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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일 May 10. 2020

단어의 진상 #33


니가 아무리 몸부림 쳐봐야

나의 눈을 가릴 수는 없다 

    

니가 아무리 짓밟아 봐야

나의 입을 막을 수는 없다    

 

너의 나태와 오만을

무책임한 삶의 무게를

나에게 숨길 수는 없다     


너는 결코 

나를 속일 수 없다


너는 

너는

53 61 82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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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울         


<진상의 진상> 저울     


저울은 냉정하다. 

올라서서 숨을 멈추고 아무리 배에 힘을 줘 봐도 소용이 없다. 

어 이게 아닌데, 그럴 리가 없는데, 아무리 의심해 봐야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어젯밤에 조금 과식을 했을 뿐이고, 곧 빠질 살이라고 우겨도 들어먹질 않는다. 

숫자는 냉정하다.     


세상에는 불편한 존재들이 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대강 넘어가면 좋으련만, 얼렁뚱땅 넘어가지 않는 존재들이 있다. 

약점을 콕콕 찔러대는 가족의 잔소리, 듣기 싫은데도 바른말만 해대는 동료, 통계를 들이밀며 꼬치꼬치 따지는 부류들…….

피하고 싶고 내치고 싶고 자르고 싶은 존재들. 

그래서 그들은 쓴소리한 죄로 미움받고 밀려나고 때로는 모함에 시달리기도 한다.    

 

당장은 싫고 밉더라도 그 존재들을 인정해야 한다. 

입에 쓴 약일수록 참고 삼켜야 한다. 

그것이 결국 나를 위하고 우리 모두를 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아니꼬워도 어쩔 수가 없다.  

    

만약 당신이 다이어트에 꼭 성공하고 싶다면, 건강한 인생을 살기 원한다면 저울을 던져버릴 수는 없다. 

불편하고 괴롭더라도 그 숫자를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니꼬워도 정말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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