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23
마지막 일기를 쓰고 두 달치 일기가 비어있다. 그닥 덥지도 않았던 여름은 온전히 코코에게 쏟아 부었다. 언제 끝날지 모를 나날이기에 매일매일 곧 끝날 것 같만 같은 마음으로. 실제로 이번 여름의 계절은 나날이 희망이 옅어져가던 시기였다. 사지에 더해 종국에는 목까지 못 가누게 되었고, 병원 진료일이면 의사에게 요즘은 숨을 할딱할딱 이렇게 쉬고요, 다리는 파들파들 이렇게 떠는데요, 라면서 상태를 설명하다가 못내 헛웃음만 나왔다. 그런 나를 본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저런 이야기를 하며 웃을 수가 있지 하며 약간 사이코패스 같다고 느끼기도 한 모양이다.
그래도 그렇게 매일 아직 내 옆에 이 생명체가 그저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게 좋았다. 움직이지도 못하는 살덩어리일지라도, 나를 또렷하게 바라보며 눈으로 말을 건네는 듯한 개구진 그 눈빛만은 여전했으니까. 얼굴 표정은 자주 지쳐 보여 안쓰러웠지만 그마저 정말 사랑스러웠고 그래서 더욱 미안했다.
매일매일 이 날도 곧 끝날 것이라는 생각만을 끌어안고 지냈다. 당장 그날이 내일이 될 수 있다고 인지하며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