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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지니 Mar 01. 2020

'와알못'이여 마트로 가자.

마트 와인 어디까지 마셔봤니?  - 마트 와인 고르는 기술

요즘 마트 와인은 와인 전문샵 뺨치는 다양한 셀렉션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가격 면에선 완전히 독보적이다.

아무리 최소한의 마진만을 남기고 판매하는 와인샵이라고 해도 마트에서 만들어진 규모의 경제 가격은 못 따라가는 듯싶다.


우리나라는 높은 주세로 인해 같은 와인도 해외 가격 대비 최소 1.5배에서 2배 가까이 더 비싸다.

내가 혹시 남들보다 비싼 가격에 와인을 사고 있는 건 아닌가 의심이 들 땐 ‘와인 서쳐’ (wine-searcher)라는 해외 와인 가격 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놀랍게도 요즘 마트에서 해외 가격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파는 것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와인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런 걸 두고 ‘해평가 대비(해외평균가격 대비) 좋다’라고 표현한다. 미국에선 보통 $25불 이상을 주면 그래도 꽤 괜찮은 와인을 마실 수 있는데, 그  $25불짜리 와인이 한국에 오면 이런저런 중간 마진과 세금이 붙으면서 6만 원이 넘어가게 된다. (참고로, 옐로우테일의 미국 가격은 $4.99불이다.)


그러니 해외 가격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마트 와인들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이마트가 도스 코파스(Dos Copas)와인을 4900원에 내놓자 이에 질세라 롯데마트가 100원 더 싼 나투아 스페셜 셀렉션(Natua Special Selection) 와인을 선보였다. 두 와인 모두 가성비 좋은 와인들인데 가격까지 합리적이니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개인적으로 프랑스 와인보다는 미국 와인이 가격 대비 가성비가 좋다. 프랑스 와인 중에 3만 원대 이하로 괜찮은 것을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 마트에 champagne을 행사가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스푸만테나 모스카토가 아닌 샴페인!) 샴페인을 살 경우 실패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글 . 그림 : 최소진


그렇다고 마트에는 전부 가격 싼 와인만 있는 건 아니다. 1만 원대부터 10만 원대 이상까지 전문 와인숍 뺨치게 다양한 셀렉션을 갖춘 것 또한 요즘 마트 와인의 특징이다. 만약 가성비 좋은 데일리 와인보다 한 단계 더 수준을 높여 좋은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득템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업 직원이 추천해주는 것? 아니면 언젠가 블로그에서 본 적 있는 것? 대회에서 메달을 받았다고 라벨에 붙어있는 것?


가장 좋은 방법은 와인을 집어 들고 앞 라벨을 보는 것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프랑스 와인 같은 경우 와인 등급을 읽는 법 정도는 익혀두는 것이 좋다. 앞 라벨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을수록 좋은 와인이다. 특히 품종이 쓰여있지 않은 와인은 아주 저품질의 와인이라고 보고 믿고 걸러도 무관하다. 이런 건 뱅쇼나 샹그리아를 만들 때 활용하면 좋다. 좋은 와인은 와인의 품종과 나라, 지방, 지역, 어느 구역의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인지까지 아주 상세하게 적혀있다. 완도 전복처럼 좋은 지방에서 난 것은 그 본원을 최대한 대대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하며 광고하듯, 좋은 와인도 마찬가지다.


많은 영업직원이 메인으로 추천하는 와인은 대부분이 쥐약일 확률이 높다. 좋은 와인은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 사가기 때문에 영업직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자. 일례로 내가 찾는 와인은 항상 품절이기 일쑤였는데, 그걸 영업직원이 나에게 추천해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와인병에 어느 대회에 참가해서 어떤 메달을 받았다고 광고하는 것도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다. 첫째, 일단 우리는 그 대회가 어느 나라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둘째, 심사위원은 누구인지? 셋째, 어떤 와인과 비교해서 상을 받은 것인지? 등의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프랑스 유수의 AOC등급의 와이너리 같은 경우 이미 나라에서 진행하는 아주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 등급을 얻었기에 사사로운 대회에 참여하지 않는다. 로마네 꽁띠가 무슨 대회에 참가해서 상을 받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을 것이다. 메달 받은 와인이라고 해서 우리가 기대했던 맛을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만 기억하자.


이제 꽤 괜찮아 보이는 와인을 발견했다면, 비비노 ‘vivino’라는 와인 어플을 켜고 전문 소믈리에의 평점, 다른 사람들의 테이스팅 노트를 최종적으로 참고한 뒤 내 입맛에 맞을지 판단하면 된다.


뭘 사야 할지 정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 개인적으로 아르헨티나 말벡, 미국 나파밸리 지역의 와인, 스페인 와리오하 지역 레드 와인을 추천한다.


이제 더 이상 마트에서 와인 고를 때 행사가 와인만 찾지 말길 바란다. 당신이 맛봐야 할 와인은 무궁무진하니까!


본 글은 <싱글즈 3월호>에 기재된 칼럼입니다.



책 정보


교보문고 : bit.ly/2jLpzsD

YES24: bit.ly/30yxv01

알라딘: bit.ly/2JvNC8Q


저의 첫 번째 책 <몰라도, 와인>은 와인에 관심은 있지만, 마냥 어려워서 포기했던 와포자들에게 최대한 와인을 트렌드 하게 담고자 한 책입니다.

와인 좋아하는 지인에게도 선물로도 좋겠죠?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와인, 일상, 여행 컨텐츠를 인스타 @winessay에 올리고 있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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