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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 해협 빨간 등대까지

루나 세계여행

by 루나 최영숙

남미 여행 23/아르헨티나


비글 해협 Chnal Beagle 유람선 투어


비글 해협은 비글호에서 유래하였다.

스페인어-Chnal Beagle.

영어-Beagle Channel.


비글호는 로버츠 피츠로이 선장의 인솔 하에

영국을 출발하여 5년간 세계일주 항해 한 배이다.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도 함께했다.

비글해협 서쪽은 칠레에 속하고, 동쪽은 아르헨티나 영역이다.

두 나라의 이곳 영토(섬) 분쟁은 1985년에 협약으로 마무리되었다.


섬과 바다사자 섬. 그리고 땅끝 등대까지 전진하고 빨간 등대를 반환점으로 다시 돌아 나오는 유람선 투어이다. 이 좁은 해협은 바위섬이 많고 그 섬에는 새들과 바다사자 등 한대 지방의 생태계가 살아있는 곳이다. 이른 아침 서둘러 항구로 나갔다. 항구에 정박 중인 대형 크루즈와 크고 작은 배들이 새삼 여행자들의 꿈의 여행지임을 일깨워 준다.



비글 해협 유람선 투어


선착장에는 여러 여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티켓을 구입하고 기념품 상가를 통과하

배에 오른다.


우수아이아를 뒤로 하고 비글 해협으로 출발이다.

항구에 정박 중인 대형 크루즈를 지나서 물살을 가르며 해협으로 나간다.

(해협은 워지와 육지 사이의 좁은 바다를 말한다.)

비글 해협의 물빛은 검푸르고 푸른 하늘은 맑다.

안데스 정상의 만년설도 멋지다.

항구를 출발하여 배 뒷머리에서 보이는 우수아이아는 한 폭의 그림이다

멀어져 가는 항구는 내 마음에 낭만을 심어 주었다.


선착장 투어 여행사
우수아이아 항

나는

고향을 벗어나 새로운 동네에 도착할 때마다

힘들고 낯설지만 설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여교 진학을 위해 골짜기를 벗어나 충주로.

3년 뒤 대학 진학을 위해 청주로.

처음 발령받아 다시 강원도 산골로.

5년마다 인사이동으로 이사 또 이사.

자의 반 타의 반 객지를 떠도는 생활이 이어졌었다.

(국공립 초중고는 한 학교에 최대 5년 근무 가능)


대 후반 고향을 떠난 이후 명퇴한 50대 후반까지

정착 없는 떠돌이 생활을 하였다.

그것이 버릇이 된 걸까.

집을 나오면 세상 근심 걱정 잊고 현재에 몰입하게 된다.

나는 그것이 힐링이고 새로운 시작이다.


지도상에는 좁은 해협이지만 배를 타고 들어서니 역시 넓고 푸른 바다.

아는 것과 실제 눈으로 보는 모습은 상상했던 것보다 항상 조금 다르다.


우수아이아 항과 만년설
비글 해협


한 섬에 내려 땅을 밟았다.

지금은 2월, 여름(남반구)이라 남극이 가깝지만

얇은 긴팔에 패딩조끼 입으니 춥지 않은 날씨이다.


주변은 평화롭고 잠시 무념무상이다.

비글 해협은 호수 같이 잔잔하고

큰 새들이 옆에서 낯선 우리를 구경한다.

오래전 다윈이 미지의 땅을 탐험하고 위해 이곳을 왔었단다.

덕분에 더욱 유명해진 남미 대륙 남단.

잔잔한 이끼류가 섬을 덮었다.

키 작은 풀과 나무, 이름 모를 야생화가 독특한 숲을 이루고 있다.


중간 도착지
이끼류와 야생화


배는 다시 출발한다.

티티카카호가 떠오른다.

하얀 배를 타고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를 그저 망연히 바라보던 그 분위기.


이곳 생태계의 일부가 나타났다.

바위에 늘어져 낮잠 자는 한 무리.

바다사자 섬이다.

깨어 움직이는 놈 보다 낮잠을 즐기는 놈이 대부분.

역시 바예스타 섬의 물개와 바다사자처럼

먹이 걱정 없이 떼 지어 거주하는 욕심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다.



바다사자 섬

이번에는 새섬이다.

가마우지를 비롯한 크고 작은 새들이 꾸엑 꾸르륵 울음소리 요란하다.

하늘을 나는 새를 사진 속에 넣으려니 모두 흔들흔들~ 흔들린 사진뿐이다.

새는 날고 배는 흔들리고 그래도 재미있어 자꾸 찍는다.


갈매기의 꿈은 더 높이 더 멀리이다

저기 날고 있는 새.

그도 그 꿈을 꾸며 살아가는지.

작은 바위섬을 가득 메운 그들.

갈매기, 가마우지, 바다제비, 펭귄, 많기도 하다.


새 섬
새섬

빨간 등대다.

최종 목적지까지 왔다.

땅끝 등대 가까이에 배가 잠시 멈춘다.

새로 덮인 바위섬에 빨간 등대가 홀로 서 있다.

머나먼 이곳 등대섬 외딴곳에서

영화 속 주인공을 닮아볼꺼나.

허무보다는 보람을 가슴에 품으며.


에클 라 이레우르스 등대(Faro les Eclaireurs)


유람선은 등대 바위를 한 바퀴 돌

다시 우수아이아 항으로 향한다.

생명의 끝은 있으나 사실 세상 끝은 없다.

더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둥근 원형이니까.

그저 큰 대륙의 끝에 위치한 지역이라고 해야 하나.


이곳 대륙의 땅끝을 밟고 다시 돌아가

인생 여정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면

여기까지 힘들게 찾아온 적당한 여행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돌아와 항구에 내리는데 아직도 대형 크루즈는 항구에 정박하고 있다.

다음 목적지는 어디이며 어디에서 멈추는지.

훗날 다시 한번 저 크루즈에 몸을 싣고 이곳에 올 수 있을까.

나는 오늘 우수아이아에서 상쾌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수아이아 항에 정박중인 크루주
우수아이아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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