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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셜or패밀리 워커 Mar 17. 2023

자녀 육아 중에 접한 복지 3

학령기

 


 네 명의 아이들이 모두 다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삼둥이는 안타깝게도 코로나 팬데믹 때 입학을 해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며 온라인 수업을 했다. 3명이 동시에 학교에 들어가니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치구에서 셋째부터 입학축하금이 나왔다. 셋째, 넷째 입학축하금으로 이것저것 사줄 수 있었다. 


 모두 초등학생이 되니 사교육이 시작된다고 하지만, 우리 형편에 사교육은 시킬 수 없었다. 그나마 첫째는 피아노학원을 다니고 있었지만, 동생들은 악기 하나 시키려고 해도 3명을 동시에 가르쳐야 하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삼둥이들도 형아 따라서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나중에 엄마가 가르쳐줄게라고 하며 차일피일 미루었다. 우연히 알게 된 피아노원장님께서 우리 아이들에게 재능기부로 피아노를 가르쳐 주신다고 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벌써 그분 학원에서 무료로 피아노를 배운 지 4년이 되어간다.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아이들이 있는 시간은 더 늘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그나마 학교에서 먹고 오는 급식도 못 먹으니 아이들 삼시세끼 해 먹이느라 아이들 학습은 손도 댈 수 없었다. 코로나 팬데믹 때 학원들은 호황을 누렸다는데 우리 집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학교 방과 후프로그램은 코로나로 몇 개 안 되는 수업도 온라인으로 전환한다니 이것도 컴퓨터, 태블릿도 하나밖에 없는 우리 집에서는 언감생심이었다. 


 서울시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서울런이라는 학습 지원을 해 주었다. 우리 아이들 네 명은 아이스크림 홈런을 선택하여 각 한 명씩 태블릿 학습기로 공부할 수 있었다. 각자 한 대씩 태블릿 pc가 생기니 이것저것 영상도 보고 문제도 풀고 한동안은 아주 잘 이용할 수 있었다. 이제는 홈런 그만하고 친구들과 함께 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한다 TT


 아들들이 많다 보니 운동도 시키고 싶었다. 집에서만 있으니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서로 싸우는 데 쓰기 시작했다. 운동을 시켜야만 했다. 스포츠이용권으로 월 8만 원(2023년 기준 95,000원으로 인상됨)의 운동시설 이용 바우처 카드를 발급받았다. 이 서비스도 법정차상위가정 자녀들에게 주는 혜택이다. 제일 처음 배운 운동은 인라인스케이트였다. 지인께서 인라인스케이트와 각종 장비를 물려주셔서 가능했다. 수영, 클라이밍, 탁구, 복싱등 다양한 스포츠를 무료로 배울 수 있는 좋은 서비스이다. 


 문화누리카드도 발급받았다. 1년에 10만 원 지급되는 바우처 카드(매년 1만 원씩 오르긴 한다)로 극장, 도서, 여행 등 문화생활에 유용하게 사용했다. 그러나 년 10만 원은 턱없이 오르는 물가에 대비해서 턱없이 부족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블 영화를 기다렸다가 방학 때 한번 정도 보여주었다. 문제집도 한 권 이상은 구매할 수 없었다. 4명의 문화누리카드를 아껴 놓았다가 여행 갈 때 한 번에 숙박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방과 후교실에 무료로 다니고 있다. 하교 후에 아이들은 방과 후교실에 가서 수학공부도 하고, 4시쯤 저녁을 먹고 집으로 온다. 돌봄 위주이다 보니 저학년 때까지는 좋았지만 고학년이 되면 아이들이 가기 싫다고 한다. 


 사회복지사로 일했을 때 무료 방과 후교실에서 잠깐 일했었다. 나름 아이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고, 경험을 해 주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러나 정작 부모님들은 기초 학습이 잘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학습 위주로 제공해 주길 원하셨다. 그때는 인력도 부족해서 아이들 하나하나 기초학습 봐줄 여력도 되지 않았다.

지금 나도 그 부모님들의 입장이 되어보니 학습 욕구가 왜 컸는지 이해가 된다. 사교육을 시킬 형편이 되지 않는 부모의 입장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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