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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는 이유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by 치유언니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은가.

글을 쓰면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을까.

내 삶에 만족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앞으로 남은 인생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내가 살고 싶은 삶


햇빛이 잘 드는 이층 내 책방, 한쪽 벽면이 책으로 가득 차 있다. 한 달 전에 입양한 로봇 아로미가 향긋한 치유 블렌딩 차를 가져다준다. 치유 블렌딩 차는 토털 힐링 센터 '치유포유' 공간에서 손님에게 제공되는 차다. 첫 향은 마음을 안정시켜 주고 마지막 맛은 정신을 깨워준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아로미가 읊어주는 아침 브리핑을 듣는다. 내가 투자하고 있는 회사에 어떤 일이 있는지, 세계 주요 이슈들을 간단하게 알려주도록 세팅되어 있다. 범죄 같은 부정적 뉴스는 알리지 않는다.



아로미가 브리핑하면서, 토마토와 신선한 야채샐러드와 쫄깃한 베이글을 구워 가져다준다. 당근 주스도 있다. 동그란 베이글을 4등분 하고 반으로 갈라놓아 한입에 쏙 들어가는 오픈 샌드위치 만들어 먹기 편하다. 크림치즈 한 스푼 듬뿍 바르고 야채샐러드를 올린다. 그 위에 자몽청을 올린다.



당근주스를 반잔 먼저 마신다. 샌드위치를 손가락으로 집어 든다. 자몽과즙이 떨어질 듯하다. 얼른 입안으로 넣는다. 알갱이가 살아있어 연어 알처럼 톡톡 터지며 과즙이 나올 거 같다.

샌드위치를 입에 넣자마자 귀밑이 찌릿해지면서 침샘 터진다. 쫄깃한 베이글에 얹은 샐러드가 싱그럽다. 으음~! 맛있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샐러드 소스에 레몬 오일과 수제 콤부차를 넣어 달라고 요청했었다. 콤부차와 자몽의 자연스러운 신맛과 당도가 잘 어우러져있다. 레몬오일이 조미료처럼 풍미를 돋아준다. 해독에 좋다. D - Limonene 성분이 몸속에 있는 중금속을 분해하여 배출하도록 돕는다. 샐러드에는 꼭 넣는 에센셜 오일이다. 레몬 많이 열렸던데 에센셜 오일 추출해야겠다 중얼거린다.



센스쟁이 아로미가 잔잔한 피아노곡을 틀어준다.

상큼한 향기와 초록, 빨강, 주황, 노란색 컬러를 즐긴다.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까지 천천히 음미하며 먹는 식사시간, 최고의 행복이다. 이 시간 덕에 열심히 일할 수 있다. 남은 당근 주스를 다 마시고 쟁반을 가져다 싱크대에 넣었다. 잘 먹었어 아로미야!



거실에서 미니정원으로 나가는 문을 열었다. 아카시아 향이 훅 들어온다. 아~! 이 향기를 에센셜 오일로 담으면 얼마나 좋을까. 분자구조가 가벼워 오일로 증류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조금이라도 더 맡으려고 킁킁거린다. 가벼운 스트레칭하고 벤치에 앉는다.

얼굴과 배를 태양 쪽으로 향한 채 실눈을 뜨고 잠시 해를 바라본다.

"최미교 태양 명상 시작합니다. 오늘도 저를 위해 빛나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 전하고 눈을 감는다. 두 팔을 아래로 벌려 뒤로 젖히며 가슴을 내밀면서 숨을 크게 들이쉰다. 하나, 둘, 셋, 넷 하는 동안 들이마시고, 잠시 멈추었다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세면서 천천히 길게 남은 숨 다 내쉰다. 다섯 번 반복한다.

이번에는 등을 태양 쪽으로 향해 뒤돌아 앉는다. 기분을 좋게 하고 소화도 시킬 겸, 오렌지와 스피어민트 에센셜 오일 한 방울씩 손바닥에 떨어뜨려 비빈다. 코 가까이 가져와 호흡하며 마무리한다.



배도 채웠고, 태양의 기운도 받았다. 책장에서 여성을 위한 에센셜 오일 치유법을 꺼낸다. 독서대가 있는 책상으로 가 의자에 앉는다. 내 몸에 맞게 맞춤 제작했다. 오래 앉아 있어도 꼬리뼈가 아프지 않도록 바른 자세를 잡아주는 의자다.

종이책을 읽는 시간은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시간이다. 아로마에게 책 읽어달라고 하기도 하지만 영락없이 잠이 들고 만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읽는 게 좋다.

이 책 저 책 읽다 보니 또 4시간이나 있었다. 몸이 찌뿌듯하다. 가볍게 기지개 켜고, 스트레칭한다. 밖으로 나가 몸을 움직이고 싶은데 생각이 날아가기 전에 글도 써야 한다.



나를 지켜보던 아로미가 내 앞에 앉는다.

"미교 작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예전에 내가 경험했던 일이 떠올랐어. 그때는 억울하고 이해 가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였더라고. 이 이야기를 글로 쓰려고 해. 어때?"

"좋아~! 미교 작가처럼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면 좋을지 도움 되겠어."

"그럼 이거 텍스트로 바꿔줄래? 미리 고마워.

나는 산책 좀 다녀올게. 아참 같이 가자. 너는 멀티가 되잖아? ㅎㅎㅎ"

"응 벌써 다 끝냈어. 나가자!"



멀리 다녀왔다. 평소의 두 배 거리를 걸었다. 발바닥에 아치가 없다. 납작하다. 조금만 걸어도 발목, 무릎, 골반, 허리까지 아프다. 발 모양을 본떠 아치를 만들어 넣은 맞춤 운동화 덕에 산책할 수 있다.


마당 노천탕으로 갔다. 아로미가 미리 예약해 두었나 보다. 탕 가운데에서 뜨거운 물이 솟아나고 있다. 노천탕 옆에 간이 탈의실이 있다. 침대형 라탄 벤치에 캐노피를 달아 노천욕 하다 피곤하면 꿀 낮잠도 잘 수 있다.

순면 파자마로 갈아입고 따끈한 물에 들어간다. 피곤했던 발과 종아리를 손으로 주무르니 온몸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듯하다.



에센셜 오일 블렌딩 수업하는 날이다. 나만의 블렌딩 키트에 수강생들의 감각을 더하면 멋진 치유 키트가 탄생한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한다 해도 자연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내 몸에 맞는 나만의 치유 키트 만들기! 어떠한 변형 바이러스에도 견뎌낼 수 있는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에너지 테라피다. 차크라 교육도 한다. 새로 추출한 에센셜 오일도 테스트하는 날이다.



내일은 에세이 쓰기 1박 2일 워크숍이 있다. 책쓰기 수강생들과 한 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으로 만난다. 아침 일찍 일어나 맞이할 준비 해야지. 물론 아로미가 거의 다하겠지만^^




어릴 때도 같은 질문을 했었다. '나는 커서 뭐가 될까. 어떻게 살고 싶은가.'


상상하면서 썼던 모습 그대로다. 편안한 집에서 책 읽는 모습,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방법을 전하며 사람들을 돕는 모습.

그 상상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어떤 일이든 내게 주어진 일을 다 해냈다. 내가 바라는 모습만 생각하며 하루를 살았다. 덕분에 지금의 나다. 작가가 되었고, 자연 치유 관련 일하는 사업장의 대표로 산다.


엄마, 며느리, 아내, 친구, 1인 기업 대표로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중요한 일이지만, 급하지 않은 일이 있다. 중요하지는 않지만 바로 해야 하는 일이 더 많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를 위해 시간을 내고 행동해야 이룰 수 있다.


느리지만 멈추지는 않는다.

내가 상상하는 그날! 방향은 정해져 있으니까.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원하는 삶을 그리기 위해서다.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생생하게 그리며 글을 쓴다.

나의 과거를 기억하고 상처와 아픔을 치유한다. 고통을 치유하면 성장할 수 있는 빛을 찾을 수 있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길은 글쓰기뿐이다. 평생 해야 하는 글쓰기. 내 남은 삶에 방향을 잃지 않게 나를 붙잡아준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자기 치유 성장 치유포유

셀프 치유법을 전하는 치유언니

치유성장 에세이스트, 라이팅 코치 최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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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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