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내게 말해주는 것

by miu

미칠 듯이 가려웠다.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온몸이 가려워 한동안 고생했다. 올해 초 1월부터 3월까지 한 3개월을 가려움증에 시달렸다. 피부과에 갔더니 최근에 약을 복용한 적이 있느냐고.물었다. 성인이 되면 복용한 약이 본인과 맞지 않으면 가려움증이 오는 경우도 있어 물어본다고 했다.


복용한 약이 없었기 때문에 그건 아닌 것 같았고 의사는 피부 가려움증은 원인이 너무 다양해 그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했다. 일단 항생제와 바르는 약을 처방해줬고 일주일이 지나도 가시지 않으면 다시 오라고 했다. 일시적으로 가라앉기만 할 뿐 나아지지 않았고 혹시 몰라 다른 피부과를 찾았다. 역시나 같은 말만 되돌아왔다.


주로 등, 배, 종아리, 허벅지, 손, 팔 부위가 집중적으로 가려웠는데 증상이 좀 가라앉았나 싶으면 이내 또 가려움이 올라왔다. 그 부위를 참고 긁지 않았는데도 열이 올라 그 부분만 빨개지기를 반복했다. 도대체 왜 이러지. 무엇 때문이지.답답했다. 원인을 알아야 뭐든 고쳐볼 텐데.싶었다. 이런 적이 처음이기도 했고 이 증상이 낫지 않고 평생 지속되면 어쩌지. 만성 가려움증, 두드러기가 되는 게 아닌가. 조금 무서웠다.

가장 큰 문제는 삶의 질이었다. 온몸의 두드러기 증상이 하루 종일 나타나니 내 삶의 질은 급격하게 떨어졌고 짜증이 늘어났다. 피부과에서 처방한 물컹한 바르는 로션도 약발이 다했다. 그래도 늘 일하러 갈 땐 꼭 챙겨가서는 가려움증이 올라올 때마다 수시로 발라줬다. 그래야 좀 위안이 됐다. 유튜브에서 만성 두드러기, 가려움증에 대한 피부과 의사들의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내 답답함과 궁금증을 해소해주지 못했다.


처음엔 혹시 이불을 바꿔서 그런 건가에서부터 시작해서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서일까. 먹는 걸 제대로 못 챙겨 먹어서 그런가. 내 안의 어떤 영양소가 부족하나. 별의별 원인을 다 생각해봤다. 피부과에서도 알 수 없다고 하고 우선은 지켜봐야 한다고 하니 나라고 뾰족한 수가 없었고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석 달이 지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날따라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영양제라도 맞고 일하러 가야겠다.싶어 내과를 찾았다. 간 김에 피검사도 하고 간단한 검진을 좀 받자 싶었다. 그다음 날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갔는데 콜레스테롤 수치, 간 기능 수치 등 대부분 다 정상수치를 웃돌아 건강한 편이라고 했다. 단 하나만, 정상수치보다 현저히 낮아서 반드시 보충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것은 바로 비타민D였다. 그러면서 비타민D가 부족하면 피부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때까지 난 의사에게 두드러기 증상을 겪고 있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내 두드러기 증상의 원인이 바로 이거였던 거야? 이거 일 수 있겠다! 싶었다.


겨울부터 증상이 시작됐기에 겨울이라 피부가 건조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게 아닐까.했지만 생각해보니 늘 차를 가지고 다녔고 일도 실내에서만 했기 때문에 하루에 햇빛을 쬐는 일이 거의 없었다. 당연히 비타민D가 부족했겠고 일반인의 비타민D 정상수치가 30이라면 난 5-9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비타민D 영양제라도 챙겨 먹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왠지 하나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아 병원을 나서자마자 약국에서 비타민D와 비타민C를 냉큼 샀다. 바로 복용하기 시작했고 며칠 지나지 않아 내 증상은 정말 거짓말처럼 말끔히 사라졌다. 언제 그런 증상이 있었냐는 듯 정상이다.


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내 안의 무언가 어떤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고 그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비타민D도 꾸준히 잘 복용하고 있고 평소 과일을 좋아하지 않아서 잘 먹지 않는 나는, 비타민C 또한 잘 챙겨 먹고 있는데 원인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나로서는 그저 모든 게 감사할 뿐이고 비타민D 에게도 참 고맙다.


올여름 어김없이 찾아온 푹푹 찌는 듯한 무더위에, 한 낮 땡볕이 내리쬐는 무더위에 몸과 마음이 지치기 일쑤지만, 그 햇볕의 기능과 고마움을 알기에 굳이 애써서 피하지 않으며 잠시 동안만이라도 온몸으로 햇빛을 일부러 맞이하기도 한다. 몸과 피부는 하나다. 이들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나의 그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은 이렇게 기가 막힌 타이밍에 기가 막힌 밸런스로 내게 다녀 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집과 집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