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달 에드윈 Oct 14. 2020

프롤로그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삶(Feat. 선택 미루기)

저는 어려서부터 한 가지를 오래 하질 못했습니다. 주의가 산만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한 가지 작업을 오랫동안 하기 힘들어했습니다. 이건 공부나 일 뿐 아니라 게임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 학창 시절은 보통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피시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어릴 적에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유행했습니다. 테란, 프로토스, 저그라는 3가지 종족을 선택해 적과 싸워 이기는 게임이었습니다. 보통의 친구들은 한 가지를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연습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 가지만 하는 건 뭔가 재미가 없었습니다.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는데 왜 한 가지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도 유명해지면서 저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이 게임은 5가지 라인으로 불리는 위치가 있고 각 라인별로 원하는 역할이 달랐습니다. 저는 한게임은 탑 라인을 가면 다음 게임에는 다른 라인을 가거나 다른 캐릭터를 선택해서 게임을 즐겼습니다. 소위 장인이라 불리는 사람이 될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게임 방식에도 장점은 있었습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5명이 한 팀을 이루는 게임인데 각자 잘하는 라인이 있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라인을 비슷한 실력으로 했기 때문에 남는 라인을 가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건 제 성향에 관해서 어릴 적에는 한 가지를 여러 번 하는 걸 그냥 싫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길 줄 한 가지를 선택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던 거 같습니다. 꿈도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릴 적에는 하고 싶은 게 많았습니다. 운동선수도 되고 싶고, 과학자가 되고 싶어 한 적도 있습니다. 어느 날은 항해사가 되고 싶기도 했습니다. 어릴 때는 걱정이 없었고 진짜로 선택할 길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꿈의 크기는 줄어들고 지금 내 현실만 눈에 보입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지만 잊고 사는 사실은 인생은 한 번뿐이고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당장의 현실을 바꿀 수 없지만 그래도 꿈 정도는 꾸고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얘기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일은 없었습니다. 그저 눈앞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삶을 살았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학교 성적을 받고 대학에 가는 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취업을 하기 위한 시간들, 취업을 하고 나니 돈을 모으고 회사에 적응하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난 왜 꿈이 없이 살지? 난 무엇을 좋아하지? 난 왜 누워서 쉬는 것만 좋아할까? 놀고 쉬는 게 적성에 맞는 거 같은데 그렇게 살 순 없고, 좋아하는 일, 열정을 가지고 했던 일이 무엇이었지? 하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인생을 정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호기롭게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겠다. 쉬면서 하고 싶은 일도 해보고 다른 사람들도 잘하고 있는 유튜브로 성공을 해보겠다는 꿈을 가졌지만 열정이 부족했고, 의지도 부족했고, 용기가 제일 부족해서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고 코로나가 터지고 모아둔 돈도 다 떨어져 갈 때 어렵게 직장에 다시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직장생활 중에 최대한 많은 일들을 접하고, 취미를 즐기는 생활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직 꿈을 못 찾은 이유는 경험과 도전이 부족해서 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100가지 일을 해봤지만 꿈을 못 찾았지만 101번째 한 일이 제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제 꿈이 될 수 있습니다. 혹은 여러 가지 일을 해보고 나서 지금 하는 일이 최고였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상상 속으로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걸 그만두고 도전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큰 손해 보는 일이 아니라면 실패하면 어떤가요? 실패한다고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제가 하는 모든 도전의 이야기를 담아 보려고 합니다. 

인생에서 한 번은 제가 그리고 글을 읽는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만나기를 희망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