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을 업시키거나 전환하기엔 노래만한 게 없다.
흐릿한 날씨와는 정반대로 신나는 노래를 틀었다.
성시경과 싸이의 뜨거운 안녕.
무한반복재생이다.
따라부른다. 열창한다.
기분이 나아졌다.
오늘 아침 여느 날처럼 도서관에 다녀오면서,
내 모닝 루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늘 그렇지만, 거창한 것은 아니고,
순전히 내 성장을 멈추게 하고 싶지 않은,
내 기분의 가라앉음. 이따금씩 찾아오는 실체없는 우울감 등
부정적인 감정에 대처하기 위한 내 나름의 지리멸렬한 노력이다.
지리멸렬하다고 비장하게 이야기하기엔 내 모닝 루틴은 날 살게하는,
내 하루, 내 일상의 즐거움이자 낙이다.
집에서 걸어서 15분-20분이면 도서관에 닿는다.
요즘 당근에서 바구니 달린 자전거를 찾아보고 있다.
무튼 오전9시 도서관이 열리는 시각에 맞춰 도서관으로 향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잠은 무조건 잘 자야한다. 7-8시간은 잔다.
잠을 잘 자지 못하면 내 몸 내 정신은 무너진다.
아침 6시면 눈을 뜨는데.
사부작사부작 아침을 챙겨 먹는다.
2-3시간 동안 책을 조금 읽거나,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거나,
일 관련 이메일을 확인한다.
TV도 사실 보지 않는데.
인간극장, 다큐인사이드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은 본다.
무튼 9시쯤 도서관에 도착한다.
도서관 자동문을 톡하니 누르고 들어갔을 때
아직은 분주해 보이는 도서관 사람들.
도서관 서고들 사이에 껴있는 그 공기.
그 모든 것이 평화롭고 날 기운나게 한다.
그러곤 주저없이 읽고 싶은 책을 검색한다.
여러권을 한 꺼번에 찾고 우선 대출을 해놓는다.
그 자리에서 읽다가고 싶으면 한두시간 정도 읽는다.
오늘은 그냥 가고 싶으면 책만 빌리고는 집에 오는 길에 읽는다.
1일1도서관인 셈인데.
내 모닝 루틴 중 하나다.
부담은 없다. 강제도 아니다.
도서관을 하루 안 간다고 내 기분엔 전혀 지장이 없다.
도서관을 들르는 일은 내 즐거움이자 날 기분좋게 하는 일이자 내가 좋아하는 일.
그 마음이다.
뭐든 부담갖지 않고 물흐르듯 생각하고 마음먹는게 좋다.
요즘의 나는 그런 종류의 것들만 하기 위해 노력한다.
오는 길엔 미처 주문하지 못한,
혹은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라 추가적으로 더 필요한 식자재들을 사온다.
집으로 넘어오는 길은 공원 사이 나무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숨을 들이마시며 호흡을 알아차린다.
나무 다리를 건너는 순간,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듯한 감정을 느끼곤 한다.
으랏차차. 오늘은 또 어떤 재미난 일들이 내 앞에 펼쳐질까.
힘차게 건넌다.
독서는 내 힘이고 내 에너지고 낙이고 즐거움이지만,
독서에도 정답은 없다.
내 마음가는대로 읽고 싶을 때 읽으면 된다.
책을 폈는데 도저히 눈에 들어오지 않거나,
문체가 이해하기 어렵게 쓰여있거나
나와는 맞지 않으면 쿨하게 덮곤 한다.
쉬운 글이 좋다.
미련 없다.
오늘 아침 도서관에 들러 주말에 읽을 책도 여러권 빌렸고
오자마자 서둘러 베이킹까지 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로 레시피 2개를 완성했는데 성공이다.
성공이 별건가. 나는 오늘 성공한 사람이다.^^
꼭 무엇이 되어야지만이 혹은 우리가 생각하는 물질적이거나 지위적인 성공만이
성공.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아서일까.
나는 이제 성공.에 관심이 없다.
내 스스로의 작은 성공. 나만의 성공.에 관심이 있다.
여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 혹은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요거트를 넣었더니 속이 아주 부들부들 부드러운 푸딩같은 머핀이 나왔고,
레몬을 이용해 만들었더니 아주 상큼한 어디서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 나왔고,
선물받은 차.가 있어서 우려내 만들었더니, 얼그레이 머핀 저리가라.의 맛이 나왔다.
나는 찐.행복해 했는데.
오늘 다시 한 번 느꼈다.
난 요리할 때, 무언가를 만들 때.
행복해 한다는 걸.
그리고 이것에 나름의 재능.이 있다는 걸.
시간이 좀 지나
내 레시피와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할 생각이다.
아직은 하는 일도 있고,
진짜 실현할 때까지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경험하고 실험하고,
내 레시피 연구.에 몰입할 것이다.
나에게는 지금이.
날 성장하게 하고
내 힘,
내공을 기르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