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의미

< 오디세이아> 중 나를 깨우는 한 문장

by 아트노마드 함혜리

' 인간들이란 역시 미련하단 말이야. 재앙은 모두 우리가 내린다고 불평만 하고 있지만 정작 분수에 벗어난 자신들의 무례함 때문에 타고난 운명보다 더욱 쓰라린 역경을 당하게 된다는 걸 모르거든.'

- 호메로스 , <오디세이아>


기원전 8세기 경의 인물로 알려진 호메로스가 지은 서사시 <일리어드>와 <오디세이아>는 서양 문학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최고의 고전으로 꼽힌다. <일리어드>는 10년 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을 중심으로 영웅들의 이야기와 전사들의 무용담을 그린 것이다.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이 그리스 동맹군의 승리로 끝나고 나서 10년에 걸친 주인공 오디세이아의 파란만장한 귀향길 이야기로 꾸며진다.

이타카 섬의 왕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 위해 항해에 나선다. 얼른 고향에 돌아가 사랑하는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을 만나는 꿈에 부풀었으나 그의 운명은 고난과 역경이 이어진다. 항해 도중 포세이돈의 아들인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의 동굴에 갇히는데 지혜로운 오디세우스는 불에 달군 말뚝으로 외눈박이 거인의 눈을 찌르고 탈출에 성공한다. 이에 분노한 포세이돈이 풍랑을 일으키고 그를 요정 칼립소의 섬으로 가게 한다. 칼립소가 그에게 연모의 정을 품는 바람에 불행히도 몇 년째 발목이 잡힌다. 귀향을 위해 저승까지 찾아가고 난파와 표류 등을 겪다가 가까스로 스케리아 섬의 공주에게 구조돼 천신만고 끝에 고향 이타카로 돌아간다. 고향에서는 그의 부인 페넬로페를 차지하려는 고약한 청혼자들이 몇 년째 진을 치고 있는 중이었다.

아직 신과 영웅들이 동시에 등장하는 신화의 시대였는데 제우스 신은 이야기의 초반에 이런 말을 한다. 인간이 겪는 고난과 역경은 인간이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과욕을 부리고 도리에 어긋난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자 지혜의 눈을 가진 여신 아테나는 부도덕한 사람은 응당 그런 대가를 받아야 하지만 오디세우스처럼 선량한 사람이 그런 고초를 겪는 것은 생각할수록 가엾다고, 그는 정말 불운한 사람이라고 설득한다. 이에 제우스신은 오디세이아가 고난의 여정을 끝내고 고향에 돌아가 가족을 만나도록 계책을 세우자고 한다. 오디세우스는 늙고 남루한 거지 행색으로 나타나지만 진심으로 그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도움과 지혜로 염치없고 탐욕스런 청혼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페넬로페와 재회한다. 고비 때마다 아테나 여신이 도움을 주었다.

선량하고 지혜로운 사람에게 고난과 역경이 끊임없이 닥칠 때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데, <오디세이아>에서는 신은 결코 이런 사람을 끝까지 외면하지 않는다. 고난과 역경이 나에게 닥치면 우선은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지 곰곰이 분석해 보고 그 원인이 나의 잘못이라면 고치면 된다. 그것이 아니라면 지금 나에게 닥친 고난과 역경은 신들이 꾸민 시험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고난의 파고를 조금은 쉽게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keyword
이전 16화진실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