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후반, 평생직장 퇴직 후, 2016년에 미국 대륙을 캠핑카로 횡단하였다. 그 이후로 세계 여행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가 점점 커져 남미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리라 마음먹었다.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기를 여러 번, 드디어 내가 원하는 곳 대부분을 경유하는 여행사이트를 발견했다. 기간도 길지도 짧지도 않은 한 달. 나에게 맞춤형이었다.
미국은 지구 북반구 중위도에 위치하여 지형은 다르나 기후가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그곳 땅을 밟으며 지형은 거대하고 다양했으나 크게 낯설지않았다. 그러나 남미는 위도상으로 긴 나라라서 기후가 다양(열대-온대-건조-빙하)하고 안데스가 높아 고산증도 대비해야 하는 곳이다. 그리고 여행 시기가 2월이라서 우리나라는 겨울이지만 도착하면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라서 그것에 적응도 해야 한다.
남미는 유럽인에 의해 유럽화 되었다고는 하나 원주민과 메스티소(원주민과 백인의 혼혈) 비율이 높아 그들의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곳이다. 눈으로 보지 못했으니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와 그들의 터전인 안데스 산지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고 직접 보고 싶었다.
언젠가 아메리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가 거의 사라졌다는 교과서식 나의 표현에 발끈하며 아직도 원주민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많이 남아 있다고 외치던 옆자리 수학교사가 생각난다.
그의 말이 맞는지 그즈음 답사를 했어야 했는데 안타깝지만 너무 늦은 여행이되었다. 세계지리 수업을 끝내고 퇴직 후에야 그것들을 직접 눈으로 답사할 수밖에 없다니. 인생이 마음먹은 이루어지지 않음을 익히 알고 있지만, 나 자신이 원망스럽다.
2017년. 오랫동안 소원하던 우리나라 지구 반대편으로 건너가 남미 땅끝 마을까지 속 시원하게 밟았다. 30여 년 지도나 화면으로 가르치던 안데스를 직접 답사하였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4계절 옷을 캐리어에 한가득 꼭꼭 눌러 채우며 들뜬 마음으로 출발을 준비하던 그때가 눈에 선하다.
남미 5개 나라 여행은 나에게 기대 이상의 성취감을 주었으며, 제2 인생 문턱을 좀 더 쉽게 넘을 수 있는 용기를 준 사건이었다.
아메리카 대륙은 지리적 위치에 따라 북아메리카(North America)와 남아메리카로(South America)로 구분하고, 문화적으로는 앵글로 아메리카(Anglo America)와 라틴 아메리카(Latin America)로 불린다.
앵글로 아메리카는 영국 앵글로색슨족(영어), 라틴 아메리카는 지중해 라틴족(스페인어)이 이주하면서 시작된 용어이다. 그러므로 아메리카는 영국과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문화 지역으로 원주민 문화와 유럽 문화가 혼합된 지역으로 혼혈인이 아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륙이다.
1592년 아메리카에 첫발을 디딘 유럽인 콜럼버스가 처음 도착한 아메리카를 땅을 인도라알고 있었기에 아메리카의 원주민을 '아메리칸'으로 부르지 않고 '인디언'으로 칭하였고, 이것이 그들을 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늘 그들을 인디언이라 칭하지 않고 아메리카 원주민이라 한다.
라틴 아메리카 Latin America(중미+남미)
여행 지역:남아메리카 5개국(페루 - 볼리비아 - 칠레 - 아르헨티나 - 브라질)
여행 기간 : 2017년 2.01 ~ 2. 27
여행 멤버 : 여행 카페 신청자 21명.
비자 발급 :로스앤젤레스 경유하기 때문에 미국 ESTA비자 신청(여행사 또는 본인이 인터넷 이용) 필수. 남미 국가는 볼리비아를 제외하면 3개월 단기간 체류는 비자 면제. (볼리비아 입국 비자 : 출국 전 비자 신청 서류를 준비하여 페루에서 입국 전 신청. 쿠스코에서 발급)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고 신통하고 뿌듯하다. 친구들 모두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함께 하지 못했는데, 주변 또래 중 나 혼자 다녀왔으니 기쁨이 배가 되었다.
남미 한 달 여행은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유하여 페루 입국. 브라질에서 영국 런던 경유 인천공항으로 귀국하였으니 지구를 정확하게 한 바퀴 돌았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평소 지구가 둥글다는 것과 자잔을 한다는 이론을 망각한 채 지구 평면에서 넘어지지 않고 잘 살고 있다.
인천 공항 출발 - 로스앤젤레스(경유) - 페루 리마 도착(30시간)
2017. 2월 1일.
오늘기다리던 남미 여행 출발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원주에서 공항버스로 인천 공항에 일찍 도착했다. 좀 더 편하게 가려고 창구(아시아나 항공)로 가서 비상구 옆 자리를 원한다고 하니 흔쾌히 가능하다고 했다. 이거 웬 횡재야. 티켙을 받고 여행에 대한 기대로 들뜬 마음을 가라 앉히며 화장실도 다녀오고 준비물을 다시 한번 점검한다. 나도 남미에 간다.
은근히 신경 쓰이는 1차 보안 검사를 받고가방을 챙기는데 검색 직원이 손짓하며 따라 오란다. 직원을 따라 이동하여 원형의 투명 유리 속에서 두 손 치켜들고 사진을 찍으란다. 비상구 옆자리 티켓 때문에 2차 보안 대상(?)인가. 생각해보니 티켓 주면서 직원이 뭐라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들뜬 기분에 듣지 못한 걸까.
인천공항 출발하여 로스앤젤레스 공항에무사히도착은 했는데역시 입국심사가 길어진다. 영어도 짧으니 그저 눈치만.... 먼저 나간 일행들이 내가 나갈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다. 넓은 비상구 옆 자리를 차지하고 편하게 온 덕분에 입국 심사 시 특별 대우를 받은 셈이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해외여행은 어려운 시기이나 인천 - 리마 직항이 개설되어 이제 더 편히 남미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