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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첫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처럼

공유할 용기

by 치유언니

첫아이가 처음 걷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어느 날 배밀이로 기어 다니던 아이가 무릎을 세우더니 일어섰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엉덩방아를 쿵 찧으며 앉았다. 다음날에는 한참 동안 서있었다. 아이 앞으로 가서 팔이 닿을락 말락 하는 거리에 앉아 손을 내밀었다. 바닥에서 발은 띄지 않고 몸만 앞으로 오는 바람에 내 품에 얼굴을 묻으며 쓰러졌다.

설거지하고 돌아서는데 아이가 서있었다. 놀란 나를 쳐다보고 싱긋 웃더니 한 걸음을 내디뎠다. 주저 않았다가 일어날 때마다 한 걸음씩 더 걸었다. 두 팔 벌려 기다렸다. 아이가 걸어올 때마다 뒤로 물러났다. 아이는 나와 가까워지자 두세 걸음 달려와 안겼다. 입을 벌리고 두 눈을 질끈 감고 달려오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이가 엄마에게 달려오고 싶은 마음과 초보 작가들이 글을 써서 세상에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같지 않을까?

두렵지만 하고 싶은 마음,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설레는 마음 말이다.

나는 그랬다. 아이가 발걸음을 쉽사리 떼지 못하면서, 마음은 이미 엄마에게 달려가고 있듯이.

혼자 쓰는 글을 공유하지 못하면서,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처음으로 블로그에 공유하던 날, 나는 아이처럼 두 눈 찔 끈 감고 '발행' 버튼을 눌렀다.


글을 공유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 글이 평가받고 비난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망설였던 시간이 무색할 만큼 아무렇지 않았다. 마음 졸일 필요도 없었다. 아무도 내 글을 보고 비웃지 않았다. 실력이 부족하다고 잘 못썼다고 하는 사람 없었다.

일단 시작하고 나니 오히려 재미있어졌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 쓸까,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어떤 감정이 들까. 내가 쓰는 글에 공감해 줄까? 설레기도 했다.


책을 쓰기 위한 글쓰기 훈련 중이다. 분량 채우기, 다양한 문체 써보기, 글쓰기 스타일 등을 연습 중이다. 힘주어 쓴 글보다 가볍게 쓴 글이 반응이 더 좋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글이 공감이 잘 된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혼자 쓰는 글은 나만의 것이지만, 내보내는 순간부터는 누군가의 삶을 돕는 일이다. 내가 쓰는 단어, 한 문장이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웃음, 위로, 공감을 줄 수 있을 거란 설렘으로 쓴다. 내 글을 공유하고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배운다.



초보 작가가 글을 공유해야 하는 이유


외롭지 않게 꾸준히 쓰는 힘

글쓰기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고독한 순간도 많다. 마라톤 경기할 때처럼 페이스 조절해야 한다. 스스로 시간 관리해야 하고, 감정 조절도 혼자 해야 한다.

혼자 하다 보면 포기할 확률이 크다. 글을 공유하고 독자들과 소통하면 외롭지 않다. 쓰기 싫은 날도 내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포기하지 않고 쓴다.

공감하는 댓글이나 응원을 받으면 신이 난다. 글을 꾸준하게 쓸 힘 얻을 수 있다. 외롭지 않게 꾸준하게 글 쓸 수 있다.


객관적 시선으로 성장하는 글

내가 쓴 글을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다. 나는 편하게 썼더라도 독자는 불편하게 읽을 수 있다. 글을 공유하면 공감이나 댓글을 받는다. 여러 피드백을 통해 독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다. 건강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객관점 관점이 생긴다. 소통하는 글쓰기는 즐겁다.

공유는 내 글을 비춰보는 거울과 같다. 내 글에 담긴 생각이 어떻게 보이는지 알게 된다. 작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나의 빛을 찾는 여정

글쓰기를 취미로 시작했더라도 글을 공유하는 순간부터 타인을 돕는 일이 될 수 있다. 꾸준하게 글을 쓰고 공유하면 나만의 글쓰기 정체성이 생긴다.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누구를 위해 쓰는 글인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된다.

나는 글을 쓰면서 나를 깨닫고 치유하고 성장하는 방법을 정리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해왔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들이 내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며,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글을 쓰지 않았다면, 공유하지 않았다면 내가 가진 빛을 발견하지 못했을게다. 책을 쓰거나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을 꿈꾸지 못했을 거다. 글을 공유하는 용기는 숨겨져 있던 나의 빛을 발견하는 여정이 된다.




글을 공유하면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내가 가진 능력이나 정보를 자세하고 친절하게 알려주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

나는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하는 데 전문가다. 치유 도구를 찾고 경험하고 사람들에게 전하는 게 내 사명이다. 배우고 적용하고 나만의 방법을 찾는 과정을 즐긴다. 글도 삶도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하도록 돕는다.

이렇게 나에 대해서 반복해서 쓰고 공유하면서 나를 정의한다. 이것이 공유의 힘이다.


혼자만 보는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글 공유는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걸 세상에 알리는 일이다. 자유롭게 쓴 글을 세상에 공유함으로써, 내 글에 대해 객관적인 관점을 키우고, 성장할 수 있는 빛을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공유하는 게 두려웠다. 아이처럼 눈 질끈 감고 첫걸음 내디뎠다. 눈을 떠보니 계속 글을 쓰고 있다. 공감과 응원을 받고 용기 얻는다.


꾸준하게 쓰면서 도움 주고 싶어 연재를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자정 전에는 글을 올린다. 감사하게도 글을 봐주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아이처럼, 눈 질끈 감고 공유할 용기 가지길 잘했다.

내 글이 세상에 나와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 순간, 나도 글도 성장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오늘도 읽고 쓰고 공유한다.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하는 당신의 빛나는 삶과 글을 응원합니다.



자기 치유 성장 치유포유

셀프 치유법을 전하는 치유 언니

치유성장 에세이스트 최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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