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복귀

by 염군



데스크톱과 모니터 2개를 큰 테프론 백에 담고 아침 택시를 탔다. 벌써부터 속에서 뭔가 울렁거린다. 한 달 만에 출근을 한다는 게 이리도 힘든 일이었던가? 게다가 꽉 막힌 올림픽 대로를 보고 있자니 안 하던 멀미마저 나기 시작한다.

코로나 확진수는 점점 늘어나고 이제 코로나 3단계도 눈 앞에 다가오는 듯하는 요즈음, 일복 많은 팔자에 업무 R이 바뀐 것도 모자라 본사 출근이라니. 당분간 잠실로의 출퇴근을 생각하니 눈 앞이 아찔하다. 코로나 때문에 어디 근처에도 가지 않는데, 걱정 아닌 걱정이 드는 건 왜 일까?




업무는 생각보다 간단했지만 예상치도 못 한 업무가 추가됐다. 내가 업무를 잘했나 싶기도 하면서도 의례 또 일복 많은 나의 운명 줄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나 싶다. 아 몰라 제기랄.


생각지도 못 한 야근에 생각지도 못 한 업무에 오랜만에 일 좀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당장 지끈지끈한 마케팅 업무가 아니다 보니 머리를 굴릴 일이 없기 때문도 있거니와 당장 머리를 굴려봤자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했던 그간의 작업들과는 전혀 다른 업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 3년간 했던 (사주가에서도 들었던) 나의 천직, 마케터라는 직업을 놓치고 싶지 않다. 아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라는 건 있다는 걸 늘 생각해야 하는데. 운명의 수레바퀴 속에서 나는 과연 어느 길을 가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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