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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까 Feb 17. 2024

발리 마지막 밤

#사누르 #발리 #혼자여행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여행 마지막날 밤이다.

사누르 숙소 안에 있는 바 테이블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칵테일 한잔과 마지막 밤이라는 감성에 취했더니 문득 이 감성을 쏟아내고 싶었나 보다.


3주간의 발리 여행기를 순서대로 쓰고 싶었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발리 여행기는 한국 돌아가서 천천히 업데이트해야겠다..



평소에 혼자서 잘 노는 성격이지만, 이렇게 길게 혼자 여행 온 적은 처음이다.

처음 혼자 발리 간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 누구도 선뜻 잘 갔다 오라는 말을 해준 사람이 없었다.

혼자 여행 가는 거 자체가 누군가의 지지를 필요로 하는 건 아니지만, 내심 따뜻한 배웅의 말을 바랐던 것 같다.


최근 몇 년 동안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그런 순간순간이 누적되어 지쳤던 거 같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확신이 없었나 싶을 정도로 갈팡질팡하고 우유부단한 순간도 많았다.


오랜 고민 후에 내 생각과 결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할 때, 은근히 응원을 바랐나 보다.

응원해 줄 거라는 기대와 달리 생각보다 거센 비판과 반대의견에 부딪힐 때면 서운했다.


물론 나를 생각해서 해준 말들이라는 걸 알고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게 뭔지도 안다.


그래도 날 믿어주고 끝까지 해보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기대가 컸던 걸까.

아님, 내 결정에 대한 부족한 확신을 남들의 응원으로 채우려는 마음이 욕심이었던 걸까.


사실 답은 정해져 있다.

남들의 응원을 바라는 건 내 기대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요인이 아니다.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건 내 마음가짐뿐이다.

불안정한 내 마음과 의지는 자기 성찰을 통해 채워나갈 수 있다.


여행을 온 목적 중 하나도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단단한 마음을 갖기 위함이다.


그런 면에서 주변의 만류에도 온 3주간의 발리 여행은 꽤 괜찮은 시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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