 구입하고 책장에 꽂혀 있던 책.

그 책을 연지가 읽었다.



화장실인 듯

화장실 같지 않은 그곳에

그녀와 함께 벽보를 붙여 놓고

이 날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 놓았다.


글을 쓰지 않으면 휘발되기에,

사진과 글로 함께 남겨본다.


이다음에

우리의 추억 속 한 페이지로 남길 바라며...



http://aladin.kr/p/FFHYh




여전히 알 수 없는 자세로 책을 읽는 그녀

의자에 엎드려서 왜 책을 읽는지 알 수 없는 그녀의 세계



네가 무얼 하든

엄마는 너를 사랑해





친구가 연예인 스타일리스트일 때 벌어지는 일.


일요일 오후 5시

연지가 최애 하는 <런닝맨>


그녀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런닝맨 멤버의 사인을 받았다.


심지어 이름표에다가!!!


이 한 장의 사진을 보고

그녀가 하루 종일 방방 뛰어다닌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온 동네방네 친구들에게 자랑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언젠가 유재석 실물 영접과 유재석 사인을 받을 수 있는 날이 네가 찾아들기를 응원할게.



‘고맙다 친구야! 코로나 잠잠해지면 내려와! 카페 가야지.’





집콕하는 날이 늘어나서

놀 거리가 마땅찮은 그녀의 부업거리 ‘라임트리 서비스업 센터’



빨래 개키기 500원

걸레 빨기 500원


열흘만에 내 지갑에서 5천 원은 나간 것 같다.




열심히 작업 중이신 분.

오늘의 일감을 찾고 있는 중.


세상에서 가장 값싼 것이 노동력이라지만,

수건 10장에 500원은 좀 비싼 것 같아 투덜거렸더니 서비스 쿠폰과 선물 뽑기 쿠폰을 발행하는 정성을 보여주는 라임트리 서비스업 센터 CEO.



‘설거지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한 데 잘하는지 못하는지 확신이 서질 않네요. 방법이 없을까요?’



설거지 맛보기 2회 쿠폰을 받아 들고 점심을 먹자마자 1장을 사용했다.


접시 하나에 세제 한번 물 콸콸.

접시 하나에 세제 또 한 번 물 콸콸콸.


‘저기요, 세제를 좀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은데요. 제가 세제 냄새에 민감하니 조금만 사용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장장 30분에 걸쳐 설거지를 끝내 놓았지만 주변 정리는 1도 되지 않은 상황.



‘저기요, 주변에 있는 그릇들까지 정리를 해주셔야 하는데요...’


‘아니, 엄마! 나는 설거지만 하지 주변 정리까지 시키면 그건 좀 아니지~ 내가 키가 작아서 까치발까지 들고 했는데 블라블라 블라.’


‘그렇지만 원래 설거지라는 게 마지막 뒷정리까지 포함하는 거야.’


‘안 해 안 해 나 안 할 거야. 내가 지금 팔이 얼마나 아픈 줄 알아?’


‘이러면 내가 다음에 이용을 할 수가 없는데.’


‘나 설거지는 안 할 거야. 너무 힘들어.’


‘아니, 너 편한 것만 하는 게 어디 있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하고 하기 싫은 일은 안 하고. 그렇게 해서 돈을 버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래서 내가 안 한다고 했잖아.’



부모에게 하는 아르바이트니 선택 가능한 일.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돈을 번다.’


.

.

.


엄마의 욕심은

먼 훗날 타인과 함께 하는 일에서도 네가 하고 싶은 일만 선택하면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추천받은 여러 권의 책 중에서 이름이 귀여워서 먼저 읽게 된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악우주님의 내공이 녹아있는 책 추천.


빠숑은 2003년 아기곰 님의 <How to Make Big Money>로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현재 부동산 업계에 있는 대부분의 전문가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난 14년 동안 아기곰 님을 통해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탄생했듯이, 이 책이 출간된 2017년 이후로도 훌륭한 아기곰 제자들이 탄생될 수 있을 것이다. 재테크 성공을 위한 탄탄한 이론과 부동산 실전 투자를 위한 검증된 지침이 필요한 모든 부동산 관심층에게 아기곰 님의 명저 <재테크 불변의 법칙>을 강력 추천한다._김학렬(빠숑)



아기곰은 몰랐지만 빠숑 김학렬은 알고 있었는데, 빠숑 김학렬을 만들어준 책이라고 하면 과장이려나??  어쨌든 이 책은 2003년 출간된 책의 개정판이다. 기본기와 내공이 엄청나다고 생각되는 책.



책을 읽고 나면,

글을 써야 휘발되지 않고 내 것이 된다.


책 읽고

필사하고

글 쓰고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날의 일상 기록



http://aladin.kr/p/Qon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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