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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멋진엄마재송 Mar 14. 2024

새벽에 글을 쓰는 기쁨


 아직 8시가 안 되었으니 새벽이다. 아침은 8시부터 시작하는 거니까. 새벽에 글을 쓰면 행복하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아 집안이 고요하다. 아직 일어난 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 정신도 맑고 쌩쌩하다. 


 헉. 아침 준비를 하다 보니 애들이 깨버렸다. 뭐 그럴 수도 있지. 다음에 써야겠다.





 애들이 일찍 일어나서 아침형 인간으로 자라면 좋겠다. 하지만 내 아침 시간은 방해받고 싶지 않다. 아이러니다. 애들이 늦게 일어나면 내 시간이 길어져서 솔직히 기쁘다. 하지만 평일에 늦게 일어나면 골치 아프다. 빨리 밥을 먹여야 하고 늦지 않게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급하다. 별거 아닌 일에도 곧잘 짜증을 내곤 한다. 아침을 기분 좋게 보내야 하는데 화를 내면서 시작하니 나도 아이도 다 기분이 좋지 않다. 


 결국 방법은 둘 중의 하나다. 내 시간을 포기하고 글쓰기를 다 못한 상태에서 애들을 일찍 깨우거나, 애들이 일어나기 전에 글쓰기를 끝내고 기쁜 마음으로 아이들을 깨우거나. 하지만 역시 글쓰기를 못한 상태에서 아이를 깨우고 싶지 않다. 이 시간이 지나면 브런치 글쓰기는 잘 안되더라. 그럼 방법은 하나다. 역시 일찍 일어나는 수밖에 없다. 일찍 일어나서 글까지 다 쓰는 거다. 그냥 일찍 일어나면 안 된다. 무작정 수면 시간을 줄이면 탈이 난다. (예전에 그래서 심한 번아웃이 왔다..) 적정 수면시간인 7시간을 유지하면서 일찍 일어나야 베스트. 그러려면 일찍 자야 한다. 그런데 일찍 자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 달콤한 육퇴 후 나만의 시간을 포기해야 하니까. 


 생각해 보면 애들이 자러 간 8시 반에서 9시 이후에 내가 엄청나게 대단한 성과를 이루는 일을 한 경우는 거의 없다. 일단, 꼭 해야 할 블로그 챌린지 글쓰기를 했다. 영어 공부도 했고, 바인더 정리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무의미한 웹서핑을 했다. 마치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서 공부하러 갔지만 정작 공부를 하기까지 괜히 방청소 책상청소 연필 깎기를 하는 것처럼 가장 중요한 일은 미루고 회피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면서 행복하지도 않았다. 잠을 줄여가며 하는 일이 고작 이런 일이었다.. 그래 이 시간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시간이 아니야. 제발 정신 차려.





 새벽에 생산성이 높으니 새벽을 포기할 수 없다. 새벽에 글을 쓰면 진짜 행복하다. 많은 사람이 아직 잠자리에 있을 때 먼저 행동하는 기쁨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근데 그냥 노는 게 아니라 내면과 소통하는 글쓰기라니. 아주 짜릿해. 


 이 짜릿한 새벽을 위해 저녁에 일찍 자자. 저녁에 일찍 자기 위해 글쓰기를 낮에 하자. 글쓰기를 낮에 하기 위해 낮 시간에 글 쓰는 시간을 정하고 그때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글쓰기를 하겠다고 다짐하자. 솔직히 시간이 없는 거 아니잖아. 내면 낼 수 있어. 나와의 약속이 세상 그 누구와의 약속보다 소중한 거야. 나와의 약속을 자주 지켜야 내면의 내가 나를 믿고 더 열심히 노력하지. 지금은 약속만 하면 지키지 않으니 뭐 잘해주고 싶겠냐고. 


 나와의 신뢰성 회복의 시작은 약속 지키기부터. 번외로 남편과 한 약속도 잘 지켜보자.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의 반쪽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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