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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가다.

루나 세계여행

by 루나 최영숙

남미 여행 25/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Buenos Aires 투어


부에노스 아이레스.

우리나라와 지구 반대편에 위치하는 도시.

눈부신 햇살과 신선한 공기.

아르헨티나 동쪽 라플라타강 하류에 위치.

강폭이 너무 넓어 바다와의 경계가 모호한 항구.

아르헨티나 수도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17-18세기(스페인 지배) 유럽식 건물과 현대 건축이 공존하는 지역.

행상 교통이 편리한 도시로 남미에서 백인 비율이 높은 곳.

국가 경제가 무너지고 빈부의 차가 점점 커지면서 치안이 불안한 국가 중의 하나이다.


1. 실내 건축이 아름다운 엘 아테네오 EL Ateneo 서점.

2. 연꽃 조형물 플로라리스 헤네리카 Florailis Generica.

3. 귀족들의 무덤 레콜레타 공동묘지 Cementerio Recoleta.

4. 항구 이주 노동자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보카 지역 La Boca.


부에노스 아이레스 투어 지역


시내 투어를 위해 버스에 올라 대로를 달린다.

가로수가 울창하고 폭넓은 직선도로가 시원하다.

관광객은 대부분 명소만 골라 다니니 더욱 그러하겠지.

달리는 버스에서 보이는 도시는 잘 살고 있는 행복한 도시.

남미의 파리라 불리는 낭만이 흐르는 푸른 도시이다.


아파트 앞 가로수가 7,8층 높이까지 자라고 있다.

날씨가 좋으니 가로수도 무럭무럭 자라는지.

아니면 뜨거운 날씨에 그늘이 필요하여 키운 건지.

가로수 키가 크면 싹둑 잘라 버리는 우리와는 달리

이곳 가로수는 정말 키가 크다.

매연으로 점점 공기가 나빠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내 눈에는 시원하고 아름다운 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
키가 큰 가로수



엘 아테네오 EL Ateneo 서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서점 중 하나.

아테네오 El Ateneo서점에 도착했다.


옛 오페라 극장을 그대로 활용하여 만들어진 서점이다.

오페라 하우스의 웅장하고 화려한 원래 모습이 살아있다.

2, 3층 발코니와 화려한 실내.

중앙 무대가 그대로 차를 파는 카페로 변신하였다.


Al Ateneo 서점
Al Ateneo 서점


2002년 새로 정비하여 문을 연 초대형 서점으로

1, 2층은 도서, 3층은 영화 등의 DVD.

지하는 문구와 음악 CD 등을 판매한다.(2017년 현재)


발코니는 관객 대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지하에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3층까지 오르내리며 건물만 구경을 하였다.

아르헨티나의 사람들이 책을 무척 좋아하는 시민들이라고.

정성을 다한 서점을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전체 층이 원형으로 가운데가 터져있는 형태이다.

둥근 천장 벽화도 은근히 멋진데 사진이 없다.

과거 사랑받던 오페라 극장이 책으로 채워진 공간.

구석구석 조용히 책 읽는 이가 보인다.

실내 전체가 독특한 극장 분위기로

연 100만 이상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단다.


3층으로 구성된 서점



숲은 싱그럽고 한낮의 햇살이 눈부시다.

푸른 숲과 초원이 시내를 덮고 있다.

시내에서 전용버스를 타고 다녀서인지

소문처럼 치안이 불안하다는 것도 모르고 잘 다녔다.




플로라리스 헤네리카 Florailis Generica와 마테차


역시 큰 나무로 둘러싸인 넓은 공원에 들어왔다.

플로라리스 헤네리카(Florailis Generica. 연꽃 조형물).


연꽃 공원이다.

우리나라는 요즘 연꽃 공원이 무척 많아졌다.

덕분에 연꽃 구경도 쉽고 사진도 많이 찍는다.


이곳은 살아있는 연꽃이 피어있는 공원은 아니다.

공원에 들어서면 눈에 확 들어오는

거대한 금속(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 조형물이 반짝인다.

속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연꽃 한송이.


낮에는 햇빛을 받아 꽃잎이 벌어진다는

은 빛으로 빛나는 차가운 연꽃이다.


연꽃 공원(플로라 리스 헤네리 카 Florailis Generica)


잔디밭 공원 구경하고 하나 둘 모이자

이민자 2세인 현지 가이드와 공원 잔디에 앉았다.

그녀가 마테차 마시는 법을 알려 주었다.

직접 은잔(Mate)에 빨대(Bombilla)를 꽂고

그다음 찻잎(Yerba Mate)을 넣는다.

뜨거운 물을 붓고 우려내어 빨대를 이용하여 마신다고.


마테차 도구와 전통적인 차 마시는 법을 처음 알게 되었다.

Mate는 원래 찻잔을 뜻하고 전통차를 마시는 빨대는 Bombilla.

빨대 재료는 은, 스테인리스, 대나무 등 다양하고

빨대 끝은 구멍이 뚫려 있거나 거름망 형태.

보통 Yerba Mate를 우려내어 절친한 이들과 함께

Bombilla를 사용하여 함께 마시는 차.


마테차의 원산지는 파라과이인데

한동안 아르헨티나의 국민차로 매우 즐겨 마시던 차란다.

우리의 녹차처럼 카페인이 함유되어 물을 부어 계속 마시다 보면

그 양을 헤아리기 어려워 잠을 못 자고 밤을 새울 수도 있다고.

그러므로 처음 찻잎을 넣을 때 양을 잘 조절하라고 하였다.


그런데 차를 우려내서 따라주는 현지 가이드는

어느 틈에 모기에 물렸는지

여러 군데 빨간 자국이 서서히 부어오른다.

모기에 물리면 많이 가려운데 어쩌나...

나는 물리지 않았으나, 차 마시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



은잔과 빨대도 그 모양이 각양각색.

과거 귀족들은 주로 은으로 만든 도구를 사용하였다.

국립 현대 미술관에 들렀을 때 전시되어 있던 마테차 도구.

정교한 은잔과 꽂아 놓은 젓가락이 특이하여 사진을 찍었었는데...

이것이 마테차를 마시는 도구였다.


마테차 찻잔과 빨대(국립현대 미술관에서 찍음)



레콜레타 공동묘지(Cementerio de la Recoleta)


묘지는 시내 고가의 요지에 자리 잡고 있는 유명인의 묘역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시기의 장례문화와 예술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역대 대통령 및 정치인, 연예인, 귀족 가문 등

유명인사들이 묻혀 있다는 공동묘지이다.

묘지의 장식과 건축이 일부는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받을 정도로

역사적, 건축학적 가치가 있다고 한다.


묘지 입구
레콜레타 묘지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과

부의 정도를 보여주는 납골당의 석조물은 과연 예술 작품.

더러는 후손이 끊긴 집안인지 관리가 되지 않는 묘도 있고

좁은 통로를 따라 여러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줄지어 있는 곳이 있다.

과거 페론 대통령의 부인 에비타 Evita 묘.

한때 영부인으로 일반 노동자를 위한 헌신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여인.

영화, 뮤지컬 <에비타>의 주인공이다.


가난한 집의 사생아로 태어나 가난한 댄서상처받은 영혼.

페론을 만나 세상을 바꾸는 인기인으로 거듭나지만

33세 젊은 나이에 암으로 사망하였다.


소외된 이들을 위해 성모 마리아 삶을 살던 그녀.

가난과 불평등으로 어렵게 살고 있는 대중들은

Don't Cry for Me Argentina~~ 그녀를 그리며 지금도 부른다고.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했던 노래이다.


죽음으로도 잊히지 않는 영혼이 있다.

페론 정권 몰락 후 대통령 묘에서 쫓겨나 떠돌다

마지막으로 이곳 가족묘에 잠들어 있다.


레콜레타 묘지 예술



라플라타 강가의 탱고 발생지 La Boca


부에노스 아이레스 항구의 시작점.

라플라타 강가의 라 보카(La Boca)

보카는 '입', 강의 입구라는 뜻이리라.

19세기 이민자(이탈리아)들이 모여들면서

과거 가난한 노동으로 살아가는 부두 이민자들의

애환과 삶이 녹아 있는 곳이다.


배에서 페인트 칠을 하고 남은 찌꺼기를

집으로 가져와 칠하면서 만들어진 원색 도시.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의 보카 Bo-kaap 지역과 닮은 마을이다.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저녁이면 선술집에 모여

술과 춤으로 시간을 달래던 그들.

남미를 대표하는 춤, 탱고 Tango의 발생지이다.

처음에는 남자끼리 폼나게 추었으나

지금은 남녀가 호흡을 맞추는 춤.

축구 스타 마라도나도 이곳 출신이다.


라 보카 La Boca 건물의 화려한 색상
라 보카 La Boca 거리


길거리 예술가들의 무대가 되는 중심 거리를 걷는다.

광장에서, 카페에서, 식당 앞에서

독특한 탱고 음악이 흐르고

독특한 분위기의 탱고가 멋을 더하는 동네.


길거리의 벽화도 시선을 잡는다.

익살스럽고 사랑스러운 그림들이 벽을 가득 채웠다.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웃음이 묻어난다.

알록달록 벽면 사이에 재미있는 거리 예술이다..

가까이서 보니 굉장히 정교하다.


전통시장까지 들러 구경을 마칠 즈음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버스가 주차해 있는 곳까지 거리가 멀다.

어찌할까 망설이며 시장 건물 안에서 한참 비 그 치기를 기다렸다.

약속 시간은 다가오고 할 수 없이 검은 비닐봉지를 뜯어 머리에 쓰고

젖을 각오하고 빗속으로 냅다 달렸다.


언제 비 맞으며 달려 보았는가.

아주 오래 전의 일이라 기억도 나지 않는다.

버스에 도착하여 숨을 헐떡이며 차에 올랐다.

쨍쨍하던 날씨가 갑자기 왜 이럴까.







의자에 앉으니 발이 질벅하다.

젖은 차림으로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했는데

퇴근 시간과 맞물렸는지 도로에 차가 밀린다.

대도시는 어디나 정체가 나타난다.

인구 천만을 넘는 수도이니 교통 체증이 없을 리 없다.




숙소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다.

옷을 갈아입고 탱고 공연을 보기 위해 식당으로 갔다.

저녁 식사와 함께 이어지는 탱고 쇼.

사진은 금지라 촬영을 하지 못했다.


19세기 후반 향수를 달래기 위해 시작된 춤.

무대 위 악사들의 음악에 박자를 맞추며

슬프고, 힘 있으며 우수에 찬 정통 탱고가 이어진다.

희망과 절망, 낭만과 애환이 섞여 있는 춤의 무대.

시시 때때로 변하는 강렬한 댄서들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도시 색깔은 다양하고

예술적인 분위기 넘치는 여유로운 도시로 내게 남아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제적 상황과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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