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심야 메가버스를 타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글래스고... 다시 남쪽으로 내려와 맨체스터를 거쳐 마침내 리버풀로 가는 기차를 탔을 때 창밖에는 키 큰 억새풀들이 바람에 휘날리며 내가 타고 가는 기차를 환영해주고 있었다.
도시 전체가 비틀즈의 기억을 찾아 전세계에서 방문하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그곳. 더블린으로 심야 크루즈를 타고 넘어가기 위해 아침 일찍 리버풀에 도착해 하루 종일 거리를 쏘다녔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리버풀의 거리를 걷는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쿵꽝거리는 이 느낌을 어떻게 설명할까?
존 레논과 폴 매커트니가 어린 시절 뛰어 놀았던 생가와 스토로베리 필드를 매지칼 미스터리 투어 버스를 타고 방문했다. 버스를 타는 순간 흘러나오는 주옥같은 비틀즈의 노래들이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60~70년대의 리버풀로 시간을 돌려놓은 듯했다.
'나는 왜 리버풀을 꼭 가고 싶었을까?'
비틀스가 밴드를 결성해 젊고 풋풋한 그들의 영혼에 음악이란 옷을 입히던 그 시절처럼...
나도 내 영혼에 다시 그 무엇인가 새로운 옷을 입히고 싶었다.
우리는 그렇게 여행을 통해 삶을 리 디자인하고 내 영혼은 우물을 두레박질하듯 새롭게 용솟음친다.
존 레논이 어릴 적 뛰어놀던 이곳은 비틀즈의 위대한 노래 'Strawberry Fields Forever'의 무대로 음악적 영감을 준 곳이다. Photo by ma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