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soh Jan 13. 2021

텅장에 로그인 되었습니다.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_댄 애리얼리, 제프 크라이슬러, 이경식 옮김



이 책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또 그런 생각을 할 때 어떤 실수를 저지르는지 낱낱이 밝힌다. 돈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서 우리가 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우리가 실제로 돈을 사용하는 방식 그리고 돈에 대한 이성적 생각과 이성적으로 돈을 쓰는 것 사이의 괴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돈 생각을 할 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과제이자 시련 그리고 돈을 쓰면서 모두가 공통적으로 저지르는 실수를 다룬다.(P.12)



"이 제품은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서 만든 거야!"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현빈이 했던 유명한 대사가 기억나시나요? 20대에겐 낯선 단어이지만 30대 중후반에게는 친숙한 대사입니다. 한 땀 한 땀 장인이 정성 들여 만든 제품인 트레이닝복은 현빈의 인기와 더불어 불티나게 팔렸었죠.


'장인', '수제', '유기농' 등 사람의 노력이 들어간 제품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무의식 속에 각인된 이 단어들은 노력에 대한 인식과 가치에 대한 감각을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전문성을 인정하도록 우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시중 마트에서 구입한 제품보다 소믈리에의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진 와인을 마실 때 기꺼이 비싼 와인값을 지불할 의사가 있습니다. 동일한 제품이어도 마찬가지요. 무슨 차이일까요?



노력과 관련된 단어는 많은 인력과 자원이 그 상품에 투입됐음을 밝히는 동시에, 그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다른 것보다 더 높다고 주장한다. 이런 식으로 단어는 가치를 추가한다.(p.275)


특별한 언어가 첨가된 제품은 특별한 언어가 소거된 제품에 비해 충분한 값을 매기면서 나 자신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을 부리게 됩니다. 이는 인간의 본성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구조 속에 놓여있다고 합니다.


'유기농'


특별하지 않나요? 저는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일반 제품보다 비싸더라도 기꺼이 지불하며 구입할 용이가 있습니다. 특별한 단어에 지배당했습니다.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어?"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유명했던 대사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살던 집을 매각하려고 합니다. 10년 동안 우리 가족이 살면서 참 많은 추억이 녹아 있는 곳입니다. 아이가 학교를 다니면서 즐거워했던 일, 남편이 승진했던 일, 제가 사업에 성공한 것도 모두 이 집에 살면서 일어난 일이거든요. 이 집에 살면서 우리 가족 모두 평탄하고 승승장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소중한 우리 집을 남에게 판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지만, 매수자에게도 우리 가족처럼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길 바라며 매매를 하려고 해요. 처음 샀던 가격보다 딱 2배만 올려서 받으려고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애지중지했던 것에 비하면 3배를 받아야겠지만 2배만 받으려고 합니다.


"그 가격에는 절대로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럼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

"1.3배가 맥시멈입니다."

"아니! 말도 안 돼요! 우리가 이 집에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났는데요!"


얼마 전에 집을 매매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곳이니 추억만큼 값을 매겨서 받고 싶지만, 부동산 중개인 입장에서는 냉담하더군요. 그런 값은 쳐주지 않고 자꾸 값을 깎으려고 해요.


우리는 우리가 정성을 들인 것에 많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유기농' 제품을 구입할 때와 마찬가지요. 구입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릅니다. 그 사람들은 우리가 살던 집에 추억이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승승장구를 했건 뭐 하건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죠. 냉담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YOLO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욜로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 엔진 연구소)


현재가 중요합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요.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도 모두 참아가면서 미래를 위해 아끼며 노력했는데 내일 당장 내게 사고가 나면 무슨 의미가 있죠? 미래를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어요. 제게는 현재가 중요합니다. 미래는 불확실하죠. 미래에 준비하며 현재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기 힘든 이유입니다. 지금은 줄어들었지만 한때 젊은 세대에서 성행했던 'YOLO' 또한 소비를 부추기는 구조 속으로 첨벙 뛰어들 것을 독려하는 문화였습니다.


미래고 뭐고 다 소용없고 당장 지금이 중요하니 현재를 희생하지 않고 오롯이 즐기다 어느새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고 정년을 앞두게 됩니다. 가까운 미래에 큰일이 날 줄 알았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정년이 턱밑까지 다가왔습니다. 그제서야 고민을 하게 됩니다. 어떡하죠? 노세노세 젊어서 잘 놀았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은 이 책을 읽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중년에 후회하기 싫은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우리가 자주 현혹되는 언어, 단어, 예쁜 쓰레기 등등 이런 모든 것들은 소비를 부추기는 구조 속에서 놓여 있기에 거절하기 어려운 유혹입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인 거죠. 저자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당장 그 구조 속에서 탈출해!'라는 것입니다.





1. 지출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껴보세요.

아이패드를 사고 싶어요. 얼마죠? 80만 원이라고 합니다. 현금으로 80만 원을 찾아서 물건을 구입하러 갑니다.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서 거금 80만 원을 현금으로 찾아서 가지고 갔는데 막상 가서 사려고 보니 마음이 약해집니다. 선뜻 현금 80만 원을 건넬 용기가 나질 않아요.


올해 여름휴가지는 하와이로 정했습니다. 여행사에 가서 경비를 확인하니 180만 원이라고 해요. 와 싸다! 당장 예약해야겠습니다. 현금 180만 원을 찾아서 여행사로 갔습니다. 내 돈 180만 원을 주고 여행을 가려니 너무 고통스러워요. 이런 기분으론 여행이 즐거울 것 같지 않아요.


신용카드에는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있습니다. 신용카드는 계산을 하기 위해 건넸다가 다시 돌려받습니다. 안심이 돼요. 현금은 다릅니다. 현금은 한번 지출을 하게 되면 다시 내게로 돌아오는 것이 없어 고통스럽습니다. 신용카드를 쓸 때는 시원하게 긁고 여행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현금으로 계산하고 여행을 가려니 도무지 설렘도 없고 답답한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고통이 싫어서 카드를 씁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죠?





2. 완벽하게 이성적인 세상에서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면 안 될까요?


- 세일 가격 혹은 '깍아주는 금액' 혹은 우리가 동시에 다른 것에 소비하는 금액

   (상대성)

- 돈의 분류, 돈이 속해 있고 지출되는 계정 그리고 그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

   (심리적 회계)

-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지불의 손쉬움

  (지불의 고통)

- 어떤 구매물에 대해 맨 처음 보는 가격, 혹은 지난번에 자기가 지불했던 가격

  (앵커링)

- 자신이 어떤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

  (소유효과와 손실회피)

- 어떤 사람이 열심히 노력해서 일한 것처럼 보이는지 여부

  (공정함과 노력)

- 현재의 유혹에 넘어가는지 여부

  (자제력)

-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의 손쉬운 가격 비교

 (돈에 대한 지나친 강조)


위에서 열거한 요인은 구매물의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설령 본인이 그렇게 믿는다 하더라도,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완벽하게 합리적이라면 다른 요인들이 가치를 바꿔놓지 않겠지만, 실제로 우리 인간은 완벽함과는 거리가 먼 존재이기 때문에 소비경험의 가치를 바꿔버립니다. 그 요인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됩니다.


- 뭔가를 묘사하는 말, 우리가 소비 시점헤 하는 행동

(언어와 제의)

- 소비의 진정한 속성이 아니라 그 소비 경험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것

(기대치)



위에서 열거한 것들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들입니다.




2. 통장 쪼개기

저자는 현재 쓰고 있는 돈의 80% 로만 생활을 하고 나머지 20%는 미래의 나를 위해 저축을 하라고 합니다. 소비하던 습관이 있으니 한 번에 고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통장을 여러 개로 나누어서 생활하는 습관부터 들여보기로 합니다. 책에서는 현금을 인출해서 봉투에 나눠 담으라고 했습니다. 봉투를 쪼개서 각각의 봉투에 항목별로 돈을 나눠서 담고 그중에 1개의 봉투에는 아이 이름을 적어놓으라고 합니다. 아이 이름이 적힌 봉투에 있는 돈은 쉽게 쓸 수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저희 아이의 돈 봉투입니다. 그동안 돈이 많이 모였다며 용돈기입장과 함께 이 봉투를 보여줍니다. 아이가 어느 날 얘기합니다.


"엄마, 코로나가 좋은 점도 있어."

"뭔데?"

"밖에 나가질 않으니까 돈이 자꾸 모여."


이날 저는 아이에게 또 배웠습니다. 밖에 나가지 않으면 돈 쓸일 없어요. 아니죠. 집에서는 핸드폰으로 소비할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핸드폰으로 쇼핑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돈을 쓸 일이 없는 것이죠. 단순한 원리입니다. 언젠간 버려질 예쁜 쓰레기에 소비하지 말고 저축해서 그 돈으로 투자를 하세요.


저자가 위트가 있습니다. 경제 경영에 책에 두께도 두꺼워 쉽게 손이 안 갈 수 있습니다. 읽다 보면 재미가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회피하며 살아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모두 과학적인 결과에 의해 도출된 내용입니다. 부의 감각을 기르기 위해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그리고 더 놀라운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학자금 정기적금에 가입할 때 이 아이들이 평생 동안 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이미 연구 조사 결과 확인됐다. 어떤 주에서는 이런 학술적 발견을 이와 똑같이 중요한 다른 발견, 즉 가난한 사람에게 약간의 자산을 주면 이들이 이 돈을 저축해서 경제적으로 보다 나은 미래를 일궈나간다는 사실과 하나로 묶는다. 소유효과, 손실회피, 심리적 회계 그리고 앵커링 등은 모두 이런 긍정적 결과에 기여하는 기제 들이다.(p.411)


어떻게 자제력을 키울 수 있을까? 미래와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유혹에 저항하면 된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과제이다.(p.382)


BC카드사의 소비 촉진 구호 문장 ' BC로 사세요!' & '부자 되세요' 








댄 애리얼리

듀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경영 대학원, 신경과학과, 의대 등에 두루 적을 두고 있다. MIT 미디어랩과 경영 대학원 방문교수이자 세계적 권위자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보다 현실적으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주력해왔다. 일상생활과 기업 경영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참신하고 탄탄한 이론을 통해 ‘미국을 대표하는 소장 경제학자’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이 최근 선정한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신진 경영 대가 1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텔아비브 대학교를 졸업하고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에서 인지심리학 박사 학위를, 듀크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다양한 연구 업적은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워싱턴 포스트>,<보스턴 글로브>등 유수의 매체에 소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그의 첫 번째 저서인 <상식 밖의 경제학>은 행동경제학의 새로운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인간은 비합리적이지만 그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라는 주장을 매력적이고 기발한 실험들과 함께 담은 이 한 권의 책으로 그는 ‘경제학계의 코페르니쿠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경제 주체는 늘 합리적인 존재라는 기존 경제학의 대전제에 관한 근본적 회의감을 논리적이고 참신하고 설득력 있게 제기했기 때문이다.



제프 크라이슬러

프린스턴대학교를 졸업하고 변호사이자 저술가, 강연자, 코미디언으로 활동하고 있다. 행동과학의 신봉자로, 정치와 돈, 그리고 인간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유머와 연구를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고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경식 옮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오페라 <가락국수>,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 <나에게 오라>, 연극 <춤추는 시간 여행>, <동팔이의 꿈>, 텔레비전 드라마 <선감도> 등의 각본을 썼다. 옮긴 책으로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살아 있는 역사, 버냉키의 금융전쟁>, <팬덤의 경제학>, <오바마 자서전 :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직장으로 간 사이코패스>, <투자 전쟁>, <플랫폼 제국의 미래> 등이 있다. 저서로는 <청춘아 세상을 욕해라>, <나는 아버지다>, <대한민국 깡통 경제학>,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 <이건희 스토리>, <안철수의 전쟁>등이 있다.

이전 29화 도덕과 가치를 고민하는 정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