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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로나 Nov 15. 2022

동사형의 삶

© chrislawton, 출처 Unsplash


낙엽 천지다.

걸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다가 문득 낙엽을 밟는다는 게 미안스러운 마음이 든다.

경비 아저씨가 길 한쪽에 잘 모아둔 낙엽들은 청소차가 와서 한차례 쓸어갈 것이다. 



겨울의 나무는 잎이 다 떨어진 채 매서운 추위를 견디고 새순을 내보이며 봄을 알려주겠지. 



계절은 삶과 닮아있다. 시작하는 설렘과 따뜻함은 금세 뜨거운 여름의 열정으로 이어진다. 이 열정은 절대 사그라들지 않고 쭉 이어질 것 같지만 어느새 가을의 선선한 바람처럼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도 한다. 자꾸 웅크리고 싶은 겨울 같은 시기도 있지만, 완전히 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도 다시 돌아올 따뜻한 봄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블로그에는 1년 전 오늘, 2년 전 오늘의 글이 뜬다. 2018년도에 시작한 블로그에는 어린 두 아이가 있고, 책을 좋아하기 시작한 내가 있다.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이나 했을까. 



뚜렷한 목표나 꿈은 없었지만 매일 무언가를 혼자 사부작거렸던 이유가 있다. 하루 잠깐이라도 뭔가를 기록하고 읽어야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그냥 책에서 하라는 대로 했더니 아무것도 없던 텅 빈 곳간에 나를 위한 아이템이 하나둘씩 자리 잡았다. 



4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그때의 '시작했던 나' 덕분에 있을 수 있다. 지금보다 더 깨닫고 성장하고 싶다면 오늘의 나도 뭔가를 반드시 시작해야 한다. 

또 몇 년이 지나서 2022년의 오늘 기록이 떴을 때, 나의 계절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기대된다. 



지금이 힘들어도 대안 하나쯤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이 시기에 맞는 극복 방법이 꼭 있다는 걸 믿고 뭐라도 하면서 움직이면 도움이 된다. 움직이면서 관찰해야만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흐른다는 진리를 알게 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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