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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카당스 Sep 03. 2024

억소리 나는 MBA, 정말 필요할까?

초고학력 시대, MBA에 대해 생각해본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후배 직원들에게 종종 듣는 질문이 있다.


커리어 점프를 하고 싶은데, MBA를 해야 하나요?


MBA뿐 아니라, 다른 대학원 과정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질문일 것이다.

회사를 다니고 경력을 쌓다 보면 어느 순간 정체되는 느낌이 들고, 들이는 노력에 비해 보상이나 회사에서의 인정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이 느껴지는 때가 온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만 빼고 승승장구하는 느낌이다. 답답한 마음에 결국 이직이나 학업을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MBA가 커리어 발전에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MBA는 커리어 향상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그럼 본격적으로 탐구해 보자.




무조건 MBA가 도움이 되는 경우


A는 기자 출신으로 학교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에서 풀타임 MBA를 했다. 졸업 후 미국계 은행에 입사하며 진로를 바꾸었고, 현재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B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성공하여 중간관리자로 승진한 케이스이다. 그는 요즘 고민이 많다. 관리직이 되면서 생소한 회계 장부의 숫자를 봐야 하거나, 일하기도 바쁜데 직원 관리까지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위의 두 경우는 MBA를 통해 커리어 체인지를 하거나, 관리직으로 전향하는 경우다. MBA를 통해 경영학 관련 지식을 쌓고, 커리어 체인지를 하거나 관리기술이 필요한 직급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위 사례에서 A는 미국에서 풀타임 MBA를 했고, B는 파트타임 MBA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풀타임 MBA의 경우 학교의 네임벨류가 무척 중요하다. A의 경우 보스턴의 명문 사립학교 MBA를 졸업했는데, 명문 학교다 보니 인턴을 비롯해 취업의 기회가 많았고, 그래서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었다.

MBA가 너무 흔해진 세상. 이제는 국내에서도 MBA 출신을 따로 뽑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아직도 탑 MBA는 인정을 받지만, 어중간한 해외 MBA라면 이도저도 아니고 돈만 날릴 수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하자.

관리직으로 오르는 기회라면 국내 MBA나 주말 과정도 충분하다. 여기서는 네임밸류보다, MBA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지식들이 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MBA가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경우


C는 회사에서 발전 가능성이 별로 없는 업무를 하고 있다. 부서의 핵심 직무에 필요한 역량이 없기 때문.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 역량을 키우면 회사에서 인정해 주고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D는 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부서 동료들은 절반 이상이 MBA나 대학원 학위를 소지하고 있다. 그는 동료들에게 뒤처지고 싶지 않아 MBA를 선택했다.

MBA가 이런 경우에 왜 도움이 안 되는지 알아보기에 앞서, 회사의 생리를 이해해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기존 직원의 학력이 높아진다고 해서 돈을 더 줄 필요도, 승진을 시켜줄 필요도 없다. 이론적으로 보상은 결국 직원의 업무의 특성과 그의 성과에 연동이 된다.

학력이 높아지면 직원의 업무가 바뀌는가? 학력이 높아지면 성과가 좋아지는가?

위의 두 질문에 ”예“라고 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즉, 대부분의 경우, 학력은 업무 성과와 무관하다는 것.

사실 D는 나의 얘기이다. 미국에서 근무할 당시 주말 MBA를 졸업했지만, 이력서에 한 줄 넣은 것 외에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었다. 차라리 돈과 시간이라도 아끼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A가 도움이 되는 경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MBA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이직을 할 때다.

사실 경력직 지원자들의 서류를 검토할 때, 학력란을 크게 눈여겨보지 않는다. 학력보다는 경력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슷한 경력을 가진 지원자가 둘 이상이라면, 학력이 아주 약간의 가산점이 될 수도 있다. MBA가 차고 넘치는 금융업이 아닌 다른 업종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같은 회사, 같은 부서에 머물 생각이라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내 경우도 워낙 주변에 MBA를 마친 사람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MBA를 했을 뿐, 우스갯소리로 “MBA가 내가 일을 1년 더 할 수 있게 해 준다면 성공이다”라고 말하곤 했다.


그만큼 스스로도 MBA의 쓸모없음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선택은 스스로의 몫


결국 선택은 스스로의 상황에 맞춰 신중하게 해야 한다.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다만 MBA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내 MBA와 해외 MBA, 풀타임과 파트타임의 선택지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커리어가 막혔다는 느낌이 드는 순긴들을 소중하게 여기길 바란다. 그때야말로 자신을 돌아보고, 한 단계 나아갈 채비를 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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