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군님은 안 힘드세요?"
"(머뭇) 아 네, 일은 일이니깐요. 힘들면 말씀드릴게요."
전혀 내 플랜에도 없었던 업무를 배정받은 지 1달이 되어 간다. 본 업무에 충실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러운 업무 변경에 당황했다가 이제는 갑자기 몰아닥치는 이른바 '가이드'없는 업무 배분에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에, 저런 질문은 3년 차 직장인에게도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난감한 질문 중 하나다.
두 달 반 만에 이 신분으로 모든 공정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익혀야 하는 업무를 배정받는다는 게 썩 기분이 좋진 않다. 옛날 같았으면 '오 나에게 기회가 생겼어.' 라며 좋아했겠지만 그러기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고 너무 많은 것을 경험해버렸다. 언제 버려질지 모르고 현재도 내 업무가 타인의 업무성과로 평가될 것이 뻔한 '서포트'의 역할에 왜 이렇게 바라는 게 많은 건지도 모르겠다.
직장을 다니면서 깨닫지만 직장인은 거짓말을 참 잘해야 한다.
싫어도 좋은 척, 좋아도 싫은 척. 때로는 업무가 없으면서도 업무를 못 한다고 말할 줄도 알아야 하고 가만히 모른다고 잡아 때기도 해야 한다. 누군가 도움을 청하면 도움을 냅다 받아서 처리해서도 안 되며 난감한 표정을 지을 줄도, 때로는 좋은 표정을 지을 줄도 알아야 한다. 포커페이스와 능수능란한 거짓말. 그것 또한 능력이라는 것을 그간 직장을 3년 동안 다니면서 깨달은 사실 중 하나였다.
그 옛날에도 처세술이라는 단어가 있었던 것처럼,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처세술'이란 어쩌면 포커페이스 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표정을 감추고 감정을 숨기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일을 하는 것. 많은 주니어들이 그것을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쩌면 직장을 오래 다니려면 거짓말이라는 것에 능수능란해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열사가 되어 수많은 장애물들과 싸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열정이 많은 것. 그리고 친절한 것이 독이 될 줄이야. 참 씁쓸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