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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풍경 속으로 II
06화
만년설과 푸른 호수 속 엘 깔라파테 빙하 유람
루나 세계여행
by
루나 최영숙
Oct 9. 2020
남미 여행 20/아르헨티나
엘 깔라파테 El Calafate
빙하 국립공원
빙하 유람선
투어
남아메리카 남단 파타고니아 지역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안데스 산맥이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국경을
형성한다.
오늘 유람선 투어는
안데스 서사면의 아르헨티나 영토
에 속한
엘 깔라파테의 빙하 국립공원에서
빙하를 구경하는 투어
이다.(약 2시간 30분)
유람선 안내도 & 구글 인공위성
오늘 점심은 배안에서 도시락으로 해결
한다니
일찍 일어나 호텔 조식을 든든히 챙긴다.
즉석
오므라이스, 빵, 샐러드, 과일, 요구르트까지.
엘 깔라파테에서 전용 버스로 선착장으로 향한다.
Puerto Bandra 선착장 도착.
유람선을 타고 옥빛 호수로 나간다.
잔잔한 호수의 물살을 가르며 배가 출발하고
여행객들은 삼삼오오 실내외에 머물며
호기심 가득
한 채 반짝이는 눈빛들이다.
오늘 유람선 투어는 주로 백인 관광객이다.
선착장(Puerto Bandera)
넓은 호수는 한참을 달려도 벗어나지 못하고
좀 지루해서 이곳저곳 기웃거리다가
배의 앞머리 승무원실까지 들여다본다.
조용하다.
조종석에는 선장님이 없고
배는 혼자서 항해를 한다
시스템에 입력된 항로를 따라
배는 스스로 이동하는 듯하다.
빙하호 유람선
배의 앞머리에서
서
성
이며
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배의 움직임을 살핀다.
그저 평화롭고 편안하다.
배 양옆으로 흰 거품을 품은 물살이
멋진 분위기를 연출한다.
하늘과
호수는 푸르고
산을 덮은 빙하와 구름은
희다.
오로지 흰색과 푸른색의 조화.
설산과 빙하호
어마하게 큰 유빙이 나타났다.
덩치가 커서 오늘도 굿굿하게 버티고 있는.
햇살에 반짝이며
호수를 떠도는 유빙은
눈에 보이는 부분은 전체의 10~20%.
남극과 북극을 가르칠 때
교실에서 늘 설명하던 내용이다.
그런데 코앞에서 직접 보아도
정말 80%쯤 물속에 모습을 숨기고 있는지
는 보이지 않아 알 수 없다.
가이드의 설명과 추측만이 있을 뿐...
대부분 모습은 물속에 잠겨있다는.
유빙(호수를 떠다니는 빙하)
배의 뒤쪽으로 자리를 옮기니
아르헨티나 국기가
바람에 펄럭인다.
푸른색과 흰색이 여기에서 나왔는가.
하늘과 호수의 푸른색.
그리고 빙하와 구름의 흰색.
가만 생각해보니 아르헨티나 어디를 가든
항상 따라다니는
푸른색과 흰색이다.
그야말로 아르헨티나를 상징하는 국기.
여기 오기 전에는 몰랐
으
나
이제는 아르헨티나 국기는
영원히 기억될 것 같다.
드디어 이곳 최대 빙하인 웁살라 빙하.
산과 산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형상으로
호수와 맞닿아 있다.
위에 드러난 모습만으로
유람선 크기의 유빙이
몸을 호수 바닥에 박은 듯
미동도 하지 않고 머물러 있다.
웁살라 빙하 Glaciar Upsala
기후 변화로 계속해서 기온은 상승하고
산 정상의 만년설은 녹아 호수로 흘러든다.
크고 작은 유빙들이 서서히 녹으면서 호수를 떠돈다.
언제부터
이 호수를 떠다니는지.
그 세월을 알 수 없고 또한 언제쯤 사라질지 알지 못한다.
지구 온난화와 함께하는 떠도는 생
명.
우리는 모두 내일 일을 모르는 채 오늘을 산다.
배가 지나는 호수 위 유빙이
언제까지 이 호수에서 모습을 보여줄는지.
배가 잠시 멈추어
서
서
유빙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자리에 머문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빙하를 보니 더욱 푸르른 색채를 띠고 있다.
여러 가
지 광물질을 포함하여
빙하도 빙하호도
푸르른 빛깔을 보인다
하
는데 볼수록 시원한 색상이다.
유빙(流氷)
웁살라 빙하에 가까이 가지
는
못하고
좀 떨어진 위치에서 감상하고
배는 다시 빙하를 찾아 달린다.
혹 갑자기 빙벽이 허물어져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더 가까이 가지 못한다는.
빙하를 대하는 서늘한 감동에
춤추고 환호하며 한바탕 웃음으로
여행자의 기분을 한껏 올려본다.
즐거운 춤으로 여행의 기쁨을
구름 속 만년설이
햇살에 반짝인다.
남아메리카를 북에서 남쪽 끝까지 연결한
안데스 산맥.
신생대 이후 형성된 신기 습곡 산지라서 높고 험하다.
북미 록키와 남미 안데스는 젊은 산지라 혈기 왕성하고
태평양을 따라 발달한
아직도 살아 있는 화산대.
산 정상에 쌓여 녹지 않고 남아있는
만년설.
남북으로 갈게 뻗은 안데스 산지는
지금도 녹지 않은 흰 모자를 쓰고 있다.
어디에서 쳐다 보아도 정상은 흰색이다
안데스 산맥 만년설
오넬리 빙하 Galciar Onelli를 지난다.
계곡 사이로 삐쭉이 내민 형상이다.
오넬리 빙하 Galciar Onelli
아직 호수까지 닿지 않은 빙하.
머지않아
서서히 낮은 곳으로 흘러내려
역시 유빙으로 흐르다가
호수
로 빠져들겠지.
빙벽이 굉장히 높은 빙하에 도착했다.
스페가 찌니 빙하 Galciar Spegazzini.
이 빙하는 비교적 단단하여 배가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
코앞에서 빙하 구경이
가능하
다.
스페가찌니빙하 Galciar Spegazzini
바위산 정상의 빙하는
햇살에 녹았는가.
그 주변을 빙하가
산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눈으로 직접 보는 푸른 빙하는 싱싱하고
꼿꼿하다.
배를 가까이 대고 한참을 머문다.
스페가찌니 빙하 Galciar Spegazzini
배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빙하의 끝은 가파른 절벽이다.
바위산을 둘러싼 얼음이 푸르게 살마 숨 쉬고 있다.
하얀 바탕에 푸른색이 감도는 빙하가
시시각각 눈부시다.
배 한쪽에서 갑자기 시끌벅적하다
한 젊은이가 팔을 번쩍 올리며 브라보를 외친다.
마침 오늘이 자기 생일이란다.
배를 탄 관광객은 함께 기꺼이
빙산 앞에서
모두가 왁자지껄한 분위기로 축하의 말을 건넸다.
국립공원 빙하 중에 가장 높은
스페가찌니 빙하 Galciar Spegazzini.
이제 그만 뒤로하고 빠져나온다.
산 꼭대기에서 빙하 녹은 물이
가늘게 강을 이루며
흘러내리
는
모습.
이 또한 다른 형태로 눈앞에 다가온다.
다시 선착장을 향해 배는 달리고.
빙하 구경 마무리되니
양손이 슬슬 저려온다.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얼굴을 땅에 박으며 넘어진 후유증이다.
아직도 팔이 저리고 손이 찌릿찌릿.
아이구야.
출발했던 선착장이 보인다.
유람선 투어가 끝나간다.
안데스, 설산, 유빙, 에메랄드 빛 호수.
모두
잊을 수 없는 것들이다.
내일은
가장 접근이 쉬운 모레노 빙하 트레일을 산책.
좀
더 가까이에서 빙하를 구경한다.
오늘 오전 내내 빙하를 스치며
푸른 듯 오묘한 색감에 감탄했는데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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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풍경 속으로 II
04
밀로돈 동굴 Cueva del Milodon의 밀로돈
05
비 내리는 날에는 옐 찬텐 피자가 먹고 싶다.
06
만년설과 푸른 호수 속 엘 깔라파테 빙하 유람
07
파타고니아 모레노 빙하 트레킹
08
남미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
남미 풍경 속으로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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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최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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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걷는 길이 꽃길~. 30년 교실 여행을 끝내고 늦었지만 꿈꾸던 세계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걸으며 찍으며 제2의 인생 문턱을 기꺼이 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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