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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0계속 글을 쓰는 것은 시간낭비일까?조언부탁요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글을 써야하나?

by 다올

백 일 동안 글을 쓰는 챌린지를 하고 있다. 마음 같아선 100개의 글이 완성되었을 때 60개 정도를 골라 책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1971년도에 태어난 나는 동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오랜 기억인 세 살 때 이야기부터 글을 썼다. 그리고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입학한 이야기며 학교 풍경, 학교 앞 문방구 이야기, 소풍 이야기, 오래된 전통시장에서 순대를 사 먹던 이야기들을 썼다.

이야기는 아직도 4학년까지 밖에 쓰지 않았으니, 앞으로 쓸 이야기는 많다. 그런데 과연 이 글을 쓰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챌린지니까 챌린지를 하는 카페에 글을 올려 인증을 한다. 소통보다는 인증의 목적인지라 댓글이 달리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나는 가끔 댓글을 달아주기는 한다.

글을 쓰는 시간은 몇십 분쯤 된다. 만약 하루에 이십 분씩만 글을 쓴다고 해도 백일이면 이천 시간이 된다.

책을 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목을 잡고 목차를 정하고 글을 쓰면 된다. 그래서 기억 속의 옛날이야기들을 쓰고 있다.

글쓰기 선생님들은 말한다. 독자를 정하라. 이 글을 너라면 읽겠는가를 생각하고 써라.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를 떨 듯이 자연스럽게 써라. 초고는 쓰레기이니 일단 써라.

머리로는 알겠는데 잘되지 않는다. 내 글엔 거의 댓글이 달리지 않는다. 다른 작가들의 글에 댓글이 수십 개씩 달리는 것을 보면 너무 부럽다. 때로는 나의 품앗이가 부족해서 그런가? 라는 생각도 한다. 댓글을 달다 보면 엄청나게 길게 쓸 때가 많다. 그래서 요즘은 간단하게 댓글을 달고 오기도 한다. 드라마 하나 덜 보고 댓글을 열심히 다면 내게도 댓글이 달릴까?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그보단 내 글의 수준을 올리는 것이 제일 큰 과제인듯하다. 오늘 글을 올리면 벌써 스무 번째의 글이 된다.

소박하게 매일 글을 써서 글 근육을 키우자 하는 마음만 가지면 마음의 짐이 가벼워지긴 한다. 하지만 제대로 하지 않는 운동은 몸에 독이 될 수 있듯이 글도 마찬가지 아닐까? 나는 이렇게 계속 글을 쓰는 것이 맞을까?

점점 자신감을 잃고 있다. 이쯤에서 추억을 소환하는 글은 그만두어야 할까?

다른 소재를 찾아서 글을 써야 할까?

사실 매일 글을 쓰고 있지만 자정이 다 되어서 쫓기듯 글을 쓰다 보니 생각하고 고민하고 글을 쓰지는 못한다. 일단 쓰고 보자. 나중에 고치더라도 일단 쓰자는 마음이 큰 것도 사실이다. 지금 여기까지 쓰는 데 걸린 시간도 구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트가 스무 개 이상을 달리는데 과연 글을 읽고 하트를 주시는 걸까? 나는 다른 분들 브런치 글을 읽을 때 시리즈를 거의 완독하는 편이다. 재미있고 궁금하니까. 내 글은 어떤 글일까? 읽고 나면 시간이 아까운 글일까?

나는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브런치 입성 두 달 만에 책을 내셨다. 일 년도 안되었는데 여러 군데에서 기획출판 제의가 왔다는 글을 보면 솔직히 부럽다. 올핸 꼭 등단하고 정식 작가가 되고 싶다는 소원을 가지고 있는데.

작가님들 저 어쩌면 좋을까요? 잠시 시간 내서 고견을 주시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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